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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방울 성직자’는 무슨 책 읽나? 美 베셀 ‘그녀 목소리’ 강추 [노석조의 외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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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유명 신부의 '방울', 한 정치인의 '암컷'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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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공항에서 만난 책 한 권

얼마 전 미국 시애틀과 피닉스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피닉스 공항에서 시애틀행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서점에 방탄소년단(BTS) 책이 돋보이는 자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정말 인기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길을 더욱 끈 것은 그 옆의 책 ‘그녀 자신의 목소리로(In Her Own Voice)’였습니다. 남성 우월주의적 일터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미국 여러 회사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을 집어들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한국에서 유명 성직자가 공개 석상에서 정치적 이야기를 하면서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고 말해 여성 비하와 남성 우월주의 논란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최근까지 국회의원이었던 이른바 ‘인권변호사’ 출신 정치인은 “암컷이 나와 설친다” “적어도 침팬지 사회에선 암컷이 1등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는 말을 교양과 상식의 장소가 돼야할 북콘서트 행사에서 실실 웃으며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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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국 아리조나 피닉스 공항의 서점에 BTS 책과 함께 'In Her Own Voice'라는 제목의 책이 세워져 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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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성보다 잘하면 안 되나

이들의 발언이 왜 부적절한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보면 볼수록 기본적인 사고 체계가 얼마나 여성 비하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신부라는 타이틀을 가진 분이 ‘어찌 방울씩이나 단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도 못하느냐’는 식의 말을 서슴없이 하는지 안타까웠습니다.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는 게 문제인가요? 아니면 여성들이 남성 하나보다 못하는 건 당연한 걸까요? 갑자기 왜 방울을 꺼내 갖다 붙인 걸까요? 방울의 유무가 능력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일까요? 성경의 가르침은 그러지 않다는 건 신부라면 알고 있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여성 비하와 남성 우월적 사고는 비단 이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남성인 저도 알게 모르게 그럴 것입니다. 여성 중에도 같은 여성에 대해 그러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정 정치 집단이 유독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진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들을 비난하는 소재로만 이번 논란을 소비하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부족한 점을 되짚는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 ‘외설’에서 소개하면 적절하겠다 싶었습니다. 피닉스에서 시애틀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다시 시애틀에서 서울로 오는 자투리 시간에 완독을 했습니다.

◇남자 월급 100만원이면 여자는 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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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맥콜럼 링키지 CEO. /링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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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자신의 목소리’로는 미국 리더십 컨설팅 회사 ‘링키지(Linkage)’의 제니퍼 맥콜럼이 25년간 ‘일터에서 여성이 직면하는 여러 형태의 허들(장애물)’은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한 책입니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훨씬 수월하고 일터에서 성차별이나 여성 비하 행태가 미미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책을 보다 보니 미국에서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예나 지금이나 소수이고 여성의 급여는 같은 직급과 직책의 남성보다도 알게 모르게 적었습니다. 미국에서 여성은 남성의 80% 수준의 월급을 평균적으로 받는다고 합니다. 남자가 월급 100만원을 받으면 여자는 80만원을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은 군 복무 기간을 호봉 수에 반영해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은 징병제도 아닌데도 이러한 급여차가 성별에 따라 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남녀의 임금 차는 16세 때부터 벌어지고요, 남녀가 동일한 일한 일을 하더라도 여자는 남자보다 40년 근무 총 누적액으로 4만 6280달러를 적게 받는다고 합니다.

급여처럼 숫자로 드러나는 것 말고도 햇빛이 잘 들거나 전망이 좋은 사무실이나 책상은 남성에게 우선 배정하는 식의 은근슬쩍 한 차별도 있었습니다. 맥콜럼 본인이 직접 겪었다고 합니다.

좋은 위치의 사무실을 쓰는 상관의 직위에 자신이 올라 그 사무실을 쓸 기대로 가득 찼는데, 돌연 회사가 그걸 자기보다 후배이자 낮은 직급의 남성에게 주고 자신은 그냥 쓰던 사무실을 쓰라고 해 ‘열폭’했다고 합니다. 이런 케이스를 보면 한국보다도 미국의 여성 차별이 어떤 면에서 더 심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CEO 500명 중 女 10%·유색인종 女 1%

책은 올해 1월 12일 포춘(Fortune) 조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출액 기준 미 최대기업 500곳의 CEO를 살펴봤더니 여성은 10%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 여성 CEO는 딱 1%였습니다. 500명 중 남성 CEO는 450명이고 여성 CEO는 50명이었다는 말이고요. 500명 중 백인 여성 CEO는 45명, 유색인종 여성CEO는 5명이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일터에서 여성이 고위직에 오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중에서도 유색인종 여성은 10배나 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 그래도 단일 민족에 가까워 인종에 따른 차별은 거의 없는데 미국은 성별뿐 아니라 인종에 따른 ‘유리 천장’이 하나 더 있어 보였습니다.

