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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오랜만에 ‘영차영차·가즈아’ 외쳐?”… 비트코인 급등에 수군대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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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다녀올게요.’

12월 6일 한 인터넷 주식투자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무섭게 치솟자 최근 증시 상승 폭 둔화에 아쉬움을 느끼던 개인 투자자들도 이를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온라인 주식 토론방에는 “예전(2017~2018년)처럼 ‘가즈아’를 외칠 때가 됐다”는 글이 올라온다. 정치 테마주나 가상화폐나 위험하긴 마찬가지라며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조선비즈

조선 DB




6일 오후 1시 35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약 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12월 2000만원 수준에서 1년 만에 3배가량 올랐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도 비트코인은 이달 3일 4만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금은 4만5000달러에 근접했다. 비트코인이 4만5000달러에 오른 건 2022년 4월이 마지막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미 규제당국이 곧 승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물 비트코인 ETF 10여개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가운데 적어도 1개 이상의 상품이 내년 1월 10일까지 승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비트코인을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한국 증시는 올해 10월까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11월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상승했다. 그러나 단기 급등한 피로도가 시장에 쌓였고, 11월 말부터는 하루 오르면 다음날 하락하는 답답한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주식투자 커뮤니티에 “잠시 비트코인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이유다.

조선비즈

2018년 1월 한 가상화폐 투자 토론방 모습. 당시 비트코인 등의 시세가 반등세를 보이기만 하면 토론방에서는 간절함을 담은 영차영차 놀이가 시작됐다. /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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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던 2017~2018년 투자자 사이에서는 ‘영차영차’, ‘가즈아’ 등의 구호가 유행했다. 카카오톡·텔레그램 등에 개설된 실시간 가상화폐 토론방에서 투자자들은 끝말잇기 게임을 하듯 A가 ‘영’을 쓰면 B가 ‘차’를 쓰고, C가 다시 ‘영’을 쓰면 D가 또 ‘차’를 쓰는 식의 장난을 즐겼다. 가상화폐 가격이 계속 오르길 기원하는 간절함이 놀이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가즈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가상화폐 투자자는 물론 아직 투자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도 다양한 상황에 가즈아란 표현을 적용하면서 이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심지어 외국인도 소셜미디어(SNS)에 ‘GAZUA(가즈아)’를 적을 정도였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6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등의 악재를 만나면서 다시 위축했다. 이번 급등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2024년에는 10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는 아직 비트코인 급등에 따른 개인 투자자 이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마땅한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응은 많다. 한 주식 투자자는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 “비트코인 투자보다 근거 없는 정치 테마주를 사고파는 게 더 위험할지 모른다”고 적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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