최저 연봉 받고 뛰어…주장도 맡아
"시즌 끝날 때 은퇴 이후 계획 생각"
[서울=뉴시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는 추신수.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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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다. 추신수(42·SSG 랜더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우승으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고 미국으로 떠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추신수는 올해를 끝으로 24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선수로 뛰는 마지막 시즌 연봉도 받지 않는다. 최저 연봉 3000만원에 2024시즌 연봉 계약을 맺었지만, 이마저도 기부한다.
2023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고민했지만 팀과 후배들을 위해 1년 더 선수 생활을 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2023시즌 뒤 은퇴와 현역 연장에 대한 생각이 반반이었다. 그런데 (김)강민이가 한화 이글스로 갔고, 나까지 은퇴해 두 기둥을 한꺼번에 잃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았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잡아줘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연봉을 안 받는 것을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추신수는 "한국에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다.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추신수가 그리는 마지막 시즌의 모습은 소통하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은퇴하는 것이다.
주장을 맡아달라는 이숭용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인 추신수는 "나이 차이 때문에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린 선수들 입에서 정확한 답이 나올 수도 있다"며 "문제가 생기면 뒀다가 일을 크게 만들지 말고, 빨리빨리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도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 사이에 관계, 코치와 선수 간의 관계가 편안해야 운동장에서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후배들이 두려움 없고, 거리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SSG가 2022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한을 풀었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추신수는 "우승했던 그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다. 마지막이 그런 모습이면 너무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고 상상했다.
세대교체가 더뎌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SSG의 올 시즌 전망은 밝지 않다.
게다가 비시즌 동안 팀이 혼란을 겪었다.
2022년 통합 우승을 이끌고 지난해 팀을 정규시즌 3위에 올려놓은 김원형 전 감독을 사실상 경질한 SSG는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켰다.
또 2차 드래프트에서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하던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한화 이글스가 지명해 역풍을 맡기도 했다.
선수로 보내는 마지막 시즌에 의지하던 동갑내기 친구가 없는 것은 추신수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그는 "(김강민의 일은) 마음이 아프다. 팀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많이 아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 기분과 마음에 정체돼 있을 수는 없다. 앞으로 가야하고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뒤로 했다.
추신수는 "전망이 좋지 않다지만 그대로 될지, 안될지는 모른다. 야구는 변수가 다른 스포츠보다 많다"며 "나는 2등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2위를 하겠다고 플로리다까지 가서 시즌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우승한다고 생각하고, 땀을 흘릴 것"이라고 의욕을 한껏 드러냈다.
3년간 몸담은 팀이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를 바라기에 2군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언제든 퓨처스(2군)팀에 가도 관계없다는 생각이다.
추신수는 "선수 생활을 1년 연장하기로 한 첫 번째 이유는 우승이다. 어떤 인연으로 SSG에 오게 됐지만 팀이 지속적인 강팀이 되길 바란다"며 "그런 방향으로 가는데 내가 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계획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퓨처스팀에서 할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갈망하는 추신수는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미뤄놨다. SSG가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한 후 감독설에 휘말리기도 했으나 아직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일이다.
추신수는 "감독 후보라는 기사가 나왔을 때 보고 웃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3년간 생활하면서 선수로서, 팀 동료로서 괜찮았기에 그런 기사가 나왔다고 생각해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감독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추신수는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가는 것보다 가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을 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감독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추신수는 "올해 이후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시즌이 끝날 때 생각할 것이다. 프런트든, 지도자든 결정을 한 후에는 배워야 한다. 야구만 했지 그런 부분은 배워야 한다"며 "어떤 길로 가든 제안이 왔을 때 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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