◇리더상은 ‘주도적’인데 女에 ‘온순함’ 요구

맥콜럼은 일터에서 여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더블 바인드(Double bind)’에 직면할 때가 잦다고 말합니다. 서커스 곡예사가 긴장되게 줄을 타는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봤더니 일터에서 여자는 두 개의 잣대, 또는 기대감을 동시에 또는 상황에 따라 요리조리 충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여자는 ‘동정심이 많고, 따뜻하고, 소통력이 좋고, 협조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데(편견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반면에 남성 중심의 일터에서 ‘리더’ ‘관리자’라고 하면 ‘강력하고 추진력 있고, 적극적·주도적이며, 장악력이 뛰어나고 경쟁심이 강해야 한다’는 식의 요구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여성에게 요구하는 태도와 리더로서 요구되는 태도가 양립되기 어려워 여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처지에 부닥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여자가 남자 리더의 덕목인 ‘장악력 있는’ 모습을 보이거나 그걸 시도하면 곧바로 “쟤 왜 이래?”라며 비호감의 대상이 된다고 맥콜럼은 지적합니다.

반대로 여자가 남자들이 기대한 대로 ‘사려 깊고’, 주도적이기보다는 ‘배려 중심적’으로 행동하면 회사에서는 ‘일 욕심이 없는’ ‘경쟁 의지가 약한’ 직원으로 평가된다는 것이죠.

이런 ‘더블 바인드’는 여성을 상대적으로 더 지치게 할 수 있다고 책은 분석합니다. 여성이 고위직에 오르려면 이런 더블 바인드라는 허들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더 탁월한 업무 역량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해야 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넌 대단한 여자야. 면도칼이 든 컵케이크 같아”

제니퍼 맥콜럼은 더블 바인드와 관련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았습니다. 스물아홉이던 1996년 코카콜라에서 홍보담당 업무를 맡았는데요. 당시 올림픽이 개최돼 코카콜라 광고, 홍보를 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자기 경쟁 동료가 있었는데, 자기가 일을 더 잘하니까 이 남자 동료가 “제니퍼, 넌 꼭 안에 면도칼이 든 컵케이크 같아”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동료는 이 말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고 합니다. 겉은 부드럽고, 스윗하고 러블리하지만 그 속에는 살벌하고 강력한 무기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니 대단하다는 칭찬이라는 식이었습니다.

당시 순간적으로 맥콜럼은 이게 무슨 말인지 좋은지 나쁜 것인지 분간이 잘 안 되었지만, 25년이 지나서도 이 표현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불편한 무언가처럼 딱 박혀 계속 남아있다고 합니다.

인제야 맥콜럼은 이 말이 아주 전형적인 ‘더블 바인드’의 사례라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여자가 전문적인 직무의 단계에 들어서면 남성적으로 이상적인 리더의 상(스테레오타입)으로서 기대되는 것들(면도칼)을 충족하는 동시에 이상적인 여성의 상까지 갖춰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남자가 일을 잘한다고 “넌 면도칼이 든 컵케이크 같아”라는 얘긴 안 듣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듯합니다.

◇트리플 바인드도 있다

점입가경입니다. 미국 일터에서는 더블 바인드뿐 아니라 트리플 바인드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블(2중) 바인드(bind·곤경)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꿔 말하면, 이렇게도 하고 저렇게도 해야 하는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라면요.

트리플(3중) 바인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요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와 같은 유색인종 여성이 이에 해당합니다. 백인 여성은 면도칼 든 컵케이크 소리만 들으면 되는데, 흑인 여성은 여기에다 뭐 하나 더 얹힌 소리를 들으며 편견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죠. 인종과 관련한 문화적 편견을 한 번 더 감내하고 극복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거침없는 펜스, 편견 신경 쓰는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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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와 카말라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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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맥콜럼은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 간 토론 때의 모습이 트리플 바인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고 꼽았습니다.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와 민주당의 카말라 해리스의 토론 배틀이었는데요.

아시다시피 펜스는 백인 남성이고요. 해리스는 아버지는 아프리카 자메이카, 어머니는 남인도계입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계라는 이중 유색 인종이자 여성이고 미합중국 부통령 후보급 리더였습니다.(현재는 실제 부통령이지요)

일반적으로 해리스는 아시아(인도)계보다는 흑인계로 분류되는데요. 미국에서 흔히 여성 흑인은 상대적으로 공격적이고,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받습니다.

미 대선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 번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과거 대선을 치를 때 그의 아내 미셸 오바마가 대선 후보자 아내로서 선거 유세를 하면 경쟁 캠프에서 미셸을 공격적이고 ‘무서운 여자’로 몰아가 논란이 됐던 일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해리스도 펜스와 토론을 하면서 각별히 말을 할 때 격앙된 어조를 피하려고 차분하고 절제된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반면에 펜스는 그런 건 걱정하지 않고 해리스가 말을 할 때 공격적으로 말을 자르고 끼어 들어와 자기 주장을 폈다는 것이죠.

