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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음바페? 지금 세계 최고는 20세 벨링엄

조선일보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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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음바페? 지금 세계 최고는 20세 벨링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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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 리가 휩쓰는 신성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은 신성(新星)들이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무대기도 하다. 독일 토마스 뮐러(34·바이에른 뮌헨)는 2010년 대회에서 득점왕(5골)·신인상을 휩쓸었고, 브라질 네이마르 주니오르(31·알힐랄),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25·파리 생제르맹)가 월드컵을 통해 샛별로 떠올랐다.

내가 벨링엄이로소이다 - 주드 벨링엄이 지난 10월 오사수나와 벌인 스페인 라 리가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벨링엄의 두 골 활약에 힘입어 레알 마드리드는 4대0으로 완승했다. /로이터 뉴스1

내가 벨링엄이로소이다 - 주드 벨링엄이 지난 10월 오사수나와 벌인 스페인 라 리가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벨링엄의 두 골 활약에 힘입어 레알 마드리드는 4대0으로 완승했다. /로이터 뉴스1


잉글랜드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20·레알 마드리드)은 19세였던 작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5경기 1골 1도움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공수를 조율했고 눈에 띄는 단점도 없어 ‘육각형 선수’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20년 잉글랜드 2부 버밍엄 시티에서 2600만파운드(약 431억원)에 독일 도르트문트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버밍엄 시티는 코로나 여파 등으로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었는데, 17세 소년이 안긴 거액 이적료로 단숨에 기사회생했다. 구단은 벨링엄 등번호 2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벨링엄은 카타르 월드컵 후인 지난 6월 이적료 1억300만유로(약 1463억원)로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몸값을 3배 이상으로 불렸다.

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계약 기간, 출전 및 공격 포인트 등을 따져 선수 가치를 매기는데, CIES는 벨링엄이 세계 최고 수준인 2억유로(약 2841억원) 이상 가치가 있다는 보고서를 올해 초인 1~4월 연이어 냈다.

벨링엄은 2023-2024시즌 스페인 라 리가 15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리그 최고 화제를 뿌리고 있다. 선두 레알 마드리드(12승 2무 1패·승점 38)의 33골 중 11골(2도움)을 책임져 득점 1위를 달린다. 유럽 챔피언스리그(UCL)까지 포함하면 공식전 17경기 15골(4도움). 지난달 벨링엄은 공식전 15경기 14골 기록을 세웠는데, 이로써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 등이 보유하던 레알 마드리드 입단 첫 15경기 최다 골 기록(13골)을 넘어섰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최고 유망 선수에게 돌아가는 상들도 벨링엄 차지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매체 투토 스포르트가 주관하는 ‘골든 보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3년 제정된 골든 보이는 유럽 무대 21세 이하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 2005년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 2007년 세르히오 아궤로(35·은퇴), 2017년 음바페, 2020년 엘링 홀란(23·맨체스터 시티) 등 많은 수상자가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앞서 10월 발롱도르 주관사인 ‘프랑스풋볼’이 수여하는 유망 선수상 ‘트로페 코파’도 받은 바 있다.

슈팅 능력과 스피드, 축구 지능까지 모두 빼어난 그는 다양한 자리를 소화할 수 있지만 본래 주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3시즌 동안 분데스리가 92경기 12골을 기록했다. 물론 미드필더로서 탁월한 득점 감각이긴 하다. 그런데 올 시즌 스페인 무대선 리그 13경기 11골. 거의 매 경기 골을 넣는다. 미드필더 벨링엄이 정상급 스트라이커 수준 득점력을 보이는 비결은 뭘까.

카를로 안첼로티(64·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벨링엄 맞춤 전술을 짠다. 그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 호드리구(22·이상 브라질)처럼 측면을 파고드는 데 능한 선수들을 투톱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그 밑에 벨링엄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둔다. 상대가 전방 공격수들에게 집중해 중앙에 공간이 열리면 벨링엄이 파고들어 슈팅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지난 시즌 팀 주포로 활약했던 카림 벤제마(36·알이티하드)가 떠나며 생긴 우려를 벨링엄이 말끔히 씻어 내리는 중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수많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지휘한 안첼로티 감독 경험에서 비롯한 전술과, 단점이 없는 벨링엄 개인 기량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라며 “모두가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이런 전술에 대해 알지만, 활동량이 왕성하고 공을 잘 다루는 벨링엄을 보고도 못 막는 실정”이라고 했다. 여기에 수비 가담력도 좋으니 ‘만능 선수’로 손색이 없다. 벨링엄은 전설적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51·은퇴)의 후계자로도 불린다. 지단은 선수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등번호 5번을 달았는데 벨링엄이 이를 물려받았다.


벨링엄은 특유의 세리머니로도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골을 넣은 뒤 양팔을 어깨 위로 활짝 펼친 채 관중석을 응시하는, 단순하면서도 절도 있는 세리머니로 큰 이목을 끌었다. 따라 하기 쉬운 동작에 축구계는 물론 다른 종목 스타들도 벨링엄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새 트렌드가 일고 있다. 역시 이를 따라 한 테니스 선수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는 동갑내기 축구 선수에 대해 “대단히 재능 있는 최고 선수”라면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인간적으로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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