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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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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MLB 메인 화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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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와 6년 1484억원 초대형 계약

한겨레

메이저리그 공식 누리집 메인 화면을 장식한 이정후. MLB.COM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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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관중석에는 피트 퍼텔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단장이 있었다. 시즌 뒤 미국행을 선언한 이정후(25)의 키움 히어로즈 고별전을 보기 위해 온 것이었다. 이정후는 발목 수술 뒤 재활 과정에 있어서 고작 한 타석밖에 서지 않았으나 그것만으로 충분했던 듯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고, 결국 이정후를 품었다.

‘뉴욕 포스트’, ‘디애슬레틱’ 등 미국 현지 언론은 13일(한국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계약 규모는 4년 뒤 옵트 아웃 조항 포함, 6년 1억1300만달러(1484억원·연 평균 1883만달러)”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에 앞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시즌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신청했다. 내년 1월4일까지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들과 협상할 수 있었다. 메디컬 테스트 등이 남았는지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이정후 측은 13일 오후까지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는 않고 있다.

계약 총액만 놓고 보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아시아 출신 야수들 중 최고액이다. 이전까지는 2022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달러(연 평균 1800만달러)에 계약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최고였다. 투수까지 합하면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달러에 계약한 다나카 마사히로 다음으로 많다. 국내 선수로 보면, 류현진(2013년 LA 다저스·6년 3600만달러), 김하성(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4년 2800만달러)의 계약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창섭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계약 규모로 보면 샌프란시스코가 시즌 초반 리그 적응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이정후를 주전 외야수로 쓰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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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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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엘지(LG) 트윈스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는 2022년 부자 최초로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7시즌 동안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했다. 방망이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서 웬만해서는 삼진을 당하지 않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이정후는 7시즌 동안 3947타석에서 383차례만 삼진을 당했다. ‘이에스피엔’(ESPN)은 “샌프란시스코는 25살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발될 만한 재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샌프란시스코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빅리그 진출 후 두 시즌 동안 고전하다가 3년 차인 올해 반등한 김하성과 달리, 이정후가 빨리 빅리그에 적응해 평균 이상의 출루율과 0.300에 가까운 타율을 찍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는 딱히 주전으로 내세울 만한 중견수가 없다. 올 시즌 루이스 마토스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76경기에 중견수로 나섰으나 타율 0.250, 2홈런 14타점에 그쳤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시즌 뒤 “중견수가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엘에이(LA) 다저스, 샌디에이고 등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샌프란시스코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올 시즌은 지구 4위)해 전력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타니 쇼헤이가 최근 다저스와 계약해 이정후는 김하성, 오타니과 함께 타석에서 대결할 전망이다.

강정호(은퇴), 박병호(kt 위즈), 김하성에 이어 이정후까지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히어로즈 구단은 두둑한 이적료를 챙기게 됐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키움 구단은 1882만5000달러(247억원) 정도를 보상금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포스팅 시스템이 개정되면서 류현진(2573만7737.33달러)만큼은 못 받지만 그래도 국내 야수 최고액이다. 히어로즈 구단은 앞서 강정호(500만2015달러), 박병호(1285만달러), 김하성(552만5000달러)을 빅리그로 보내면서 총 2337만7015달러의 보상금을 받은 바 있다. 이정후까지 합하면 누적액이 4220만2015달러(557억원)에 이른다.

히어로즈의 경우 내야수 김혜성 또한 내년 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정후가 히어로즈에 남기는 최대 유산은 앞서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이 그랬듯 ‘꿈’인 셈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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