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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대통령실 “어려운 결정” 사퇴 방식엔 “비통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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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물꼬 트일 것으로 기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당대표직 사퇴를 밝힌 데 대해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김 대표가 사퇴한다고 밝힌 시각, 윤석열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하루빨리 여당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에 남은 대통령실 주요 관계자들은 이날 김 대표 사퇴설과 관련한 언론 보도 등을 살피며 사태 추이를 주시했다. 이날 오후 김 대표가 소셜미디어로 사퇴할 뜻을 밝히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김 대표가 사퇴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혁신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가 사퇴를 발표하기 전 이날 오전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만남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대표가 기자회견 형식이 아닌 페이스북으로 사퇴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통상적이지 않은 방식”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집권 여당 대표의 고뇌에 찬 결정인만큼 직접 국민에게 설명하는 게 자연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헌신에 감사한다” “착잡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대표가 내려준 당을 위한 결단이 우리 당을 구하고 대한민국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 의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이후 당 지도부를 향해 혁신을 요구해 왔다. 김 대표 사퇴를 주장해온 하태경 의원도 “김 대표의 선당후사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강민국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전당대회에서 정통성 있게 선출됐고, 특별한 흠결이 있지도 않은 대표가 총선을 110여 일 앞둔 시점에 사퇴해 마음이 착잡하다”며 “앞으로 당이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대표의 사퇴는 용산 직할 체제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일 뿐”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지시만을 좇다가 결국 팽 당하는 김 대표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을 용산 2중대도 아닌 5중대로 만든 것은 바로 김 대표와 윤핵관으로 불리는 분들이었다”고 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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