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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2023결산①] K팝 스타, 눈부신 글로벌 활약 속 명(明)과 암(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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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피프티 피프티,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제공l각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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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시작된 ‘K팝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 세계로 팬덤을 넓힌 4세대, 5세대 아이돌들이 세계적인 음악 차트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 반면 K팝이 인기를 끌면서, 그 이면에 있는 어두운 모습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2023년 가요계를 강타한 명(明)과 암(暗)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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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지민(왼쪽), 정국. 사진l스타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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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明) : 빌보드 메인차트 석권한 ‘K팝 저력’
올해에는 다수의 K팝 아티스트들이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에서 가장 대중성 있는 차트로 꼽히는 빌보드 메인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최초’ 기록을 경신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 정국이 솔로곡으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뉴진스·스트레이 키즈·에이티즈는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지민, 정국이 1위를 차지한 ‘핫 100’은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하는 차트다. ‘빌보드 200’에 비해 비영어권 가수들이 뚫기 어려운 차트로 꼽힌다.

지민은 지난 3월 발매한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zy)’로 ‘핫 100’에 핫샷(hotsoht·진입과 동시에 1위로 직행) 데뷔했다. 빌보드 65년 역사상 K팝 솔로 가수가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은 처음으로, 지민은 데뷔와 동시에 1위를 거머쥔 역대 66번째 핫샷을 기록하며 글로벌 파워와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어 7월에는 정국이 솔로 싱글 ‘세븐(Seven)’으로 ‘핫 100’ 1위에 올랐다. 정국 역시 지민과 같은 핫샷 데뷔로, 방탄소년단은 이 기록으로 2명 이상의 개별 멤버가 ‘핫 100’ 정상에 오른 9번째 그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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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뉴진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제공|각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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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뉴진스·스트레이 키즈·에이티즈는 실물 음반 등 전통적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산정하는 ‘빌보드 200’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미니 5집 ‘이름의 장: 템테이션(TEMPTATION)’으로 2월 11일자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뉴진스는 트리플 타이틀곡 ‘슈퍼 샤이(Super Shy)’, ‘ETA’, ‘쿨 위드 유(Cool With You)’를 내세운 미니 2집 ‘겟 업(Get Up)’으로 8월 5일자 이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또 앞서 ‘오디너리(ODDINARY)’, ‘맥시던트(MAXIDENT)’, ‘★★★★★(파이브스타)’로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한 바 있는 스트레이 키즈가 미니 8집 ‘락스타(樂-STAR)’로 다시 한 번 1위(11월 25일자)에 등극했으며, 에이티즈는 정규 2집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윌(THE WORLD EP. FIN: WILL)’로 12월 16일자 ‘빌보드 200’ 정상에 이름을 새겼다.

뉴진스와 에이티즈의 기록은 특히 주목할 만 하다.

데뷔 1년 밖에 되지 않은 뉴진스는 걸그룹으로는 이례적인 속도로 ‘빌보드 200’의 정상을 밟았다. K팝 걸그룹 중에서도 블랙핑크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놀라운 성장세로 ‘괴물 신인’이라고 불리는 뉴진스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에이티즈는 K팝 중소 기획사 소속 팀으로는 처음으로 이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금까지 ‘빌보드 200’ 1위는 방탄소년단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까지 모두 하이브·SM·JYP·YG 등 K팝 4대 기획사가 독식했기 때문. 에이티즈의 이 같은 성과는 빅4 기획사를 넘어 K팝 전반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엿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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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위), 아이브. 제공lYG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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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明) : 투어로 증명한 ‘글로벌 인기’
블랙핑크는 올해 9월, 약 11개월 간 진행한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를 성료했다. 이번 월드투어는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34개 도시에서 66회차에 달하는 걸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으며, 블랙핑크는 총 18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파리에서는 ‘K팝 걸그룹 최초 유럽 스타디움 공연장 입성’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뉴저지,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수만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스타디움 공연을 펼쳐 압도적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그런가 하면 아이브는 데뷔 약 2년 만에 월드투어를 개최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2021년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이들은 지난 10월 서울에서 첫 번째 월드투어 ‘쇼 왓 아이 해브(SHOW WHAT I HAVE)’의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아시아, 미주, 유럽, 남미, 호주 등 총 19개국, 27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치며 전 세계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음악에 당당한 주체성을 가진 메시지를 담아 ‘MZ 워너비’로 불리는 아이브의 국내 인기는 이미 탄탄하다. 데뷔 7일 만에 ‘일레븐(ELEVEN)’으로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통산 53관왕을 달성했으며, 주요 음원 차트에서 다수의 퍼펙트 올킬도 기록했다. 해외로도 팬덤을 넓히고 있는 아이브가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글로벌 대세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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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위), 임영웅. 재공l플레디스, 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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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발매한 미니 11집 ‘세븐틴스 헤븐(SEVENTEENS HEAVEN)’으로 일주일 만에 509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K팝 최초 초동 500만장 아티스트’라는 신기록을 세운 세븐틴. 이들은 데뷔 후 두 번째이자 최대 규모인 일본 돔 투어 ‘세븐틴 투어 ‘팔로우’ 투 재팬(SEVENTEEN TOUR ‘FOLLOW’ TO JAPAN)‘을 진행 중이다.

