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천체의 지하 바다를 자율운항 중인 무인 잠수정 ‘크라이오봇’의 상상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
목성 위성 유로파에서 지하 바다를 탐색 중인 크라이오봇의 상상도. 지하 바다에서 수집한 관측 자료는 무선 통신을 통해 지표면에서 대기 중인 착륙선에 전송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
지구 밖 천체에 존재하는 지하 바다에 투입할 자율운항 무인 잠수정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무인 잠수정을 실용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원자력을 이용한 고열 발생장치다.
고열 발생장치를 무인 잠수정의 동체 전면부에 달아 지구 밖 천체의 지표면을 덮은 두꺼운 얼음을 뚫은 뒤 잠수정이 바닷속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자국 과학자 40여명과 함께 캘리포니아공대에서 개최한 워크숍을 통해 지구 밖 천체에 있는 지하 바다에 투입할 무인 잠수정에 대한 기술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논의한 무인 잠수정의 이름은 ‘크라이오봇’이다. NASA가 공개한 상상도를 보면 길이는 수m에 이르고, 원통형 동체를 지니고 있다.
크라이오봇이 투입될 곳은 목성 위성 유로파와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에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지하 바다다. 두 천체는 모두 달보다 작다. 그런데도 각각의 지하 바닷물 수량은 지구 바닷물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 바다 규모가 거대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촬영한 유로파의 모습. NASA 제공 |
지하 바다의 존재는 우주 탐사선이 수천㎞ 이상 떨어져 있는 원거리에서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를 향해 적외선 감지기 등을 들이댄 뒤 내부를 투시해 얻은 관측 결과다.
하지만 이런 투시 관측만으로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에 지하 바다가 있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장착한 무인 잠수정을 바닷속에 밀어 넣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지표면을 덮은 두꺼운 얼음이다. 얼음 밑에 바다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얼음을 뚫지 못하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일도 불가능하다.
NASA는 전문가들이 모인 이번 워크숍에서 무인 잠수정 전면부에 뜨거운 열을 발생시키는 특수 장치를 장착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열은 원자력에서 얻는다.
NASA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 발전기(RTG)’를 이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RTG는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될 때 생기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데,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에도 장착됐을 만큼 오래된 기술이다. 그만큼 안정화돼 있다는 뜻이다. NASA는 향후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소형 핵분열 원자로도 무인 잠수정에 장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NASA는 바닷속으로 들어간 무인 잠수정이 자율 운항을 하면서 수집한 관측 자료를 지표면에 대기 중인 착륙선에 전달할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섬유 케이블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지하 바다 위를 덮은 날카로운 얼음과 마찰하면서 케이블이 절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NASA는 분석했다. NASA는 “전파나 음파 등 무선 전송이 가능한 통신 수단이 고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크라이오봇이 유로파나 엔셀라두스 지하 바다에 실제 투입되는 시점은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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