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의 홈페이지인 MLB.COM 메인 화면을 장식한 한국 최고 타자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소식. [MLB닷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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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월드시리즈에서 여덟 번 우승한 전통의 명문 구단이다.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콜로라도 로키스와 함께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 속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금까지 한국 야구팬의 관심에서 한 발 떨어져 있었다. 박찬호·류현진이 전성기를 보낸 다저스, 김하성이 활약하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전 국민의 응원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샌프란시스코도 같은 지구 라이벌 두 팀처럼 ‘국민 MLB 팀’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입단을 앞두고 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5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사실은 지난 13일(한국시간) MLB닷컴 등의 보도로 알려졌다.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4일 “이정후가 곧 신체검사를 받는다.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입단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후가 내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하면, NL 서부지구에선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줄을 잇는다. 키움 히어로즈 전 동료인 김하성과 이정후의 리드오프 맞대결이 그중 첫손가락에 꼽힌다. 둘은 키움과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선후배 사이다. ‘성공한 빅리거’ 김하성의 존재는 이제 MLB에 첫발을 내딛는 이정후에게 큰 힘이 됐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협상할 때 김하성이 강력하게 추천한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잔여 계약 파기 후 FA 자격 취득) 조항을 넣도록 했다.
MLB에선 같은 지구 팀들끼리 한 시즌에 13경기씩 맞붙는다. 당장 샌프란시스코의 내년 정규시즌 개막전 상대가 샌디에이고다.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샌디에이고의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4연전을 치른다. MLB 전광판에 김하성과 이정후의 이름이 나란히 뜨는 기념비적인 장면을 처음으로 볼 수 있다.
이정후, 김하성·오타니와 언제 만나나 |
샌디에이고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와 이정후의 재회도 특별하다. 이정후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다르빗슈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때려 2루 주자 김하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에 패하고 1라운드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아쉬움을 안고 돌아왔다.
이정후는 귀국 후 소셜미디어에 다르빗슈와 맞대결한 경기 사진을 올리면서 “다음 대회를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그러자 다르빗슈는 이 게시물에 영어로 “언젠가 함께 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정후도 “MLB에서 만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선수는 그 후 1년 만에 진짜로 MLB 그라운드에서 투수와 타자로 만나게 됐다.
다저스에 입단한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와 이정후의 타격 대결도 기다린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엔 지명타자로만 뛴다. 타자 이정후가 투수 오타니를 상대하려면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올해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 오타니의 파워와 MLB도 인정한 이정후의 정교한 타격을 같은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유서 깊은 ‘숙적’ 관계다. AL 동부지구의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MLB의 양대 라이벌로 꼽힌다. 이정후와 오타니가 각각 팀에 합류하면서 스토리가 더 풍성해졌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의 첫 3연전은 내년 4월 2~4일 열린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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