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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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코스피 지수는 0.72% 하락한 2409.66으로 마감했다. 공매도 금지 첫날 상승분을 거의 토해내고 한 주간 상승률은 1.74%에 그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10일 1.69% 내린 789.31로 마감하며 주간 상승률 0.93%를 기록했다. 공매도만 사라지면 줄곧 오를 줄 알았던 주가가 거의 제자리걸음한 셈이다.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338억원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93억원, 675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2513억원 순매수했다. 개인도 1203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기관 홀로 3351억원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선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는 끝났다고 보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의 영향력은 과장돼 있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오인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로 공매도가 금지됐던 시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2배 수준이었다. 이와 달리 유럽 재정위기 땐 공매도 금지 조치만 있었는데, 이때 코스피 PER은 10배를 넘지 못했다.
박 연구원은 “공매도 제한만으로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긴 어렵다”며 “위기 상황이 아니므로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현재 10배인 코스피 PER은 더 높아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11월 13~17일) 코스피 지수가 2380~2500 구간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봤다. 증시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주목할 지점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이 최근 들어 변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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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현지 시각) 연준이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발표한 정책결정문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해져 왔다”며 “지난 여름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당히 양호했다”고 말했다. 비교적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같은 달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지난 한 해 하락했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률을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추려면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발언 전날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 데 따른 입장 변경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 시각)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1.4bp(1bp=0.01%p) 상승한 4.622%였다. 2년 만기 금리는 8.8bp 상승한 5.024%를 기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적당히 높은 금리(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기준 4% 중반~5% 수준)를 유지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금융 시장의 리스크를 키울 정도로 상승하는 것도, 수요를 둔화하지 못할 정도로 낮아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 시즌이 시작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4일)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수출주는 여기에 힘입어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단기간 밸류에이션(가치) 확장에 따른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주가 등락의 관건은 현재 펀더멘털이 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다음 주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관심 업종으로 살펴볼 만하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이차전지의 향방에 대해선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확인한 후 사도 늦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기차 수요는 정책 방향에 많이 의존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이투자증권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 투자의 후퇴도 (이차전지엔) 부담”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을 확인한 후 사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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