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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끌던 경찰의 ‘촉’, 보이스피싱 당한 청년 구했다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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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끌던 경찰의 ‘촉’, 보이스피싱 당한 청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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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남부경찰서 소속 유모 경사가 보이스피싱 전화를 대신 받기 위해 휴대전화를 건네달라고 하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수원남부경찰서 소속 유모 경사가 보이스피싱 전화를 대신 받기 위해 휴대전화를 건네달라고 하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휴일 아기와 산책하던 경찰이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편의점을 돌며 수백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던 청년을 발견, 피해를 막은 사연이 전해졌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월 경기도 화성시의 한 편의점 인근에서 벌어졌다. 휴일 산책을 위해 유모차를 끌던 수원남부서 소속 유모 경사 눈에 편의점에서 기프트카드를 비정상적으로 대량 구매하는 남학생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당시 학생은 기프트카드 150만원어치를 산 뒤 이를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정리하고 있었다.

유 경사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이 장면을 유심히 쳐다봤다. 다만 자의로 구매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당시에는 학생을 지켜만 볼 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았다.

이후 유 경사가 다른 편의점 앞에서 같은 학생을 다시 마주치면서 의심은 확신이 됐다. 학생이 다른 편의점에서 또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려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이에 유 경사는 즉각 학생 뒤를 쫓아 자신의 신분을 밝힌 뒤 기프트카드를 이렇게 많이 사는 경위를 묻고, 보이스피싱에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유 경사는 학생에게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았고, 학생이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 걸려들었다는 점을 파악했다.

쉬는 와중에도 눈썰미를 발휘한 유 경사 덕에 학생은 추가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연을 유튜브 채널에 공유한 경찰청은 “쉬는 날에도 보이스피싱 피해 현장을 포착해 200만원 상당의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고 전했다.

한편 기프트카드는 코드 번호만 있으면 온라인상에서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서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거나 ‘카드 결제가 안 된다’ 등 이유로 기프트카드 구매를 부탁해 핀 번호를 가로채는 경우다. 이 같은 수법이 알려져 먹히지 않자, 편의점 종업원을 상대로 구글 직원을 사칭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자사 기프트카드 재고 확인을 해야 한다”며 코드 번호를 알아내는 식이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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