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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엄정화 열연으로 채운 '화사한 그녀'…천연덕스러운 연기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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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에 드라마·범죄·액션 섞은 복합장르…주변 이야기 많아 산만

연합뉴스

영화 '화사한 그녀'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억척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속마음은 여리고 따뜻한 그녀. 뻔뻔하게 굴지만 넘치는 애교로 사랑스러움을 뿜어내는 히로인.

영화 '화사한 그녀'의 지혜(엄정화 분)는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이다. 은퇴 전 인생 역전을 노리며 문화재를 빼돌린 친일파 후손의 집을 털 계획을 세운다. 작전은 단순하다. 이 집의 허세 가득한 아들 완규(송새벽)를 유혹하는 것.

지혜는 우연한 만남을 위해 완규가 애지중지 키우는 고양이를 납치하고, 강렬한 빨간 드레스를 입고 눈도장을 찍는다. 완규의 집 지하에 보관된 문화재들 사이에 숨겨져 있다는 금을 찾기 위해 미대 강사 사칭도 불사한다.

다만 지혜는 한물간 사기꾼이다. 그만큼 엉성한 구석이 많다. 그래도 상황은 어찌어찌 잘 굴러간다. 여기에는 지혜를 연기한 엄정화의 공이 크다. 천연덕스러운 생활 연기로 웃음을 터트리는 '엄정화표 코미디'가 허술한 사기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캐스팅 1순위였다는 엄정화는 순간순간 위기를 모면하는 지혜를 능수능란하게 선보인다. 청순함과 섹시함을 겸비한 영화배우 모니카 벨루치를 뺨치는 스타일부터 헬멧을 쓰고 음식을 배달하는 기사까지 다양한 모습을 척척 소화한다. 이런 변신에는 엄정화의 의견이 반영됐다.

엄정화는 5일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지혜는 스스로를 숨기며 살아가는 캐릭터여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다른 옷과 분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적극적으로 외형 변화를 주자고 제안했고, 감독과 의상팀이 반영해줬다. 촬영하며 변신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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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사한 그녀'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송새벽의 연기도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송새벽은 완규를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초점을 잃은 멍한 눈빛으로 밉지 않게 구현한다. 말이 빠르고 발음이 또박또박한 지혜와 달리 어딘가 부족한 완규는 묘한 화합을 형성한다.

영화는 코미디에 드라마, 범죄, 액션 등을 섞은 복합장르를 표방한다. 다양한 장르의 매력을 보여주려다 보니 사기극 외 스토리와 캐릭터가 흐름을 다소 산만하게 한다. 지혜의 딸 주영(방민아)이 어렸을 때 포기한 꿈이나 주영과 지혜를 쫓는 형사와의 애정 전선이 중간중간 튀어나와 중심 이야기인 사기극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코미디에 방점을 찍은 작품임에도 범죄 오락물 문법을 충실히 따르다 보니 클라이맥스에 액션과 정의 구현을 욱여넣은 듯한 느낌을 준다. 치밀한 계획과 첨단장비를 준비한 범죄단이 아닌 허술한 사기꾼 이야기라서 엉뚱하다. 빈틈없는 전개를 기대했던 관객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측면도 있다.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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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사한 그녀'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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