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김민재한테 말도 안되는 시련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뮌헨은 11월 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마타이스 데 리흐트는 자르브뤼켄과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관절 내측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는 2일 뮌헨 메디컬부에서 검진한 결과다. 따라서 그는 다음 경기에 결장하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민재와 이번 시즌 뮌헨에서 센터백 파트너로 나설 것으로 보였던 데 리흐트는 이번 시즌 어려운 시간을 계속해서 보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부상 이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 데 리흐트를 과감하게 주전에서 제외했고, 그 자리를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채웠다.
데 리흐트가 아약스에서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뒤에 선발 입지에서 밀리는 경우는 선수 인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전히 향후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9월 말에는 엎친 데 덮친 격 오랜만에 선발로 나오자마자 무릎 부상까지 당해 약 1달 동안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다행히 10월 A매치 기간에 회복해서 경기를 나설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데 리흐트가 선발로 복귀해 김민재와 어떤 호흡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했다.
그러나 데 리흐트는 또 부상 악재를 마주했다. 지난 자르브뤼켄과의 경기 18분, 데 리흐트가 파비오 디 미셸 산체스의 크로스를 태클로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두 선수가 엉켰고, 산체스가 데 리흐트의 무릎으로 넘어졌다. 데 리흐트는 곧바로 교체 신호를 보냈고, 우측 무릎을 움켜쥐며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콘라드 라이머가 투입됐고, 데 리흐트는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심각한 부상이 우려됐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유럽 축구 소식을 전하는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데 리흐트는 MCL 부상(내측측부인대) 부상과 오른쪽 무릎 캡슐 손상을 입었다. 빌트에 따르면 데 리흐트는 4~6주 동안 출전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속보로 소식을 전했다. 데 리흐트 이탈로 뮌헨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고 향후 센터백 구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제 뮌헨에서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주전급 센터백은 김민재만 남았다. 김민재도 쉬지를 못하고 있다. 김민재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는 게 명확해진 경기가 데 리흐트가 부상을 당한 자르브뤼켄전이었다.
경기 초반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활약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민재의 집중력이 조금씩 흔들렸다. 끝내 결정적인 실수까지 나오고 말았다. 전반 추가시간 김민재가 후방에서 볼을 소유하다가 프란스 크레치히에게 패스를 보냈다. 센터백이 미드필더에게 주는 패스는 매우 정확해야하는데 김민재의 패스는 아쉬웠다.
결국 뒤따라오던 루카스 뵈더가 이를 끊어내고 곧바로 공격을 펼쳤다. 이어진 장면에서 김민재는 뵈더를 향해 태클했지만 저지하는데 실패했다. 결국 뵈더의 컷백을 받은 파트리크 존트하이머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뮌헨은 3부리그팀과 전반전을 1-1로 마친 채로 종료했다. 독일 최강팀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후반 들어서 뮌헨은 맹공을 펼쳤지만 똘똘 뭉친 자르브뤼켄은 쉽사리 실점하지 않았다. 결국 뮌헨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후반 추가시간 우측에서 팀 치베자가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마르셀 가우스가 밀어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극장골을 얻어맞은 뮌헨이 반격할 시간은 없었다. 트레블을 노리던 뮌헨한테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독일 진출 후 계속해서 좋은 평가를 받던 김민재도 이번 경기에서는 혹평이 나왔다. 독일 '키커'는 김민재에게 평점 5.5점을 부여했다. '키커'의 평점 체계는 점수가 낮을수록 높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따라서 김민재는 최악 6점 바로 위인 5.5점을 받는 굴욕을 당했다. 독일 '빌트' 역시 최하점 6점을 줬다.
비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독일 'SPOX'는 "김민재는 뮌헨의 컵대회 탈락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크레치히에게 어설픈 패스를 하면서 실점을 내줬다"라고 지적했다.
투헬 감독 역시 "크레치히가 완전히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패스한 것은 분명히 좋은 결정이 아니었다. 이후 김민재는 50대 50으로 맞서는 경합 상황에 들어갔다. 계속 버티면서 밀어낼 수도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강의 팀 중 하나인 뮌헨에서 주전으로 항상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혹사에 가까운 김민재가 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선수가 쉬지 못하면 당연히 체력이 떨어져 집중력이 흐려지고, 경기장에서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은 분명히 김민재의 실수가 맞다. 하지만 주전 센터백 3명으로만 시즌을 운영하려고 했던 투헬 감독과 뮌헨 수뇌부의 판단 또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트레블을 노리는 팀에서는 일반적으로 1군 센터백은 4명이 필요하다. 주전급 선수가 부상이나 징계로 이탈하면 다른 선수가 곧바로 공백을 채울 수 있게 말이다.
현재 뮌헨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모든 공백을 김민재가 채우고 있다. 아무리 김민재가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고 해도, 모든 걸 다해낼 순 없다.
더 큰 문제는 데 리흐트만 부상으로 이탈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뮌헨의 유망주 센터백인 타렉 부흐만 역시 부상이 재발했다는 소식이다. 부흐만이라도 돌아와야 김민재가 센터백끼리 호흡을 맞출 수 있는데 부흐만마저 또 쓰러졌다. 부흐만은 재발 정도도 심각하다.
