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야구에 도전하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키움 관계자는 “이정후가 28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다음 달 초 정도부터 구단과 본격적인 접촉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KBO는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를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연스럽게 이정후의 협상 시간은 사무국 포스팅 고지 다음날로부터 30일째 되는 날 오후 5시까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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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구단은 앞서 이정후의 메디컬 자료를 제출했고, 비공개입찰(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이정후와 계약을 맺으려는 구단은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키움 구단에 지급해야한다. 구단과 이정후의 개인 계약까지 마무리 되면 또 한 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탄생하게 된다.
이정후의 이번 포스팅 이적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역대 최대 규모 계약도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2017년 히어로즈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 시즌까지 성적은 884경기 출전에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출루율 0.407/장타율 0.491이다.
이정후의 통산 타율은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가장 높다. 올해 발목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하면서 기록한 타율 0.318이 단일 시즌 가장 낮은 타율일 정도로 정확도면에선 KBO리그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타율 1위 2회, 최다안타 1위 1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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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초기에는 장타력에선 취약점이 있었지만 2020시즌을 기점으로 부쩍 많은 장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타격 5관왕을 차지하고 MVP에 오른 지난해는 0.575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완벽한 타자가 됐다. 2루타와 3루타 부문에서도 각각 한 차례씩 1위에 오른 바 있는 이정후다.
매 시즌 두 자릿수 이상의 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빠른 주력을 살린 중견수 수비력과 강한 어깨를 통한 송구 등, 소위말하는 5툴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이정후의 강점이다.
무엇보다 올해 25세의 매우 젊은 나이에 미국 메이저리그 입장에선 사실상의 FA 계약 선수로 나왔고, FA 시장에 수준급 야수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대박 계약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미국 언론 뉴욕포스트는 “20개 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정후에 대한 영입 경쟁이 뜨겁다고 전했다.
이정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역시 이정후를 “높은 수준의 타격 기술을 갖고 있으며 중견수 수비를 볼 수 있다는 프리미엄이 있다”고 소개하며 그가 “메이저리그에 케이팝을 가져다 줄 선수”라며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일종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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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에이전트’로도 불리는 보라스의 입장에서 고객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뉴욕포스트의 보도대로 최대 20개 구단이 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두 자릿수 이상의 구단이 이정후 영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포스트의 전문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이정후를 이번 FA 시장에서 야수 랭킹 11위로 예상하며 4년 6000만 달러의 계약 규모를 예상했다. 또한 존 헤이먼은 4년 4000만 달러를 예상한 한 전문가와, 5년 8000만 달러를 예상한 복수의 전문가의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다른 언론들의 예상도 규모에선 차이가 있지만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다년 계약을 예상한 경우가 많았다.
앞서 미국 유력 스포츠 매체 ESPN은 메이저리그 FA들의 계약을 예상하며 이정후를 전체 14위라는 높은 순위에 올려놨다.
그러면서 ESPN은 5년 6300만 달러의 고액 계약을 예상했다. ESPN은 “대부분의 팀들이 주전급이라 생각하는 견고한 선수”라고 평했다. 또 포지션을 우익수로 예상하며 “중견수 수비도 가능하고 칠 수 있지만 파워는 중간 수준”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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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ESPN은 최전성기를 앞두고 있는 이정후의 젊은 나이와 함께 포지션의 희소성을 언급했다. 해당 매체는 “이정후보다 더 나은 툴을 가진 타자들이 있지만, 젊은 나이와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고려했다”며 “그를 야수 FA 시장에서 두 번째 등급의 앞부분에 위치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야수 가운데선 오타니 쇼헤이(1위), 코디 벨린저(4위), 맷 채프먼(8위)에 이어선 4번째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순수 야수만 놓고 본다면 벨린저와 채프먼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이처럼 이정후에 대한 가치 평가는 매체나 전문가별로 엇갈리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기에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동시에 그만큼 복수의 구단이 이정후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20개 구단이 이정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미국 현지 보도는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까. 미국 연휴 기간이 끝난 이후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관련 소식이 추가로 현지에서 계속 나올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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