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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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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한밤 의총서 김기현 거취 격론... 金 “총선 지면 정계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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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직 당직자 8명 전원 사퇴

조선일보

국민의힘 김기현(가운데) 대표 등이 15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비상 의원총회 회의장에 들어가고 있다. 사무총장을 맡았던 이철규(맨 오른쪽) 의원 등 친윤계 핵심 당직자 8명은 전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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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 8명 전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3일 후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15일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고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당 쇄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의총에서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면 정계 은퇴 할 각오로 책임지고 뛰겠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당 혁신 기구와 총선 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인재 영입위 활동 계획도 밝혔다”며 “당과 정부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용산(대통령실)에 할 말을 하는 당정 관계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의원은 김 대표 사퇴를 주장했다. 5선 서병수 의원은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구청장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핵심 당직자들이 모두 사퇴했는데 대표까지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과한 것 아니냐”는 반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의총을 하루 앞둔 14일 총선 실무를 총괄하는 이철규 사무총장과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등 ‘친윤’ 핵심들과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이 일괄 사퇴했다. 김 대표는 “통합형으로 일신하고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나흘 만인 15일 오후 4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애초 김기현 대표는 오후 6시 대통령실 등과 고위당정협의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의총은 의원 20여 명이 발언에 나서며 오후 8시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저녁 식사는 김밥으로 해결했다. 당의 혁신과 변화는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제일 먼저 발언에 나선 친윤계 이용 의원은 “단결해야 한다. 내부 총질을 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자 페이스북에서 당대표 사퇴를 주장했던 서병수 의원이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민심을 못 읽으면 되겠냐”고 반박했다. 비윤계 김웅 의원은 “바이든, 체리따봉 등 모두 대통령의 잘못 같은데 백날 우리끼리 모여서 이야기해봤자 무엇이 바뀌겠느냐”고 했다. 김웅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은 분명히 바꾸라고 하는데 바꾸지는 않고 우리는 잘했다는 이야기만 할 거면 의총은 뭐하러 하느냐”고 했다. 김미애 의원은 “우리 당이 약자한테 공감한 적 있었나. 반성해야 한다”고 했고, 허은아 의원은 “이쯤되면 다 같이 용산 가서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도끼 상소라도 올렸어야 한다”고 했다. 최재형 의원은 “참패 책임을 지고 김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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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회의전 의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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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진석 의원은 “이게 송파구청장 선거였으면 우리는 당연히 이겼다. (민주당 텃밭인) 강서구청장 선거였기 때문에 진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대표가 사퇴하면 그다음에 대안은 뭐냐. 그래서 비대위에 준하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라며 “과감한 변화와 혁신 경쟁을 해서 먼저 물꼬를 트는 쪽이 총선에서 이긴다”고 했다. 김승수 의원은 “구청장 선거라는 점을 고려하면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는) 상당히 크게 책임을 진 것”이라며 “당대표를 넘어 대통령까지 비난하는 분들은 민주당보다는 내부 공격에 집중했던 분들”이라고 했다. 영남 지역 의원들은 “대통령은 충분히 잘하고 계신다. 대통령 아니면 우리가 대선을 어떻게 이겼겠느냐”며 “단결해야 하고 김 대표한테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전체 발언에서 김 대표 사퇴론은 소수에 그쳤다. 우리 당의 영남 비율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의총 마지막에 30여 분을 발언했다. 한 의원은 “김 대표가 ‘이번 선거를 이렇게 치르지 않고 무슨 방법이 있었느냐’ ‘후보를 내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얘기한 사람들이 있었느냐’며 선거 패배에 대해 변명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김 대표가 ‘그럼 공천을 안 했어야 하냐’ ‘공천하고 선거운동을 안 했어야 되냐’고 변명하는데 그래놓고 무슨 변화와 혁신을 한다는 거냐”고 했다.

김 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 인선은 통합형, 수도권·충청권을 중심으로 전진 배치된 형태로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친윤 핵심 당직자들이 사퇴하면서 생긴 빈자리에 ‘수도권·비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2기 쇄신 지도부를 새로 꾸려 내년 총선까지 당의 ‘질서 있는 변화’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기존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리더십으로 바꾸지 못하면 비대위 전환은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용산과 집권 여당의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 ‘충성스러운 반대(loyal opposition)’가 가능하고 정책 등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지난 3월 김기현 체제 이후 국민의힘이 존재감을 보인 적이 있었느냐”며 “의대 정원 확대든 연금 개혁이든 당이 정책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고 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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