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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가계·기업 빚, GDP의 2.27배 또 '최대'…금융불안지수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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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높은 금리 속 채무상환 부담 등에 불안지수 올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시장영향 크지 않아…부동산PF 질서있는 정리 필요"

연합뉴스

발언하는 이종렬 부총재보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한국은행 2023년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2.28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기자 =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계속 늘어 경제 규모(국내총생산)의 약 2.27배에 이르렀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과도한 민간(가계+기업) 부문의 부채가 저성장과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 강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취약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질서 있는 '옥석 가리기'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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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용 GDP대비 비율 추이 등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민간신용 비율 두 분기 연속 상승…기업 대출이 주도

한은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추정치)은 227.0%로 집계됐다.

3개월 전 2분기 말(225.7%)보다 1.3%포인트(p) 높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민간 신용 비율은 작년 4분기 225.6%에서 올해 1분기 224.5%로 떨어졌다가 한 분기 만에 반등한 뒤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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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민간신용 비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가계신용 비율(101.4%)만 따로 보면 직전분기(101.7%)보다 0.3%p 낮지만, 기업신용 비율(125.6%)이 운전자금 수요와 은행 대출태도 완화 등의 영향으로 1.6%p 높아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민간 신용 레버리지(차입)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신용 비율도 예상보다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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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소득별 가계대출 추이 등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4050세대·고소득층이 가계대출 늘려…취약차주 연체율 9% 육박

한은은 올해 4월 이후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금 용도에 따라 신규 취급 가계대출(국내은행 기준)을 분류하면, 1∼3월 41.3%였던 주택구입 용도 비중이 4∼10월 46.9%로 늘었다.

연령대에서는 중장년층(40∼50대)이, 소득 수준에서는 고소득층(소득 상위 30%)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다.

중장년층의 대출 비중은 1분기 49.1%에서 2∼3분기 중 50.5%로 늘었지만, 청년층(30대 이하) 39.1%에서 37.6%로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차주 비중은 55.7%에서 61.6%로 커졌다.

한은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장기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지만, 저소득 또는 저신용 상태이면서 3개 인상 기관에서 대출받은 취약차주나 비(非)은행금융기관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 높아져 3분기 말 현재 8.86%에 이르렀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연체율(1.91%)의 경우 은행(0.35%)의 약 6배 수준이다.

한은은 "가계 취약부문의 부실 위험 누증은 소득 대비 채무상환 부담이 큰 데다 최근 대출금리 상승, 소득 여건 제약 등으로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라며 "과도한 가계부채는 소비 여력 축소를 통해 성장을 저해하고 금융시스템의 취약성도 키우는 만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정착 등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 폭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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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지수·금융취약성지수 추이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금융불안지수 2분기 이후 2.2p↑…한은 "금융기관도 손실흡수 능력 키워야"

대출 증가와 높은 금리 등으로 채무상환 부담과 관련 신용 리스크(위험)가 커지면서 금융시스템의 단기적 안정 상황을 반영하는 금융불안지수(FSI)도 높아졌다.

이 지수는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되는데, 11월 기준 FSI는 19.3으로 지난 2분기 말(17.1)보다 올랐다. 여전히 '주의' 단계(8 이상)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24.3)보다는 낮다.

중장기 관점에서 금융 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41.5로 2분기(43.1)보다 1.6p 떨어졌다. 장기 평균(38.1)에 근접했지만, 하락 폭이 축소되는 상황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대내외 충격에도 금융 안정을 유지하려면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하향 안정되도록 노력하고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 능력을 키우며 정책당국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해서는 "특히 취약한 부동산 PF에 대해 대주단들의 자율적 협약을 통해 사업 지속 또는 구조조정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관련 시장 불안을 해소해나가는 한편 시장 원리에 따라 부실 PF 사업장의 질서 있는 정리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의 영향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금융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만약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 정부와 협력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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