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들은 한결같이 낮게 내려앉은 느낌이다. 오중탑이고 금당이고 아래층을 이중으로 덧붙여 대지에 뿌리내린 힘을 강조하고 있다. 지붕선들도 일직선으로 반듯하고 추녀 끝만 아주 조금 반전시켰을 뿐이다. 여기에서 일어나는 미감은 직선의 정결함과 엄격함이다.”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일본 아스카 시대의 대표 사찰인 교토 호류지(法隆寺) 안에서 일본미의 한 특징을 목도한다. 그것은 부석사 무량수전 팔작지붕의 날갯짓 같은 곡선의 미가 아닌, 정결함과 엄격함이 도드라지는 직선의 미였다.
유홍준/창비/2만2000원 |
“일찍이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미의 특질을 곡선의 아름다움에서 찾았다는데, 나는 이곳 일본 땅 법륭사에서 직선의 미를 본다. 한국의 건축은 하늘을 향해 날갯짓하는 상승감의 표정이 많은 데 비하여, 일본의 건축은 대지를 향해 낮게 내려앉은 안정감을 강조한다. 그것은 미감의 우열이 아니라 두 민족의 정서 차이일 뿐이다.”
유 전 청장은 2013년 출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을 모본으로 삼아서 일본 문화의 정수를 품은 천년고도이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 교토 답사기를 펴냈다.
책 제1부에서는 교토 전사에 해당하는 아스카 시대와 나라 시대의 대표 사찰인 호류지와 도다이지(東大寺)를 소개하고, 2부에선 천년고도 교토가 역사적 도시로 발전해 가는 단계에서 조성된 명소 고류지와 기요미즈데라 등을 소개한다. 3부에선 교토 여행의 꽃이라 부를 만한 덴류지, 료안지, 긴카쿠지 등의 명소를 차례로 소개한다. 부록으로 교토 지도와 답사 일정표, 교토 사찰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해설도 곁들였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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