◇펜스 끼어들기 16번, 해리스는 9번

미 NBC 뉴스가 이 토론을 분석해보니 펜스는 해리스의 말을 16번 끼어 들은 반면, 해리스는 단 9번만 끼어들었습니다. 해리스가 끼어들 줄 몰라서, 끼어드는 것이 상대 주장의 맥을 끊는 간단한 방법이란 걸 몰라서 안 한 건 아닐 것입니다.

또 공격적 발언은 펜스가 93회, 해리스는 이보다 9회 적은 84회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해리스는 펜스가 끼어들면 “미스터 바이스 프레지던트(부통령님), 아임 스피킹(제가 말하고 있습니다),아임 스피킹”이라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표정으로 반복해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프 유 돈 마인드 레팅 미 피니쉬(괜찮으시다면 내 말을 마치도록 해주시지요), 그리고 우리 대화 이어갑시다, 오케이”라고 말했다네요.

맥콜럼은 이 토론을 보면서 해리스가 난처해한다는 건 느꼈다고 합니다. 해리스가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예의 바르게 보이려 애썼다는 것이죠. 왜냐면 흑인 여성이 그러지 않으면 “너무 공격적이네”라는 프레임에 사로잡히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또 해리스가 만약 펜스의 공격에 화난 모습이라도 보이면 “감정 조절을 못 하는 흑인 여성”으로 비판받고, 미셸이 그랬듯 “앵그리 블랙 우먼(화난 흑인 여자)”라는 딱지가 붙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얌전하게만 있으며 해리스는 자기주장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토론에서 밀릴 것입니다. 그러면 ‘신뢰 가고 믿을만한 능력 있는 부통령’으로 평가받기도 어려워지겠지요. 펜스와 달리 해리스는 이러한 딜레마에 처해 진땀을 흘리는 기미가 역력했다는 것입니다.

한 번도 이런 생각을 가져보지 못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미국에서는 그리고 여성이라면, 또 백인 주류 사회에서 흑인이라면, 이런 어려움이 있겠구나, 실제 있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년 11월이면 미 대선이 있는데, 이때 부통령 해리스가 어떻게 토론에 임하는지 이런 관점에서 눈여겨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앞에 서 있으면 불편한 사회

책에는 해리스와 관련한 또 하나의 흥미로운 기사가 나옵니다. 해리스가 2020년 중반에 부통령으로 아주 검증된 대선 후보 러닝메이트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CNBC에서 “일부에서는 그녀가 너무 야망이 넘쳐 결국 자기가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데 매진할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맥콜럼은 역사적으로 여성은 보조적 역할의 적임자로 여겨지고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이미지로 굳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합니다. 여성이, 특히 유색 인종 여성이, 앞에 나서는 모습은 정치든 비즈니스 영역이든 불편하게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허들은 여성 자신

자기 의심, 낮은 자존심…. ‘그녀 자신의 목소리로’의 저자 맥콜럼은 가장 큰 허들, ‘메가 허들’은 여성들, 그녀들 안의 자기비판, 자기 통제의 속삭임이라고 강조합니다.

무리하지 말자, 이러면 날 이렇게 볼 거야, 굳이 이렇게 욕심내서 뭘하겠어, 저 자리 그냥 포기하자, 지금 자리만이라도 만족해, 그래 저 남자가 따지고 보면 나보다 뛰어난 거 같은데 뭘, 그래 난 집안일 더 챙겨야 해, 여자인데 뭘….

저자는 허들을 넘기 두려워하는 이유로, 이에 따라 그 허들을 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려고, 평소 부당하다고 여겼던 여성에 대한 편견을 여성 스스로가 손쉽게 가져다가 쓰는 행동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것이 여성이 일터에서 정당하게 대우받고 일을 성취하는 데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여성 스스로 사고의 전환을 분명히 하고 편견과 맞서 그 편견이 옳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방울 성직자, 암컷 정치인 눈감는 여성

방울, 암컷 사화를 보면서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이들의 동료 여성 정치인들과 이들과 가까운 여성 권익 증진 운동가·단체들이 신기할 정도로 이들의 여성 폄하, 남성 우월주의적 행태에 관대하고 문제 삼지 않으려 했다는 점입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본분을 외면해서는 안 되겠지요. 진정 자기 진영의 발전과 이익을 원한다면 정화 노력을 기울이는 게 맞을 것입니다.

맥콜럼이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도 누가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여성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자도 변해야 하지만, 당사자인 여성이 스스로 과거의 편견에 갇히길 바란다면 제대로 된 변화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특히, 뭔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 때만 선택적으로 여성 권익을 주장하고, 책임져야 하거나 당장 손해보거나 힘들어질 것 같을 때는 편견 뒤에 숨으려고 한다면 “역시 쯧쯧” 소리를 들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더는 이번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무엇보다 설사 재발하더라도 같은 진영의 여성들이, 꼭 여성이 아니더라도 여성의 권익 증진에 공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를 쉬쉬하거나 정치적 유·불리에 눈을 감는 일만큼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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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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