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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다시 한번 살인 태클을 자행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11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4-1로 승리했다. 무승의 늪에서 탈출한 토트넘(승점 30)은 5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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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토트넘 돌풍이 눈부셨다. 1라운드부터 10라운드까지 무패(8승 2무)를 달리며 선두로 도약했다. 중심에는 올 시즌부터 주장 완장을 착용한 손흥민이 있었다. 특히 9월 한 달은 눈부셨다. 4라운드 번리전(5-2 승, 3골),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2-1 승, 침묵), 6라운드 아스널전(2-2 무, 2골), 7라운드 리버풀전(2-1 승, 1골)까지 4경기 6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통산 4번째 PL 이달의 선수상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시련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11라운드 첼시전(1-4 패) 당시 판 더 펜과 매디슨 부상 그리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 퇴장이 겹치면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로메로는 이날 퇴장으로 3경기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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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태클이었다. 첼시전 당시 로메로는 볼을 먼저 건드리긴 했지만 스터드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동료 엔조 페르난데스 발목을 가격했다. 신중하게 태클했다면 페널티킥(PK)은 물론 퇴장까지 당하지 않았을 수 있던 만큼 치명적인 실수였다.
올 시즌 토트넘은 주장으로 손흥민을 선임했고 매디슨과 로메로에게 부주장을 맡겼다. 로메로는 토트넘 입단 이후 세 시즌 동안 경고만 26장(경고 누적 퇴장 3회)을 받았다. 실점을 막는 수비수와 동료를 이끄는 부주장으로서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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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부상과 로메로 퇴장으로 내리막이 시작됐다. 12라운드 울버햄튼전(1-2 패), 13라운드 애스턴 빌라전(1-2 패), 1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3-3 무), 15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1-2 패)까지 5경기 무승에 빠졌다. 토트넘발 돌풍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로메로는 웨스트햄전에서 복귀했다. 경기에 앞서 뭉클한 사진이 공개됐다. 토트넘은 공식 채널에 포옹을 나누고 있는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로메로를 공유했다. 팬들은 "우리는 쿠티(로메로)가 필요해! 남은 시즌은 퇴장이나 부상이 없길", "귀여운 주장단", "토트넘 브로맨스 끝판! 정말 긍정적인 에너지야", "우리 모두가 로메로를 그리워하고 있어", "CUTISONNY"라고 댓글을 남기며 주장과 부주장을 응원했다.
이번 라운드에선 에디 하우 감독 지휘 아래 신흥 강호로 거듭난 뉴캐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현지 전망도 차가웠다. 영국 공영방송 'BBC' 소속이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높은 적중률로 이름을 날린 크리스 서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5경기 동안 승점 1점밖에 챙기지 못했고 긍정적인 결과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토트넘이 같은 방식으로 경기할 거란 걸 알고 있다. 뉴캐슬은 현재까지 원정 승리가 단 한 차례일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운영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두 팀 모두 부상으로 핵심들이 빠졌지만 걸어잠그진 않을 것이다. 많은 골이 예상된다"라며 무승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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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하는 홈팀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원톱은 히샬리송이었다. 2선에선 손흥민,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이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책임졌다. 4백은 데스티니 우도지, 벤 데이비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구성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벤치에는 지오바니 로 셀소,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올리버 스킵, 브리안 힐, 제이미 돈리, 프레이저 포스터, 에메르송 로얄, 알피 도링턴, 알레호 벨리스가 앉았다.
에디 하우 감독이 이끄는 원정팀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앤서니 고든, 알렉산더 이삭, 미구엘 알미론 쓰리톱이 나왔다. 미드필드엔 조엘린톤, 브루노 기마랑이스, 루이스 마일리가 포진했다. 수비는 발렌티노 리브라멘토, 파비안 셰어, 자말 라셀레스, 키어런 트리피어가 호흡했다. 골키퍼 장갑은 마르틴 두브라브카가 꼈다.
