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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당 임명직 총사퇴” “왜 저자세로 가나”… 與 보선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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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책임론 속 쇄신 시동

조선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나온 뒤 긴급 소집된 최고위원회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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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다음 날인 12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대통령실에 건의하고, 내년 총선을 대비한 혁신안을 마련하는 등 쇄신에 일단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당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과 사퇴 요구가 제기되는 등 내부 혼란은 계속됐다.

국민의힘 일부 지도부 인사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대통령실에 건의해야 한다”는 뜻을 김기현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주식 파킹(주식을 제3자에게 맡겨 놓음)’ 의혹과 ‘청문회 중도 이탈’ 등으로 논란이 된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여론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김 후보자는 이 같은 우려를 당과 대통령실 등에서 전해 들은 뒤 거취를 결정했다고 한다. 당내에서는 “보선 패배로 당정이 ‘수도권 위기론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된 결과”라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 총선을 대비한 혁신안도 이르면 13일 발표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총선 기획단 조기 출범’ ‘영입 인재 조기 발표’ ‘미래비전특별위원회 발족’ 등을 주요 혁신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기획단은 총선 전략의 큰 틀을 기획하는 당내 기구로 통상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는다. 김 대표는 당초 본격적인 총선 체제를 연말 이후 가동하기로 계획했지만, 보선 패배로 총선 기획단을 조기에 출범시켜 혁신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이와 맞물려 총선 출마를 위해 당으로 영입한 외부 인사를 공개하는 시점도 앞당기기로 했다.

김 대표는 조만간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비율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물갈이’로 인적 쇄신 경쟁에 불을 붙이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친윤 주류 의원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선언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일부 여권 인사는 사석에서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완패하면 김기현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날까지 여당 의원 가운데 지도부 사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없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선거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만 했다. 당 혁신 기구로 출범하는 미래비전특위 위원장도 김 대표가 직접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쇄신 작업도 본인이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선 패배 후 긴급 소집된 이날 여당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에선 수도권 당직자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보선 결과에 책임지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최고위원을 포함한 일부 참석자는 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임명직 당직자 전원의 사퇴를 김 대표에게 건의했다고 한다. 임명직 당직자는 사무총장,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 등이다. 하지만 비수도권 출신 참석자는 “왜 저자세로 나가나” “그렇게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 요인 외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영장 기각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강서구청장 선거 상임고문을 맡았던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제명하라고 주장했다. 유세 때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네”라고 하자 안 의원이 “정말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웃으며 받아쳤는데, 이 전 대표가 “안 의원 막말 때문에 선거에 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길게 쓰고 자빠졌죠?”라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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