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컴투스·싸이월드 등 메타버스 사업 구조조정 및 철수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거품 꺼져…부실한 이용자 유인책도 문제
크래프톤, 연내 '오버데어' 출시…불씨 되살릴까
오픈형 3D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서비스 예시(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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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한 때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됐던 토종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서비스들이 출시가 무산되거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등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앞다퉈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였던 IT·게임기업들은 잇따라 관련 조직을 구조조정하거나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습니다. 이달 카카오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 중이던 컬러버스는 올해 두 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모바일 3D 메타버스 서비스 ‘퍼피레드’ 운영을 끝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는 이용자 대상 공지를 통해 “현재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어 퍼피레드 서비스 또한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컬러버스도 사업 정리 수순에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컬러버스는 카카오 계열사 넵튠이 지분 44%를 보유한 카카오 증손회사입니다. 컬러버스는 별도 앱 설치 필요 없이 바로 3D 메타버스로 접속할 수 있는 동명의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를 개발 중입니다. 카카오게임즈, 넵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계열사와 시너지를 예고했습니다. 남궁훈 전 대표 재임 시절 카카오의 미래 사업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컬러버스가 지난해 영업손실 115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겪었습니다. 경영난이 지속되자 결국 올초부터 최근까지 40~50명이 넘는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컬러버스 서비스 출시 일정도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지난 7월에는 한글과컴퓨터와 싸이월드제트가 설립한 동명의 합작법인이 운영하던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도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법인을 해산하고 청산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싸이월드와 연동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메타버스 열풍이 사그라드는 가운데 싸이월드 인기 마저 식으면서 흥행에 실패한 것이죠.
기존 게임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메타버스에 자신있게 진출했던 국내 게임사들의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유명한 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는 지난 9월 올인원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정식 출시한 지 약 2달 만에 희망퇴직을 받으며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컴투버스는 일, 경제, 놀이 등을 디지털 세계에서 자유롭게 펼치는 실제 삶의 공간으로 구축한 것이 특징입니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컨벤션 센터‘를 지난 9월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개발사가 올 3분기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자 결국 선택과 집중, 경영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넥슨은 버추얼 월드 커뮤니티 플랫폼 ‘넥슨타운’과 메이플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메이플스토리 월드’ 등을 선보였으나 뚜렷한 흥행 성과는 보이지 않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커뮤니티 모임, 스터디 그룹 등 온라인 모임을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 출시를 예고했지만 아직 정식 서비스 일정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넷마블도 올해 메타버스 게임인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해외 시장에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습니다.
컴투스 계열사인 메타버스 전문기업 컴투버스는 올해 2분기 상용화 예정인 컴투버스의 실제 가상 오피스 모습을 담은 시연 비주얼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19일 전 세계에 선보였다.(사진=컴투스)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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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메타의 가상현실(VR)을 포함한 메타버스 개발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의 3분기 영업손실은 37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는 올 초 메타버스 전략 부서를 해체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가상 현실 작업 공간 프로젝트인 알트스페이스VR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이렇게 전세계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부침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코로나19로 고공행진했던 메타버스의 인기가 엔데믹으로 인해 한 풀 꺾인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줄어든 것이죠. 올해 초에는 생성형 AI(인공지능)이 새롭게 ICT 화두로 대두되면서 메타버스의 존재감이 더욱 희미해졌습니다.
실제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메타버스 검색량은 지난해 11월까지는 최대치인 100을 기록했다가 최근에는 35 전후로 급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수 B2C 메타버스 서비스가 이용자들을 끌어들일만한 콘텐츠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3D 아바타들이 온라인 모임을 즐기는 형태에 그쳐 이용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주된 평가입니다.
이에 기업들은 NFT(대체불가토큰) 등을 활용한 재화로 보상을 제공하거나, 게임, 액티비티 등 이용자 창작 활동을 다양하게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네이버 ‘제페토’가 이용자 창작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워 글로벌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명실상부 국내 1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죠.
과연 국내 기업들이 메타버스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까요. 업계에서는 아직 메타버스 비관론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애플이 새로운 확장현실(XR) 기기를 출시한다고 예고하면서 침체된 메타버스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큽니다. 또 리서치앤마켓이 발간한 ‘한국 메타버스 시장 정보 보고서 2023에 따르면, 한국의 메타버스 산업은 2030년까지 연간 3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와 손을 잡고 만드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 ‘오버데어’가 메타버스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버데어는 이용자가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스포츠 게임, 슈터 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의 UGC 플랫폼입니다.
크래프톤 측은 "네이버제트 및 제페토의 축적된 역량과 경험, 크래프톤의 앞선 연구 기술력을 활용해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높은 품질의 'UGC 오픈 메타버스'를 구현하고, NFT를 통해 글로벌 크리에이터 경제(Creator economy)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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