대기 명단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션 롱스태프를 비롯해 칼럼 윌슨, 맷 리치, 루이스 홀, 에밀 크래프, 마크 질레스피, 요리스 카리우스, 알렉스 머피, 폴 듀맷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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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역시 최전방이다. 시즌 초반 돌풍 주역이었던 손흥민이 중앙에서 측면으로 이동했다. 대신 부진에 빠져 있던 히샬리송이 원톱으로 나섰다. 최근 안 좋았던 흐름 가운데 빈약했던 측면 공격을 강화하기 위한 카드였다.
히샬리송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행과 연결됐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은 올겨울 이적시장에서 사우디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히샬리송을 매각할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그는 토트넘에 정착하지 못했고 다음 달에 결별할 수 있다.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SPL)는 히샬리송 계약에 관심이 크며 토트넘도 판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몇 주 동안 향후 거취가 뒤바뀌었다. 히샬리송은 문전에서 보여준 빈약한 결정력으로 인내심을 잃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5,800만 유로(약 823억 원) 이적료로 토트넘에 입단한 히샬리송. 하지만 두 시즌 연속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입지가 급속도로 좁아졌다. 토트넘 입단 이후 48경기 동안 단 5골에 그쳤으며 이적료 대비 한 골 당 1,160만 유로(약 165억 원) 값어치를 한 셈이다. 히샬리송은 이번에 반드시 스스로를 증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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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부상 우려를 딛고 출전했다. 지난 웨스트햄전 당시 상대와 충돌로 고통을 호소했었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상태에 대해 좋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최근에 받은 업데이트가 어젯밤 늦게였다. 경기 종료 이후 손흥민은 분명 아팠고 오늘 어떻게 회복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상대와 충돌한 선수가 몇 있지만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라며 손흥민 부상을 우려했다. 손흥민은 "조금 아프다. 충돌 당시가 훨씬 아팠다. 경기가 끝나고도 아파 진통제를 먹었다. 내일이 되어야 알겠지만 심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런 손흥민이 빠르게 부상에서 회복하고 다시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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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전반전에는 리그 톱급 풀백이라 평가받는 키어런 트리피어에 맞서 두 차례나 어시스트했다. 전반 26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다음 내준 컷백을 데스티니 우도지가 마무리해 선제골이자 토트넘 데뷔골을 터뜨렸다.
끝이 아니었다. 전반 38분 마찬가지로 손흥민이 트리피어를 제친 이후 중앙으로 연결했다. 앞서 여러 차례 기회를 놓쳤던 히샬리송이 마침내 쐐기골로 결실을 맺었다.
토트넘은 계속 몰아쳤다. 후반 15분 입단 이래 부진에 시달렸던 히샬리송이 멀티골을 신고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지오바니 로 셀소가 교체 투입된 가운데 손흥민이 쐐기를 박았다. 후반 37분 페드로 포로 침투 패스로 만들어진 일대일 상황. 손흥민이 마르틴 두브라브카에게 걸려 페널티킥(PK)을 얻어냈고 직접 마무리했다.
뉴캐슬은 조엘린톤 추격골로 쫓아갔지만 승부를 뒤집을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했다. 결국 토트넘은 뉴캐슬을 4-1로 완벽히 격파하고 6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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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2도움' 손흥민은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오랜만에 중앙에서 측면으로 위치를 옮겼지만 가장 자신 있던 포지션답게 주어진 임무를 완성했다. 같은 지역 상대가 리그 톱급 풀백이자 옛 동료 트리피어라는 점도 더욱 의미 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돈리와 교체되기 전까지 사실상 풀타임에 가깝게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오늘 뉴캐슬에 맞서 손흥민이 기록한 주요 스텟은 볼 터치 54회, 패스 성공률 81%(31회 시도-25회 성공), 키패스 4회, 빅찬스 2회, 드리블 성공률 60%(5회 시도-3회 성공), 슈팅 2회, 유효 슈팅 2회, 기대 득점(xG) 1.07, 기대 어시스트(xA) 0.34 등이 있다.
