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켰다' 이강인, PSG·UCL 데뷔골! "뎀벨레보다 훨씬 위협적"+평점 7.5...PSG, 밀란 3-0 꺾고 16강 청신호

[사진]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축하를 받는 이강인.

[사진] 데뷔골 후 곤살로 하무스에게 안기는 이강인.

[OSEN=고성환 기자] 19분이면 충분했다. 이강인(22)이 약속대로 '꿈의 무대'에서 득점포를 터트렸다. 그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첫 골이자 파리 생제르맹(PSG) 데뷔골이었다.

PSG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AC 밀란을 3-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PSG는 지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1-4 대패를 만회하며 2승 1무, 승점 6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밀란은 이번에도 조별리그 첫 승 신고에 실패하며 2무 1패, 승점 2로 최하위가 됐다.

PSG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킬리안 음바페-콜로 무아니-우스만 뎀벨레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비티냐-마누엘 우가르테-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중원을 채웠다. 뤼카 에르난데스-밀란 슈크리니아르-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지켰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렸다.

밀란도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하파엘 레앙-올리비에 지루-크리스천 풀리식이 공격 조합을 맞췄고 티자니 라인더르스-라데 크루니치-유누스 무사가 중원에 섰다. 테오 에르난데스-피카요 토모리-말릭 티아우-피에르 칼룰루가 포백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마이크 메냥이 꼈다.

팽팽하던 흐름 속에서 PSG가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22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공을 잡은 음바페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메냥의 선방에 막혔다.

밀란도 반격했다. 전반 26분 레앙이 지루와 공을 주고받은 뒤 박스 바깥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PSG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2분 음바페가 자이르에머리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들어갔다. 그는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기습적인 낮고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전반은 그대로 PSG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후반에도 PSG가 매서운 공격을 펼쳤다. 후반 3분 역습 상황에서 뎀벨레가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앞선 상황에서 우가르테의 파울이 선언되며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밀란도 좋은 기회를 잡았다. 후반 5분 순식간에 박스 우측으로 침투한 풀리식이 골문 앞으로 쇄도하는 지루에게 공을 건넸다. 그러나 패스가 길었고, 지루의 몸을 날린 슈팅은 옆그물을 때렸다.

위기를 넘긴 PSG가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8분 뎀벨레가 음바페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슈팅했지만, 메냥에게 막혔다. 흘러나온 공을 콜로 무아니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PSG는 후반 24분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변화를 꾀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우가르테와 뎀벨레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파비안 루이스,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강인은 뎀벨레가 뛰었던 오른쪽 측면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동료들에게 공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밀란이 좀처럼 PSG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36분 레앙이 박스 왼쪽으로 빠르게 침투하며 슈팅 기회를 잡았다. 그는 가까운 골대 쪽을 노리고 슈팅했지만, 돈나룸마가 몸을 날려 공을 쳐냈다.

골대가 PSG의 쐐기골을 가로막았다. 후반 37분 하키미가 우측으로 오버래핑한 뒤 중앙으로 공을 건넸고, 비티냐도 욕심내지 않고 왼쪽 음바페에게 패스했다. 그러나 음바페의 마무리 슈팅은 메냥 손에 맞고 골대를 때렸다.

경기 막판 이강인이 폭발했다. 후반 44분 공을 잡은 그는 자이르에머리에게 패스한 뒤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자이르에머리는 낮고 빠른 컷백 패스를 보냈고, 하무스가 센스 있게 헛발질하며 공을 뒤로 흘렸다.

후반 막판 찾아온 결정적인 득점 기회. 이강인이 놓칠 리 없었다. 그는 기다리지 않고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그 덕분에 PSG는 3-0으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조커로 나선 이강인은 짧은 시간이지만, 골 맛까지 보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PSG 유니폼을 입고 5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하며 어릴 적부터 꿈꿨다는 UCL 무대 데뷔골을 쏘아 올렸다.

평점도 높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7.5점을 매겼다. 선발 출전 선수까지 모두 포함해 팀 내에서 5번째로 높은 점수이자 교체 출전 선수 중 1위였다.

이날 이강인은 약 19분간 경기장을 누비며 볼 터치 21회, 패스 성공률 93%(14/15), 슈팅 1회, 롱패스 성공 1회(1/1), 태클 성공 1회(1/2), 리커버리 1회, 지상 볼 경합 승리 3회(3/5) 등을 기록했다.

현지 매체에서도 호평 일색이었다. 'PSG 토크'는 "비록 늦은 시간 기록한 골이지만, 이강인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다. 그는 아름다운 경기에 감탄사를 더했다"라고 칭찬했고, '레퀴프' 역시 "이강인은 올 시즌 PSG 소속으로 UCL 두 경기를 치렀다. 그는 자이르에머리의 패스를 받아 기가 막힌 왼발 슈팅으로 득점했다"라고 강조했다.

'푸트 메르카토'는 아예 이강인이 뎀벨레의 주전 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이강인의 위협이 뎀벨레 주위를 맴돌고 있다"라며 "19분이면 충분했다! 뎀벨레는 더욱 걱정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경기 내내 뎀벨레보다 훨씬 깔끔하고 결정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마지막에 터진 아름다운 골은 금상첨화였다. 그의 효율성은 최고조를 찍었다"라고 극찬했다.

이강인은 이날 득점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파리로 돌아오며 금의환향했다. 의무가 아니었던 아시안게임 차출에 응한 PSG도 이강인의 병역 특례에 미소를 지었다.

이강인의 활약은 국가대표팀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10월 A매치에서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아 펄펄 날았다. 그는 튀니지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데 이어 베트남전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렸다.

이제 이강인은 마지막 숙제인 리그 1 데뷔골에 도전한다. PSG는 오는 29일 브레스투 원정 경기를 펼친 뒤 내달 4일 홈으로 몽펠리에를 불러들인다. 짧은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빡빡한 일정인 만큼, 이강인도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대표팀 포함 최근 4경기에서 4골을 터트린 이강인의 발끝에 다시 한번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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