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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에서 발생한 포항의 '황당 교체 실수'.
포항의 몰수패 징계 여부에 따라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해관계가 얽힌 리그 상위권 구단들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결정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징계 결정은 포항 구단과 심판진의 책임 무게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상으로 실려 나가는 포항 김용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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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과 포항은 지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경기에서 맞붙었다. 2위 포항이 이날 승리하지 못한다면, 다음 날 1위 울산 현대가 조기에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 더욱 팬들의 주목을 받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 경기는 결과보다 '교체 실수'로 경기 이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과는 이렇다.
전반 22분, 포항 김용환이 볼 경합 중 부상을 당해 교체가 필요한 상황. 김용환은 경기장에 다시 들어가지 않고 곧장 벤치로 향해 휴식을 취했다.
전반 26분, 이미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김용환을 대신해 들어간 선수는 신광훈이었다. 하지만 이때 대기심은 이 둘의 교체가 아닌, 7번 김인성과 17번 신광훈의 교체 사인을 들어 보였다.
전반 28분, 이 사실을 깨달은 전북 벤치 측에서 심판진에 항의했고, 포항은 곧장 김인성 대신 김승대를 급히 투입했다. 공식적으로는 김용환을 김승대로 교체한 것. 이날 경기는 결국 1 대 1 무승부로 종료됐다.
항의하는 전북 벤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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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30일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규정 제33조 제2항과 동 규정에 따라 포항의 0 대 3 몰수패 처리 및 김인성과 신광훈에 대한 사후 퇴장 징계를 요청하는 공식 이의 제기 공문을 접수했다.
규정에 따르면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 대 3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
무엇보다 전북은 다음 시즌 ACL 진출권 획득을 위해 승점 1점도 소중한 상황이다. K리그 팀이 2024-2025 ACL 엘리트(ACLE)에 나가기 위해선, 적어도 리그 3위 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2위부터 4위 순위는 포항(승점 60점), 광주(승점 57점), 전북(승점 53점) 순서다.
만약 전북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포항이 몰수패 징계를 받게 된다면, 포항 승점 59점, 광주 승점 57점, 전북 승점 55점으로 각 팀 사이 승점 차가 훨씬 좁혀지게 된다. 전북으로서는 남은 3경기에 큰 동기부여를 얻게 되는 것이다.
'3번 김용환'을 적었어야 할 자리에 '7번 김인성'을 기재한 포항. 전북 현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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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포항 구단과 심판진 중 어느 쪽의 책임이 더 무겁냐에 따라 징계 수위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우선 포항은 심판진에게 적어 내는 '선수교체표'에 선수명을 잘못 기재해, 사건의 발단을 만들었다. 하지만 심판진에게도 책임이 따른다. 교체 판을 들고 서 있던 대기심은 7번 김인성이 그라운드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문제없이 경기를 그대로 진행한 것이다.
앞서 K리그에서는 교체와 관련된 해프닝이 종종 발생했다. 지난 2021년 9월 18일 열린 K리그1 광주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광주가 3회 교체를 넘어 교체를 4번 진행해 0 대 3으로 몰수패를 당한 바 있다.
당시 연맹은 "설령 무자격선수가 출장하는 과정에서 대기심의 실수라는 요인이 개입됐더라도, 해당 대기심의 책임에 따른 조치와 별개로 대회 요강에 따라 경기 결과를 광주의 0-3 패배로 간주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경기 관련 규정을 준수할 책임은 기본적으로 경기에 참가하는 팀에 있다"고 근거를 설명했다.
반면 심판진의 책임 더 크게 따진 경우도 있었다. 2000년 7월 1일 전북과 부천 SK(현 제주) 경기에서 박성배와 조란이 교체되는 상황이었는데, 박성배가 아직 그라운드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조란이 들어가 약 10초간 전북이 12명이 뛰었다.
하지만 당시 부천의 제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체 과정에서 심판들의 잘못이 컸다는 것이 이유였다.
포항 김기동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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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이번 사건과 가장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4월 2일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의 경기다.
뮌헨은 후반 40분 킹슬리 코망과 코랑탱 톨리소를 한 번에 교체 아웃 하려 했는데, 코망이 경기장에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교체가 이뤄져 약 17초간 12명이 뛰었다.
프라이부르크는 경기 후 뮌헨이 경기 규정을 위반했다며 몰수패를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축구협회는 교체 과정에서 관리를 못 한 심판진의 책임이 더 크다며 뮌헨에 몰수패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연맹은 해외 사례 등을 검토, 36라운드가 진행되기 전 주중에 징계 여부를 결정낼 것으로 보인다. 우승팀이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 내년 아시아 무대로 향할 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징계 결과에 더 많은 눈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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