독일 '스포르트1'에서 뮌헨 전담 기자로 활동하는 케리 하우는 2일 개인 SNS를 통해 "뮌헨에 또 다른 충격이 찾아왔다.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됐던 부흐만이 또 부상을 당했다. 부흐만은 이번에도 허벅지 근육 파열을 당했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고, 부흐만은 몇 달 동안 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우파메카노, 데 리흐트에 부흐만까지 쓰러지면서 뮌헨 센터백 중에서는 김민재만이 살아남았다. 뮌헨의 상황이 더욱 참담한 이유는 다음 경기가 도르트문트와의 데어 클라시코라는 점이다. 게다가 원정길이다. 현재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승점 차이는 단 2점. 이번 맞대결에서 패배할 경우 순위가 역전된다.
자칫하다가는 뮌헨이 4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최근 기세가 좋은 슈투트가르트는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하이덴하임을 만나기 때문이다. 바이엘 레버쿠젠을 하루빨리 추격해야 하는 뮌헨 입장에서는 승리가 절실한데 수비진이 초토화된 상태로 도르트문트를 만나러 가야 한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우승을 놓친 아픔이 있는 도르트문트라 뮌헨과의 맞대결에 칼을 갈고 있을 것이다.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소식은 우파메카노가 도르트문트전에서는 복귀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파메카노는 10월 A매치를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부상으로 약 4주 정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보다 빠르게 회복 중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우파메카노가 개인 훈련에 복귀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데 리흐트의 부상 소식이 전해진 후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우파메카노는 월요일부터 레온 고레츠카와 마찬가지로 다시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토르벤 호프만 '스카이 스포츠' 기자는 "투헬 감독이 우파메카노의 출전을 허락할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은 고레츠카와 함께 통증이 있는지, 다시 편안하게 뛸 수 있는지를 지켜볼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카이 스포츠'는 오는 도르트문트전 예상 선발 명단에 우파메카노를 집어넣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케인이 스트라이커로 나서고, 2선에는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이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3선은 라이머와 고레츠카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4백에는 누사이르 마즈라위, 우파메카노, 김민재, 알폰소 데이비스가 나오고, 골키퍼 자리는 마누엘 노이어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파메카노가 빠르게 돌아온다는 점은 좋지만 부상 재발 우려도 적지 않다. 센터백이 번갈아가면서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라 선수들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뛰고 있다.
주전 센터백들의 연이은 부상에 뮌헨은 시즌 도중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떠난 요십 스타니시치의 복귀까지 모색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뮌헨이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떠난 요십 스타니시치 복귀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는 거의 불가능하며 뮌헨은 이미 통보받았다"라며 이조차도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민재의 체력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이제 2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때문이다. 김민재는 현재 대표팀에서 손흥민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다.
김민재의 출전 유무에 따라서 후방에서의 안정감이 차원이 달라진다. 지난 10월 A매치에서도 김민재는 월드 클래스 수비수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유독 자주 뮌헨으로 출장을 가서 김민재를 점검하면서 관리해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아시안컵을 앞두고 김민재가 쉬지 못한다면 부상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도 김민재는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에서 근육 부상을 당했다. 나폴리에서 연이어 출전을 계속하다가 근육에 무리가 온 것이다. 한국은 권경원 등의 활약으로 인해 김민재의 공백을 잘 채워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김민재의 역할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라 김민재가 혹여 부상을 당하면 월드컵처럼 다른 선수가 공백을 채워주는 건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아시안컵은 토너먼트 대회라 월드컵처럼 일정도 빡빡하게 진행된다. 아시아 국가들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서 어느 경기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서 매경기 베스트 라인업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는 계속해서 뛰는 게 행복하다고 했지만 관리가 필요해진 시점은 맞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김민재는 혹사와 별개로 세계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AFC은 31일 카타르 도하에서 2022 AFC 어워즈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민재는 해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을 수상했다. AFC는 "김민재는 1990년 이후 SSC 나폴리를 첫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면서 특별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민재의 주가는 2021년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급등했다"며 김민재의 활약을 조명했다.
한국 선수가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을 받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김민재에 앞서서는 손흥민이 2015년, 2017년, 2019년에 수상한 적이 있다. 김민재는 이번에 메흐디 타레미(이란), 미토마 카오루(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생애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까지 수상한 김민재는 최고의 10월 31일을 보냈다. AFC의 발표에 앞서서 31일 새벽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시상식이 진행됐다.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에서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시상식에서 발표될 김민재의 발롱도르 순위에 온 아시아가 주목했다. 지난 9월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이 공개됐을 때부터 김민재는 역사를 썼다. 아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센터백이 발롱도르 최종후보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도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게 최초였다. 김민재는 설기현, 박지성(이상 2005년), 손흥민(2019년‧2022년)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4번째로 발롱도르 후보로 지명됐다.
김민재가 2022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손흥민이 달성한 아시아 역대 최고 발롱도르 순위인 11위에 도전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프랑스 풋볼'은 본격적인 시상식을 앞두고 30위부터 차례대로 순위를 발표했다. 발표된 순위는 30위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20위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 28위 랑달 콜로 무아니(파리 생제르맹), 27위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26위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25위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 순서였다.
25위까지 발표되면서 김민재는 전 세계 센터백 중 발롱도르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게 확정됐다. 김민재와 함께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센터백 두 명인 디아스와 그바르디올이 김민재보다 먼저 순위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24위인 부카요 사카(아스널)와 23위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개된 후 22위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역사상 센터백 최초로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오른 김민재는 22위라는 높은 순위로 첫 발롱도르 시상식을 마무리했다.
사진=스카이 스포츠, AFC, 프랑스 풋볼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