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전 멀티 골 맹활약…"제일 중요한 건 결국 팀의 승리"
경기장 돌며 인사하는 이강인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제일 중요한 건 팀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A매치 1, 2호 골을 연달아 신고한 '슛돌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축구 선수 경력에 남을 기념비적인 활약에도 여러 차례 '팀 승리'를 강조했다.
이강인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친선 경기에서 선발 측면 공격수로 출전, 멀티 골을 폭발했다.
후반 10분 0-0의 균형을 깨는 그림 같은 프리킥에 성공하며 A대표팀에서 드디어 첫 골을 넣은 이강인은 2분 만에 추가 득점까지 올리며 맹활약했다.
A매치 15번째 경기에서 1·2호 골을 넣은 이강인이 이후 공을 잡을 때마다 '상암벌'에 모인 5만9천여 관중은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튀니지를 4-0으로 격파하는 데 1등 공신이 된 이강인을 후반 45분 문선민(전북)과 교체하며 벤치로 불러들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강인은 "일단 정말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내가 대표팀에 (앞으로도) 계속 올 수 있다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의 승리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대회든 (팀이) 우승하도록 돕고 싶다. 내가 경기력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데 (어느 경우든)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을 향한 한국 축구팬들의 성원을 본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게 선수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이강인은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지만 더 겸손하고, 배고픈 자세로 노력해야 한다"고 짚기도 했다.
이강인 끌어안는 김민재 |
자신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이강인은 거듭 '팀 승리'를 강조했다.
'자만하지 말라'는 취지의 클린스만 감독의 조언에 대해 이강인은 "그런 부분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다. 잘 모르겠다"며 "내가 부진할 수도 있고, 경기를 못 할 수도 있다. 또 경기력이 좋을 수도 있고,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도 있는데 항상 팀에 도움이 되고 승리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는 것,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시원한 '안방 승리'를 안긴 이강인의 활약은 한국 축구 간판 손흥민(토트넘)이 결장한 상황에서 나온 터라 더욱 뜻깊다.
이와 관련, 이강인은 "(손흥민의 결장에 따른) 부담은 없었다. 다음 경기에는 흥민이 형이 컨디션을 회복해서 같이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확실히 골잡이는 아닌 것 같다. 한 골을 넣으면 두 골째를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제일 중요한 건 결국 팀의 승리"라고 했다.
이강인에게는 최근 경사도 있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황선홍호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팬들에게 손 흔드는 이강인 |
유럽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군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대 과제였던 이강인으로서는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이라는 최고의 포상을 누리게 됐다.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오면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된다.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해당 종목에 몸을 담으면서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해야 한다.
다만 이강인이 황선홍호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지는 않았다. 팀의 우승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었다.
황선홍호에서 금메달을 딴 게 이번 경기에 활약할 동기를 줬냐는 질의에 이강인은 "그런 건 없다. 훈련할 때마다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하더니 또 한 번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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