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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8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오타니의 등번호 17번을 비워두는 작업까지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다저스가 이번 주 베테랑 불펜 조 켈리(35)에게 전화를 걸어 등번호 17번을 오타니에게 양보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켈리는 지난주 다저스와 1년 800만 달러(약 104억원)에 계약한 빅리그 정상급 불펜이다. 나이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기량이 꺾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저스와 함께한 4시즌(2019, 2020, 2021, 2023년) 동안 126경기, 8승, 88홀드, 115⅔이닝,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빅리그 12시즌 통산 762홀드를 자랑한다.
켈리는 베테랑 투수로서 오타니에게 등번호를 양보해 달라는 구단의 요청에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켈리는 다저스 관계자들에게 "오타니에게 등번호를 바꿔 줄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17번은 오타니가 2017년 겨울 LA 에인절스와 처음 메이저리그 계약을 했을 때부터 유지한 등번호다. 다저스가 오타니 계약에 얼마나 진심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미국 언론에서는 다저스가 오타니와 계약을 얼마나 확신했으면 등번호까지 준비하고 있겠느냐는 의견까지 내고 있다.
'CBS스포츠'는 오타니가 등번호 17번에 그정도 애정을 표현한 적은 없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매체는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뛸 때는 등번호 11번을 달았고, 올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등번호 1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고 보도했다.
오타니는 지난 3월 WBC 기자회견에서 "나는 무슨 번호를 유니폼에 새길지 그닥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일본 대표팀에 나설 때는 늘 16번을 달고 뛰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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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은 FA 개장 전에 예상한 5억 달러(약 6543억원)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존 헤이먼은 "오타니는 이미 복수 구단으로부터 입찰을 받았다. 5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고, 일부 사람들은 총액이 6억 달러(약 7853억원)에 이를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6억 달러라는 거액을 감당할 구단이 다저스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감독까지 지원 사격에 나섰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지난 6일 윈터미팅에 참석해 "구단이 며칠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오타니와 2~3시간 만남을 가졌다. 오타니는 분명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이야기했다. 보통 구단과 FA가 접촉한 사실은 계약 발표 전까지는 비밀을 유지하는 편인데,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관심이 큰 것은 비밀이 아니니 감독고 거침없이 언론에 만남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가 오타니와 계약에 앞서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다른 경쟁 구단을 자극하는 느낌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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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구단에 대해서도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며 "우리는 오타니의 바람을 존중한다.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6억 달러에 육박하는 몸값도 괜찮고, 등번호를 비워 주는 것도 어렵지 않고, 감독은 벌써 오타니와 함께할 꿈에 부풀어 있다. 다저스는 여러모로 오타니에게 걸맞은 특급 대우를 준비하고 있다. 이 노력은 진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와 계약으로 이어질까. 오타니가 다른 구단과 손을 잡으면 다저스가 많이 머쓱해지는 시나리오가 계속 써지는 상황이다.
오타니는 올해 타자로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497타수 151인타), OPS 1.066, 44홈런, 95타점, 102득점, 투수로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5패, 132이닝, 167탈삼진,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면서 부상에도 여전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2차례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2021, 2023년)를 차지하는 등 5~6억 달러 계약설에 걸맞은 행보를 보였다. 팔꿈치 수술 여파로 다음 시즌에는 마운드에 서기 어렵지만, 2025년 마운드 복귀를 가정하고 역대급 금액을 보장하는 계약서를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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