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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1995년 최강전력 LG, 왜 한국시리즈 수성에 실패했을까 [문상열의 부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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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우승한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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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우승한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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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한 LG 트윈스는 5년 사이에 두 차례 한국시리즈(KS) 우승을 거뒀다. 이후 KS 우승을 탈환하는 데 무려 29년이 걸렸다.

LG 구단 관계자, 선수들 모두 이토록 오랜 기간을 기다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당시 LG는 거칠 게 없었다. 야구가 경영보다 쉬웠다. 구본무 구단주의 적극적인 투자로 후발 구단이면서도 선진적으로 야구를 주도했다.

KBO 최초로 구리시에 2군 숙소 챔피언스 클럽을 만들며 팜팀 육성에 앞장섰다. 그러나 야구는 구단의 의도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LG가 5년 사이에 두 차례 정상에 오르면서도 왕조를 이루지 못한 데는 1995년 챔피언 수성에 실패하면서다. 사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보다 챔피언 수성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그래서 왕조도 많다.

기자는 1994년 LG 담당이었다. 그래서 늘 왜 1995년 정규시즌 1위를 놓치고 왕조 수성에 실패했는지가 궁금했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자료 분석 외의 것을 알고 싶었다. LG의 왕조 실패 원인은 15년이 흐른 2010년 정확하게 알게 됐다. 애리조나에 전지훈련을 온 당시 LG 우승 멤버로부터 클럽하우스의 갈등이 가장 큰 실패 원인이었음을 파악하게 된 것.

1995년이 시작될 때 LG의 KS 우승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루키 유격수 류지현, 1루수 서용빈, 외야수 김재현의 기량은 경험이 붙으면서 투타 전력은 최강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들어서면서 돌출 변수가 전력의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3명의 내야수 2루수 박종호, 유격수 류지현, 3루수 송구홍이 동시 방위에 소집됐다. 방위병은 홈경기에만 출장하게 되면서 내야진이 잠실과 원정에서 격차를 드러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이스 이상훈이 8월 중순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2위와의 게임 차는 좁혀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광환 감독마저 막판에 악수를 뒀다. 이상훈 20승 달성을 위해 3일 휴식 후 4일째 등판하는 무리수를 던졌다. 이 해 20승5패로 시즌을 마쳤다.

결국 정규시즌을 74승48패 4무로 마쳐 74승47패 5무로 끝난 OB 베어스에 1위를 빼앗겼다. 정규시즌 1위를 놓치면 한국시리즈 우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롯데와 맞붙은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2승4패로 져 2년 연속 KS 진출마저 놓쳤다. 1995년 KS는 7차전 최종 승부에서 OB가 4-2로 이겨 1982년 원년 이후 13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LG는 KS 수성에 실패하면서 이듬해 이광환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올스타게임 이후 해고되고 천보성이 감독으로 승격됐다. 결과적으로 0.5 게임 차로 LG는 감독이 해고되고 왕조도 이루지 못하고 인고의 29년을 기다려야 했다.

방위병 근무로 전력의 핵심이 원정 결장으로 전력 누수가 있기는 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내부에 있었다. 현 차명석 단장도 이를 잘 알고 있다. LG 단장이 되면서 특정 선수의 클럽하우스 주도권 차단에 역점을 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 갈등은 마운드의 트로이카에서 비롯됐다.

애리조나에서 기자에게 전한 LG 우승 멤버는 “외부에서는 1995년에도 LG가 최강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주도권 싸움 때문에 내부적으로 곪을 대로 곪았다. 절대 이길 수 없는 내부 갈등이 심각했다”라고 털어 놓았다.

야구는 같은 전력으로 1위와 꼴찌로 갈라질 수 있다. 그 변수가 바로 팀 케미스트리다. 1995년 LG 팀 케미스트리는 한국시리즈를 수성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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