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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전기·가스·수도 20%↑ ‘역대 최대폭’…장바구니 물가도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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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시민이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과일 가격표를 바라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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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고물가 부담이 서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6% 올라 지난해(5.1%)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역대 최대폭으로 뛰어 물가를 끌어올렸고, 농산물 등 먹거리도 비싸지면서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이달 물가도 3.2% 올라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인 5.1% 보다는 1.5%포인트 내려왔지만 한국은행의 물가목표 안정치(2.0%)를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2019년(0.4%)과 2020년(0.5%) 2년 연속 0%대에 머물다가 2021년 2.5%로 오른뒤 지난해 5.1%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물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9월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크게 올랐고, 여기에 농산물 등 먹거리 물가까지 급등세를 보이면서 하반기에도 기대한 만큼 물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올해는 공공요금이 물가오름세를 주도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연간 20.0% 뛰어 올랐는데, 관련 항목을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해(12.6%)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간 누적된 요금 인상 요인이 반영되면서 전기료가 22.6% 올랐고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가 각각 21.7%, 27.3% 상승률을 기록했다.

먹거리 가격도 물가를 밀어 올렸다. 사과(24.2%)와 귤(19.1%), 딸기(11.1%) 등 과일 뿐만 아니라 닭고기(11.8%), 고등어(9.7%), 오징어(12.5%), 파(18.1%) 등 농·수산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신선과실(9.7%) 등이 크게 오르면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6.8% 뛰었다. 2020년(9.0%) 이후 최고치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가공식품(6.8%) 상승폭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빵(9.5%), 우유(9.9%), 커피(12.6%) 등이 크게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2.9%)를 포함한 개인서비스는 전년에 비해 4.8% 올랐다. 공동주택관리비(5.3%), 구내식당식사비(6.9%), 생선회(6.2%) 가격이 급등했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하고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올해 4.0% 올라 지난해(4.1%) 이어 4%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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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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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물가는 1년 전보다 3.2% 올라 5개월 째 3%를 넘는 상승률을 지속했다. 이달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15.7% 올랐는데, 2021년 4월(17.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과(54.4%)와 토마토(45.8%), 파(45.6%) 등 과일과 농산물이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과와 배는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일조량 부족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며 “과실류는 거의 1년 뒤에 나오기 때문에 한두 달 내에 (가격이)떨어지기 어렵고 당분간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가공식품 물가 상승폭도 줄어들었다”며 “근원물가 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겨울철 기상여건, 수에즈 운하 통행차질 등 불확실성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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