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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와 '오픈'소스의 대결 [IT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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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와 '오픈'소스의 대결 [IT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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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페이스북 메타와 IBM 등 50개 기업들이 AI 동맹을 구축, 반 오픈AI 연대의 깃발을 힘껏 치켜들었다. 오픈AI가 보여주는 강력한 원천 기술과 생태계 확장에 대항하기 위해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진영이 부상하는 모양새다.

AI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하드웨어 플랫폼 시장에서도 ARM의 주도권에 도전하는 오픈소스 RISC-V 진영이 세를 불리는 가운데 새로운 국면의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50개 AI 오픈소스 동맹 뭉쳤다
페이스북 메타와 IBM 등 50개 빅테크가 AI 오픈소스 동맹을 구축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5일(현지시간) 메타와 IBM, 인텔, 오라클을 비롯해 사일로 AI, 스태빌리티 AI 등 스타트업은 물론 예일대, 코넬대 등 대학과 항공우주국(NASA), 국립과학재단(NSF) 등 미국 정부 기관까지 연대한 AI 동맹(AI Alliance)이 출범한다고 밝혔다.

참여 기업 및 연구소, 정부를 다 함치면 총 50여개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연대다.

이들은 자체 AI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이미 관련 생태계에서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메타는 라마2를 필두로 생성형 AI 시장에 진출한 상태며 IBM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오픈AI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강해지며 전체 판을 흔들기 시작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동맹을 맺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AI 동맹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연대한 챗GPT의 오픈AI가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더버지는 "AI 동맹 참여 기업들은 자체 AI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나 챗 GPT의 아성에 도전하기는 어렵다고 봤다"면서 "AI 동맹은 오픈AI의 대척점에 있는 진영"이라 평가했다.

다리오 길 IBM 수석 부사장도 "지난 1년간 AI에 생태계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면서 "올해 8월부터 오픈AI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기업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AI 동맹이 출범한 것"이라 말했다.


진영의 행간은?

챗GPT의 오픈AI는 강력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GPT-4까지 이어진 단단한 AI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이미 그 존재감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중이다. 미국 모의 변호사 시험에서 90번째의 백분위수를 기록했으며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 읽기와 수학시험에서는 각각 93번째와 89번째의 백분위수를 따내기도 했다.

몇 년전 빅테크들의 AI 도전이 음성 인터페이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주목해 기존 '묻고 답하기'의 사용자 경험을 증진시키는데 주목했다면, 지금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생성형 AI 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거대한 변화를 끌어낸 주역이 바로 오픈AI라는 점에 이견의 여지는 없다.

다만 오픈AI의 진짜 무서운 점은 강력한 기술개발을 넘어 발 빠르게 생태계 저변을 확장시키는 장면이다.


오픈AI는 최근 개발자 회의에서 GPT-4 터보를 공개하는 한편 API 기능 추가와 더불어 GPTs도 전격 등판시켰다. 노코드 방식으로 특화 AI 비서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이다.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코드의 도움 없이도 누구나 특정 작업에 맞는 챗봇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반 기술을 API 형식으로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일반인들도 자신만의 AI 챗봇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한다. 오픈AI가 중심을 잡고 스스로를 핵심으로 하는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순간이다.

최근 공개 연기가 결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GPT스토어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처럼 개발자들이 오픈AI의 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다양한 챗봇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구글과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앱스토어의 생태계를 그대로 가져오지만, 오픈AI의 AI 기술만으로 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전략이다.

이에 대항하는 AI 동맹의 카드는 오픈소스 그 자체다. 단기로는 오픈AI가 구축하는 AI 생태계를 이겨낼 수 없는 가운데 일종의 합종연횡을 바탕으로 판을 흔든다는 전략이다.

오픈AI가 GPTs 및 GPT스토어를 바탕으로 저변을 넓히면서도 자신만의 AI 제국을 건설한다면 AI 동맹은 자체 기술력을 각각 보유하고 있음에도 오픈소스가 정의하는 '무궁한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평가다. 라마2를 개발한 메타가 일찌감치 오픈소스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AI 동맹은 그 경계를 더 넓힌 개념이다.