공연은 지난 9월 도쿄 돔을 시작으로 베루나 돔(사이타마), 반테린 돔 나고야, 교세라 돔 오사카, 후쿠오카 페이페이 돔으로 이어진다. 세븐틴은 일본 5개 도시에서 총 12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돔 투어로 총 51만 5000 명의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아이돌 가수들만 해외 공연에 나선 것은 아니다.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도 지난 2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돌비씨어터에서 자신의 첫 해외 콘서트 ‘아임 히어로 인 로스앤젤레스(IM HERO - in Los Angeles)’를 개최했다. 돌비씨어터는 아카데미 시상식장으로도 유명한 공연장으로, 임영웅은 이곳에서 현지 팬들과 만나 공연장을 하늘빛으로 물들였다.

현재 임영웅은 2023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에서 시작한 전국투어는 대구, 부산, 대전, 광구, 고양으로 이어진다. 티켓은 일찌감치 전 지역 전석 매진 됐다. ‘트로트 가수 최초 고척돔 입성’이라는 기록을 가진 임영웅은 내년 5월에는 약 6만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앙코르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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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제공l어트랙트


◆ 암(暗) : 템퍼링→계약 위반...끝없는 계약 분쟁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2월 발매한 첫 번째 싱글 앨범 ‘더 비기닝 : 큐피드(The Beginning: Cupid)’의 타이틀곡 ‘큐피드(Cupid)’로 데뷔 130일 만에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100위로 진입하며 주목 받은 팀이다. K팝 아이돌 최단일로 이 차트에 진입한 것은 물론, 대형기획사 출신이 아닌 중소기획사 어트랙트 소속으로 이러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지난 6월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활동 강행 등 계약을 위반했다며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어트랙트는 “외부 세력의 피프티 피프티 멤버 강탈 시도가 있었다”며 외주업체 더기버스의 템퍼링(전속계약 기간 중 사전접촉 행위) 의혹을 제기했다.

법원은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항고를 기각했고, 이 과정에서 멤버 키나만 어트랙트로 복귀했다. 어트랙트는 키나를 제외한 멤버 3인(새나, 시오, 아란)에 대한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했으며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를 업무방해, 전자기록등손괴, 사기 및 횡령,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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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원. 제공l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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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오디션 프로그램 ‘소년판타지-방과후 설렘 시즌2’(이하 ‘소년판타지’) 출신 유준원은 계약 위반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데뷔조 판타지 보이즈에 이름을 올렸으나, 데뷔 전 계약서를 작성하는 상황에서 무단이탈 및 수익 분배 문제로 팀에서 제명됐다.

이후 유준원은 ‘소년판타지’ 제작사 펑키스튜디오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펑키스튜디오가 제시한 계약 내용 대부분이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른 것이라며 기각했다. 이에 유준원은 소송 비용 전부와 상대 측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하게 됐다.

판타지 보이즈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포켓돌스튜디오의 김광수 대표가 유준원이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온다면 받아주겠다고 했지만, 유준원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펑키스튜디오는 유준원이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30억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피프티 피프티, 유준원 사태와 관련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연예인들이 영향력을 악용, 표준전속계약서의 허점을 이용해 기획업자에게 전속계약 해지 통보와 소송을 제기한다고 지적하며 기획업자와 연예인의 대등한 관계를 위해 법과 제도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템퍼링 문제에 대해서는 “템퍼링으로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는 근절돼야 하며, 템퍼링으로 산업의 이미지를 저하시키고 혼란을 야기하는 모든 제작자와 연예인들은 퇴출돼야 한다”며 “템퍼링을 일으키는 제작자와 연예인을 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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