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체제에서 첫 외국 대사 받아들여
일대일로 등 참여하며 중국과 탈레반 밀착
지난 10월 19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의 상업담당 장관을 맡고 있는 하지 누루딘 아지지가 베이징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 뒤로 탈레반 깃발과 중국 국기가 걸려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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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등 국제사회는 탈레반을 아프간의 통치 세력으로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공식 인정은 미뤄왔다. 각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교육과 사회 활동 기회를 박탈하는 등 전근대적인 철권통치를 강행해 비난을 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중국이 처음으로 탈레반 파견 대사를 받아들인 것이다. 카리미는 30대 초반에 외교관 경력은 없는 인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소리 방송은 전했다. 탈레반은 성명에서 “이번 대사 파견은 국경을 맞댄 두 이웃 나라 간 관계 발전의 중요한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자오싱 신임 아프가니스탄 주재 중국 대사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 부임해 업무를 시작했다. 탈레반 장악 후에도 일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공관을 운영해 왔지만, 외교관들은 탈레반 장악 전부터 체류하던 경우였다. 탈레반 체제가 들어선 뒤 새 대사를 보낸 것 역시 중국이 처음이었다.
탈레반의 이슬람 근본주의 통치 방식을 두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국이 선제적으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탈레반과 협력을 가속화해 중앙아시아·남아시아·중동에서 영향력을 뻗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동시에, 리튬·철광석·구리 등 아프간에 풍부한 광물 자원을 재빠르게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탈레반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구상 발표 1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개최된 ‘제3회 일대일로 국제 협력 정상 포럼’에도 대표단을 보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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