손흥민 하나가 승부를 결정지은 셈. 당연히 MOTM(Man Of The Match, 수훈 선수)도 차지했다. PL 사무국 홈페이지에서 선정된 MOTM에서 손흥민(72.2%)은 히샬리송(9%), 포로(7%), 트리피어(6%), 우도지(3.6%) 등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평점도 최고치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소파 스코어', '풋몹' 손흥민에게 9.5점을 부여했다. 이날 경기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 중 유일한 9점대다.
대기록도 완성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이래 '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14골-12골-12골-11골-17골-23골-10골-10골)'을 달성했다. PL 역대 7번째 대기록이다. 그것도 오로지 토트넘 소속으로만 달성하는 기록이기에 더욱 의미있다. 끝이 아니다. 손흥민은 리그 통산 113호골로 아스널 레전드 이안 라이트와 'PL 역대 최다득점자 공동 23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현 시대 PL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손흥민 밑에는 사디오 마네(25위, 111골), 라이언 긱스(28위, 109골), 디디에 드로그바(32위, 104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위, 103골), 뤼트 판 니스텔로이(36위, 95골), 데니스 베르캄프(45위, 87골), 페르난도 토레스(48위, 85골) 등이 있다.
이젠 기라성같은 선수들을 추격한다. 위로는 스티븐 제라드(21위, 120골), 드와이트 요크(19위, 123골), 로비 킨(17위, 126골), 로빈 반 페르시(14위, 144골) 테디 셰링엄(13위, 146골) 등이 있다. 앞으로도 손흥민이 터뜨리는 득점은 역사에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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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득점 페이스다. 2016-17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 두 자릿수 골(14골→12골→12골→11골→17골→23골→10골→10골)을 살펴보면 역대 두 번째 속도다.
먼저 2016-17시즌은 32라운드 왓포드전에서 두 자릿수 고지에 올랐다. 2017-18시즌은 29라운드 허더스필드전이다. 2018-19시즌은 25라운드 뉴캐슬전이다. 2019-20시즌은 35라운드 아스널전이다. 네 시즌 모두 20라운드 이후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2020-21시즌은 11라운드 아스널전으로 역대 가장 빠르다. 득점왕에 올랐던 2021-22시즌은 27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전이다. 안와골절과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했던 2022-23시즌은 34라운드 리버풀전이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2023-24시즌은 16라운드 뉴캐슬전에서 두 자릿수 고지를 밟았다. 역대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이처럼 손흥민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파괴적인 파트너십을 자랑했던 해리 케인이 떠나고도 더 빠른 속도를 보여줬다. 손흥민 발끝이 PL 무대를 호령하고 있다.
경기 종료 이후 손흥민은 SNS를 통해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리액션입니다. 다시 승리 가도로 돌아왔습니다. 모두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합니다. COYS(Come On You, Spurs)'!"라고 남기며 토트넘을 상징하는 하얀색 하트를 덧붙였다. 이날 손흥민은 리그 10호골로 '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역대 최다 득점자 2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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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 도중 팬들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 장면이 있다. 후반 34분 로메로가 칼럼 윌슨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아찔한 태클을 시도했다. 로메로는 팔을 들어 미안하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위험한 장면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출신이자 은퇴 이후 해설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게리 네빌은 "로메로는 이번에는 무사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토트넘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미쳤다. 솔직히 정말 화가 났다. 얼핏 보면 레드카드같다. 주심도 (레드카드를) 생각하고 있었다. 동정심도 생기지 않는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토트넘에서 뛰었던 선배 마이클 도슨 역시 "어리석은 파울이었다. 로메로는 방금 징계에서 돌아왔다. 정상이 아니었다. 내 생각에 그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 워낙 뛰어난 선수이지만 항상 퇴장 당하려고 한다면 좋지 않을 것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아찔한 실수가 반복되는 로메로. 스스로도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고쳐야 할 대목이다. 로메로는 이번 시즌만 벌써 퇴장 1번, 옐로카드 4번을 받았다.
한편 토트넘은 오늘 승리로 6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다시 연승 가도에 도전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아이들은 16일 새벽 노팅엄 포레스트 원정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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