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과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챔피언인 파푸 고메스(AC몬차)가 도핑으로 인해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지난 20일(한국시간) "파푸 고메스는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징계를 받으면서 월드컵 우승과 유로파리그 우승 타이틀을 잃을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1988년생으로 35살인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고메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아탈란타BC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떨쳤다. 찬스 메이킹이 뛰어난 플레이메이커로 알려진 그는 2014년부터 2021년 1월까지 아탈란타에서 뛰면서 252경기에 나와 59골 72도움을 기록하며 주장 완장까지 찼다.
특히 2019/20시즌 리그 7골 16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8골 18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면서 이탈리아 세리에A 도움왕, 베스트 미드필더, 올해의 팀에 모두 선정됐고, UEFA 올해의 스쿼드에도 뽑혔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고메스는 대표팀에도 발탁돼 아르헨티나 전성기를 함께하는 행운을 누렸다. A매치 출전은 17경기로 많지 않지만, 2021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와 2022 피날리시마 모두 우승했고, 결정적으로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발탁되면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월드컵 때 고메스는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과 16강 호주전까지 2경기 출전이 끝이었지만,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을 추가했다. 또 과거 동갑내기 친구이자 훗날 아르헨티나 레전드가 된 앙헬 디 마리아(SL벤피카),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함께 2007 캐나다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어느덧 35세에 접어들어 축구선수로서 황혼기를 맞이한 고메스는 이제 현역에서 은퇴하는 날이 머지 않았지만, 도핑을 했다는 게 발각돼 축구 커리어와 명예에 큰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앞서 '렐레보'를 비롯해 다수의 언론들은 일제히 "월드컵 챔피언 파푸 고메스는 금지 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2년 동안 출전 금지 처분을 받게 됐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고메스 상황에 대해 '렐레보'는 "세리에A 몬차와 계약을 체결한지 불과 3주 만에 고메스는 반도핑 당국으로부터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라며 "그는 카타르 월드컵을 며칠 앞둔 2022년 11월에 실시된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양성 판정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고메스는 지난 시즌까지 스페인 라리가 세비야FC에서 뛰었지만 최근 구단과 계약을 해지한 이후 지난달 30일에 몬차와 2024년까지 1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이어 "이 사건은 고메스가 세비야에 있었을 때 의사들이 도핑 검사를 하기 깜짝 방문했을 때 일어났다"라며 "그는 며칠 전에 몸이 좋지 않아 클럽 의료진과 사전 협의 없이 자녀가 먹던 시럽형 약물을 복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라고 덧붙였다.
도핑 테스트에서 검출된 약물은 '터부탈린'으로 알려졌다. 터부탈린은 기관지 확장제로, 천식 치료 등에 사용되지만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효과도 있어 스포츠계에서 금지 약물로 분류됐다. 즉, 고메스가 고의가 아니라 정말로 몸이 안 좋아 자녀들이 먹는 기관지 치료제를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의도와 상관 없이 프로축구선수가 클럽 팀 닥터와 상의도 없이 무단으로 약물을 복용했기에, 고메스는 비난과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지 약물 양성 판정으로 징계를 받게 되면서 약물 반응이 검출된 이후 고메스가 들어 올린 타이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렸다. 고메스는 도핑 테스트를 받은 이후 아르헨티나 대표팀 일원으로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뿐만 아니라 2022/23시즌 세비야와 함께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에 대해 '렐레보'는 "세계반도핑규약에 따르면, 금지된 특정 약물이 분석 결과 양성으로 나와 2년간 처벌은 받게 된 고메스는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과 세비야 시절에 얻은 유로파리그 우승 타이틀을 잃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세계반도핑기구(WDA)가 금지한 물질에 대해 양성 반응이 나와 자격 전지가 내려진 경우 선수는 출전 정지를 받은 날부터 월드컵과 유로파리그 챔피언임을 인정하는 메달을 잃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와 세비야는 우승 자격에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도핑으로 인해 선수뿐만 아니라 클럽까지 타이틀이 박탈당하는 경우는 규정상 팀원 2명 이상이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게 드러났을 때뿐이다.
35살 나이에 2년 자격 징계를 받게 돼 사실상 현역에서 은퇴하게 생긴 고메스 항소를 통해 징계 수위를 낮출 수 있다. 매체는 "고메스가 항소해 제재가 완화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나 35세라는 점이 징계 수위를 낮추는 열쇠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고메스의 현 소속팀 몬차는 곧바로 성명서를 통해 "우린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스페인 반도핑 위원회의 1심 선고 통지를 받았고, 이 선고는 선수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2년 자격 박탈을 규정한다"라며 "우린 다음 절차 단계를 평가할 권리를 보유 중이다"라며 고메스에 대해 어떤 처분을 내릴지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EPA, AP, DPA,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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