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그려진 이중섭의 은지화 ‘가족을 그리는 화가’. 현행 문화재보호법에서는 제작 시점이 50년 지난 작고작가의 작품이어서 국외 반출이 엄격하게 규제되는 일반동산문화재 범주에 들어간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만들고 나서 50년 지난 국내 근현대 미술품들 가운데 현재도 살아있는 작가의 작품은 앞으로 나라 바깥에서 자유롭게 전시하거나 팔 수 있게 된다.
문화재청은 국외 반출을 막는 ‘일반동산문화재’ 범위에서 생존 작가 작품을 제외하는 내용의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30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기존 문화재보호법이 규정한 일반동산문화재는 제작 시점이 50년 이상 지났으나 상태가 양호하고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들 가운데 희소성이나 명확성, 특이성, 시대성이 있다고 판단된 것들이다. 원칙적으로 국외 반출이 금지되며, 교류 전시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문화재청장 허가를 받아 반출할 수 있게 규정됐다.
개정안에서는 이와 관련해 미술, 전적(책)과 생활 기술 분야 생존 작가 작품은 일반 동산문화재의 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생존한 원로 작가의 일부 작품이 기존 법규상 규제에 묶여 최근 성행하는 국외 미술품장터(아트페어)에 전시하고 파는 길 자체가 가로막혔다는 미술시장 업계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란 설명이다.
문화재청 쪽은 “시행령이 바뀌면 생존 작가 작품의 국외 반출과 해외 매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미술시장이 활성화하고 작가 창작 활동 기반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정안은 다음달 29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받은 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게 되며 이견이 없으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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