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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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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림플레이션이 온다···넷플릭스→티빙 가격 인상, 부담은 소비자 몫 [SE★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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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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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아리를 운영 중인 대학생 진미영(가명) 씨는 동아리 친구 3명과 함께 '넷플릭스 팟(파티)'을 꾸렸다. 평소 영화, 드라마 등을 즐겨보는 이들은 '계정 공유' 덕분에 가장 비싼 멤버십인 월 1만 7000원짜리 구독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로부터 '계정 공유를 제한한다'는 안내 메일을 받고 고민이 커졌다. 매달 내던 기존 구독료 1만 7000원에 추가 회원 수수료 1만 원을 내야 지금처럼 다른 사람과 함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 진 씨는 “처음 구독자를 모을 때는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더니 이젠 다 잡은 물고기 취급”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렇다고 계정을 탈퇴하기도 어렵다. 넷플릭스 정도의 콘텐츠를 확보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찾기 어려울 뿐더러 다른 OTT들도 요금 인상 채비를 하고 있어서다.

국내외 OTT 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제한을 두고, 추가요금을 개설하면서 사실상 요금 인상했고, 디즈니+도 요금을 올렸다. 토종 OTT인 티빙도 처음으로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 일제히 오른 OTT 요금에 이른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 인플레이션)'라는 지적이 나온다.

◇ 업계 1위 넷플릭스, 계정 공유 제한으로 사실상 요금 인상=넷플릭스는 지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넷플릭스 계정의 이용 대상은 회원 본인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 즉 한 가구의 구성원"이라며 "넷플릭스 회원과 같은 가구에 속하지 않은 이용자의 계정을 공유하려면 매달 5,000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계정(1만7,000원) 최대 2개, 스탠더드 계정(1만3,500원)은 1개의 가구 외 이용자를 추가할 수 있다. 그간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계정을 공유하며 요금을 나눠 지불해온 만큼, 사실상 요금 인상인 모양새다.

넷플릭스는 지난 2월 캐나다, 뉴질랜드,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 제한을 시작했고, 5월에는 100여개국으로 확대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진출한 대부분 국가에 해당한다. 계정 공유 제한이 생기면서,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589만 명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도 해당 정책을 시행하면서, 구독자 증가를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디즈니+도 요금 인상에 동참했다. 디즈니+는 지난 1일부터 서비스 요금을 4,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간 디즈니+는 월 9,900원의 단일 요금제로 운영됐는데, 영상 화질이 떨어지고 동시 스트리밍 가능 기기수를 줄인 하위 등급 멤버십인 9,900원 요금제와 프리미엄인 1만3,900원 요금제로 나뉜 것이다.

디즈니+도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향후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8월 밥 아이어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당시 "계정 공유 행위 단속을 통해 서비스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디즈니+가 계정 공유 단속을 시행하면, 넷플릭스와 같이 사실상 요금 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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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따르는 토종 OTT 티빙, 첫 요금 인상=티빙도 독립 출범 이후 처음으로 요금을 인상한다. 지난달 31일 티빙은 "이용자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해외 OTT에 준하는 상품 체계를 구축해 최고의 K콘텐츠 플랫폼 위상 공고화의 발판을 마련한다"고 밝히며 요금 인상안을 내놨다.

오는 12월 1일부터 현재 웹 결제 가격인 베이직 월 7,900원, 스탠다드 월 1만900원, 프리미엄 월 1만3,900원의 구독료가, 베이직 월 9,500원, 스탠다드 월 1만3,500원, 프리미엄 월 1만7,000원으로 인상된다. 변경된 구독료는 웹과 앱이 동일하며 신규 가입자부터 적용된다. 변경된 가격은 2024년 3월 구독료부터 청구되며,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구독료 변경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티빙은 내년 1분기에는 광고를 보는 대신 이용료를 낮춘 월 5,500원 광고형 요금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토종 OTT인 웨이브는 아직 요금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11번가 '그랜드 십일절' 행사에서 할인 이용권을 판매하면서 구독자 유치에 힘썼다. 지난달에는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 공개 기념으로 일부 멤버십 연간 이용권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적자를 겪고 있는 웨이브도 조만간 요금제 개편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림플레이션'의 부담은 이용자의 몫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OTT 이용자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국민 한 사람이 평균 2.7개의 OTT를 구독하고 있는 가운데 일제히 오른 요금은 더욱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 이에 따른 여파로 토종 OTT 구독 해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한 토종 OTT부터 해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 구독료 인상이 다른 통신비 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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