오픈AI가 원하는 것
오픈AI는 자신들의 AI가 ICT 시장으로 진입하는 새로운 운영체제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ICT를 만나려면 자사의 GPT를 거치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입구를 틀어막고 신시대로 나아가려는 이들에게 통행료를 받는 순간 권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성공할 수 있을까? 1990년대 촉발된 웹의 시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는 윈도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비슷한 전략을 성공시킨 바 있다. PC 운영체제인 윈도와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결합시켜 웹의 시대를 탐험하려는 이들의 입구를 틀어막고 거대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아쉽게도 포털에서는 빙이 구글에 철저히 밀렸으나 시장 독과점 철퇴를 막기 전 1990년대 웹 시대의 왕은 MS였다.

2010년대 들어서며 상황이 달라졌다. 모바일 시대가 열렸고 단순히 입구만 틀어쥐었던 MS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게 밀려 암흑기로 빠져들고 말았다. 모바일 시대는 웹의 시대와 달리 양강체제였고, 절대강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2023년이 끝나가는 지금의 오픈AI는 어떨까? 생성형 AI라는 '치트키'를 들고 나타난 오픈AI는 1990년대 포털에서 밀려나는 한편 모바일 시대에 속절없이 패권을 내어준 MS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모든 관문을 틀어쥐고 모든 '수단'을 장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해 웹의 시대부터 모바일 시대까지 운영체제나 브라우저 및 플랫폼이 각각 분리되어 있었으나 AI 시대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치트키를 바탕으로 오픈AI는 1990년대 MS의 위력을 상회하는 절대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모바일 시대의 양강체제도 허용하지 않고, 스스로 절대강자가 되려는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AGI(범용인공지능)을 추구하며 AI 개발론자로 꼽힌 샘 올트먼 CEO가 이사회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추대로 오픈AI에 전격 복귀한 순간 이미 정해진 수순이다.

웹의 시대 절대패권에 가장 근접했으나 모바일 시대 속절없이 밀려버린 MS가 오픈AI의 든든한 우군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MS의 이러한 장악력과 경험, 풍부한 자금력은 오픈AI의 위험한 야망에 큰 힘이 되어줄 전망이다.


AI 동맹은?
AI 동맹은 PC와 모바일 시대 유격군으로 활동했던 리눅스와 닮았다. 다만 상황은 더 좋다. 같은 오픈소스지만 AI 시대는 노코드에 가까운 인프라로 그 어느 때보다 '일반인에 대한 침투력'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AI 동맹은 리눅스 대비 진입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개발자는 물론 비개발자도 모을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진영을 키우고 판을 흔들 수 있는 '힘'도 쉽게 길러낼 수 있다. 또 AI 동맹에 미국 정부 기관 및 연구소까지 포함된 것도 추후 벌어질 AI 규제 리스크 해소에 있어 선제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물론 약점도 있다. 오픈AI가 워낙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기에 그 아성을 넘어서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너무 많은 객체들이 모여들어 구심력이 약화될 우려도 있다. 특히 AI 동맹이 판을 키우는 과정에서 객체들의 믿음을 사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초 AI 업계에서는 각각의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AI 모델을 구축한 후 이를 오픈소스로 풀어 생태계를 확보한 다음, 어느정도 시장이 궤도에 오르면 자연스럽게 폐쇄형 생태계로 돌입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은 이러한 전망과 온도차이가 있다. AI 모델을 구축한 이들이 그 스스로 다양한 AI 솔루션을 공개하며 판을 키우거나 플랫폼 업체들이 AI 서비스 고도화에만 나서는 장면이 주로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동맹은 다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말 그대로 오픈소스를 통해 판을 벌린 후 오픈AI에 이기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지위를 확보한다면, 그 이후에 어떤 전략적 선택에 나설지 미지수다. AI 동맹에 참여하려는 다양한 객체들 입장에서는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RISC-V도 비슷하네?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시장이 오픈AI라는 강력한 제국과 '마이웨이'를 걷는 구글을 비롯해 오픈소스의 AI 동맹이 팽팽하게 대치하는 가운데 하드웨어 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IP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의미심장하다. 인텔, 애플, 오라이언의 퀄컴에 이어 삼성전자도 속속 오픈소스 기반의 리스크파이브(RISC-V)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원조인 리눅스 재단이 발족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RISE(RISC-V Software Ecosystem·라이즈)'가 이미 활동을 시작했고 최근 삼성전자가 운영 이사회 멤버로 들어가기도 했다.

강력한 자체 기술력으로 무장해 판을 키운 ARM과, 오픈소스를 통해 판을 흔들려는 자들의 충돌은 소프트웨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닌 셈이다. 추후 ICT 업계의 판세를 읽어볼 수 있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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