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022년 시즌을 앞둔 겨울부터 FA 시장에서 중심타자 수집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김재환(35)과 4년 115억원 계약이 시작이었다. 김재환은 두산 역대 FA 계약 선수 가운데 처음 100억원을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2023년 시즌을 앞둔 겨울에는 최대어 양의지(36)를 4+2년 152억원에 붙잡았다. 양의지는 구단은 물론 KBO 역대 FA 최고액 기록을 세우면서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국가대표 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올겨울의 주인공은 양석환(32)이었다. 양석환은 지난달 30일 두산과 4+2년 78억원에 계약하면서 잔류했다. 양석환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자신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전성기의 발판을 마련해 준 두산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고, 두산은 양석환에게 이번 FA 시장 최대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금액을 안겼다. 78억원은 올겨울 FA 계약 선수 가운데 최고액이다.
김재환과 양의지, 양석환 모두 4번타자를 맡겨도 이상하지 않을 파워를 갖춘 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재환은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면서 한 시즌 44홈런(2018년 MVP)을 쳤던 거포고, 양의지는 올해도 김재환이 부진할 때 4번타자를 맡을 정도로 힘과 콘택트 능력을 모두 갖춘 타자다. 양석환은 두산과 함께한 2021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20홈런 이상을 치면서 78억원 대박 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팀 내에서 외국인 타자를 제외하고 홈런 1, 2, 3위를 차지한 타자들이기도 하다. 양석환이 21홈런으로 1위, 양의지가 17홈런으로 2위, 김재환이 10홈런으로 3위에 올랐다. 김재환은 올해 지독한 타격 부진을 겪었는데, 두산으로선 애석하게도 그런 김재환을 뛰어넘을 파워 있는 타자가 더 나오지 않았다. 강승호가 7홈런으로 뒤를 이었을 뿐이다. 장타자가 아닌 허경민도 7홈런을 쳤다. 두산에서 파워 히터의 성장이 얼마나 더딘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이 샐러리캡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시장에서 최고액을 지르며 중심 타선을 유지하려고 한 배경이기도 하다. 두산은 샐러리캡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연봉을 나눠서 주는 전략으로 버티고 있는데, 그 결과 내부 FA 투수 홍건희와 협상에서는 과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두산은 샐러리캡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계속 고액을 쓰면서 화력 유지에 공을 들였다.
김재환은 FA 계약 3번째 시즌에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비시즌부터 최선을 다했다. 지난달에는 베테랑으로는 이례적으로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이승엽 두산 감독과 1대 1 특타를 진행했다. 1만8000구 정도 치면서 다시 기본을 제대로 익히는 시간을 보냈고, 마무리캠프가 끝나고 이틀 뒤에는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에서 한 달 동안 개인 훈련을 하면서 타격을 더 다듬기 위해서였다. 115억원 계약의 책임감이 느껴지는 행보다.
양의지는 129경기에서 타율 0.305(439타수 134안타), 17홈런, 68타점, OPS 0.870을 기록했다. 리그에서도 팀 내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이긴 하나 152억원 계약 첫해의 성적으로 만족하기는 어려울 법했다. 이 감독은 백업 포수들의 부진으로 양의지 의존도가 컸고, 지명타자로 체력 안배를 많이 못해 준 여파가 타격 성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양의지가 수비 부담을 조금 더 덜어주면서 타선에 무게감을 더 실을 수 있도록 백업 포수 양성에 힘쓰고 있다.
양석환은 다음 시즌 계약 첫해인 만큼 의욕이 대단하다. 일단 보장된 계약 기간인 4년 안에 잠실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양석환이 목표한 대로만 쳐 준다면 두산은 훨씬 강력한 중심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해마다 최대어를 붙잡은 구단의 아낌없는 투자에 "이제 결과를 내야 할 때다. 구단에서 많이 신경 써 주시는 만큼 보답할 때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김재환-양의지-양석환이 최고치의 성적을 내고, 화력을 더할 외국인 타자까지 확정하면 꽤 힘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석환이가 올해 3번부터 6번까지 쳤다. 외국인 선수가 들어온다는 가정 아래 타순 고정이 중요할 것 같다. 석환이가 고정된 중심 타순에서 활약해 주면, 우리팀 중심 타선이 좋아질 것 같다. 올해는 최저치였기에 내년에는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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