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 등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메가 서울' 논란이 정치권을 덮친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의 한 건널목에 서울특별시 편입이 좋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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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23일 단독 의결했다. 여당이 경기도 김포의 서울 편입을 시작으로 ‘메가 시티’ 구상을 꺼내 들자, 예타 면제를 대항마로 내세운 것이다. 여당은 “예타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입법 독주”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를 단독으로 열고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인구 50만명 이상의 접경 지역이 포함된 대도시권 광역철도 확충 사업의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이다. 경기도 김포·파주가 대상 지역이다. 사실상 서울시 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 사업을 겨냥한 법이란 해석이다. 최근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김포 서울 편입 대항마로 이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5호선 연장은 서울 방화역에서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 장기역까지 23.89km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국민의힘은 “예타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반발했다. 특정 지역 교통망 확충을 위해 하나둘씩 법안을 개정하다 보면 국가재정법이 누더기가 되고, 결국 예타 제도가 무너진다는 입장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은 예타를 거쳐 착수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도 반대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법안이 누더기가 된다면 예타 제도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김포가 ‘인구 50만명’ 요건을 충족하는지도 쟁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김포시 인구는 약 48만명인데, 거주 중인 외국인을 포함해야 50만명이 넘는다. 민주당은 외국인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재정 적자나 국가 채무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 준칙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당초 경제재정소위원회는 이날 재정 준칙 법제화도 논의할 방침이었지만, ‘5호선의 김포 연장’에 밀려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못됐다. 이대로라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0월부터 논의된 재정 준칙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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