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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인문학적 시각이 필요한 국내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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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흔히 많은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가까운 친구와 만나면서 상당히 '계산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계산적이라는 의미는 절대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 세상에 손해만 보지 않고 모두가 살아간다면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될까. 남는 것을 나눌지 모르고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 줄지 모르는 결국은 모두가 궁핍하게 살아가고 말 것이다. 반면에 그리 넉넉하지 않은데 있는 것을 꼭 반으로 나눠 함께 나누려는 사람을 본다. 나눴을 때 내가 가진 것도 기꺼이 반을 내주려고 하는 게 바로 우리가 사는 삶이고 관계이며 정(精)인 것이다.

골프장에 가면 유독 계산이 빠른 친구가 있다.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지?"라고 말하면 "그린피 18만원 기준으로 한 타의 값은 2000원이다. 한 타의 값이 2000원인데 소홀하게 칠 것이냐?"고 강하게 계산을 통해 각인 시킨다.

반면에 감성이 풍부한 다른 친구는 "스코어가 뭐 그리 중요해 저 단풍드는 자연과 알싸한 바람 맞으면서 좋은 친구와 이야기 하는 거면 뭘 더 바라겠냐"고 말한다. 그렇다면 독자께서는 어느 쪽이 더 정답이라고 생각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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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한 타당 2000원씩으로 생각하며 본전 뽑겠다고 치는 것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정신적 건강과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오랜 감동을 갖고 올 수 있음도 무형의 가치다. 생텍쥐베리는 섬사람들에게 배를 만들어 주지 말고 바다 건너에 있는 아름다운 섬을 상상하게 해준다면 그들은 반드시 배를 스스로 만들어 그 섬을 가려 할 것이라고 했다.

좋은 스코어와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놀라운 집중력의 골프가 이성적 운동이라면, 무형의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행복을 마음에 품을 수 있는 골프가 인문학 운동이다. 결국 상상은 과할을 움직이는 상상력을 통해 이를 실현시켜 주는데 이를 우린 꿈이라고 말한다.

국내 골프장이 600개가 넘고 있지만 인문학적 교육과 관리보다는 수익이 우선은 계산적인 운영이 우선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이 미국 기업 3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산 개발을 위한 총수익 대비 10% 투자는 생산성을 3.9% 끌어 올린 반면,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유사한 투자는 생산성을 8.5% 끌어 올렸다고 했다. 바꿔 말해 자산 개발보다는 인적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즉 메카니즘 적 접근보다는 사람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다.

신앙심이 깊은 부부가 항상 십일조헌금을 빼놓지 않고 해왔다. 그러던 중 한 번은 헌금을 일 년 간 모아서 그것도 부부가 직접 정한 보육원을 찾아가 선물을 줘 주자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일 년 간 수백만 원을 모아서 자신의 생일날 선물비용까지 보태서 뉴발란스, MLB, 아디다스, 블랙야크 등 유명 브랜드 패딩 15개를 사서 직접 전달했다. 이들은 교회를 통해 돕는 법도 있지만 그 돈을 직접 관리하고 비싼 브랜드를 구입해서 가져가니 기분이 뿌듯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안 것은 바로 이들도 좋은 브랜드에 더 환호하고 입을 권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남을 도우려는 마음은 같지만 좋은 브랜드와 직접 전달하려는 그 마음에는 따듯한 인문학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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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오너와 CEO 중에는 "지금 몇 번 홀에 어떤 꽃이 피었는지, 나무에 열매는 맺었다며 물을 줘야 할 것 같다"는 분이 있는 반면 "고객들에게 물을 서비스하면 누가 물을 사먹느냐"며 호통을 치는 아주 계산적인 오너와 임원들도 있다.

눈앞의 이익은 보일 수 있지만 먼 미래의 가치는 분명 반감할 것이다. 지금의 이익이 단기적 수익일지 모르지만 장기적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 물 한잔, 음료수 한 컵, 붕어빵 하나를 더 건넬 수 있는 따듯함이 오히려 충성도 있는 고객으로 돌아 올 것이다. 영국 속담에 그 과일을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좋은 나무에서 좋은 과일이 나오는 법이다. 그 골프장을 보면 그 골프장을 알 수 있다.

오늘 18홀 기준 몇 팀을 받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8홀 기준 다녀가신 분, 몇 명이나 감동과 만족을 받았는지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골퍼들이 돌아가면서 그 골프장 저녁풍경과 노을 그리고 직원의 아름다운 미소를 계속 떠 올릴 수 있다면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설렘을 가득안고 뛰어올 것이다. 마치 고향 집 대문을 열고 '엄마'를 외치는 그 기분으로.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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