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두번째 골을 넣은 정우영이 환호하고 있다. 항저우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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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골 넣은 시간을 스스로 기억하고 싶어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황선홍호’가 결승으로 진격하는 데 스코어러 구실을 하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대회 기간 선보이는 ‘시계 골 세리머니’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에서 2-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연속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국은 7일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승리의 주역은 정우영이다.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그는 홀로 2골을 몰아치며 ‘히어로’가 됐다. 이번 대회 6~7호 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단독 선두다.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마란 모하메드(5골)인데 이미 대회에서 짐을 쌌다. 정우영의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서정원이 4골을 넣어 공동 득점왕에 오른 데 이어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이번 대회 수장인 황 감독이 11골로 단독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5년 전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할 때 황의조(노리치시티)가 9골을 터뜨리며 역시 득점왕 주인공이 됐다. 정우영이 바통을 이어받을 기세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같이 경기를 잘 마무리해주서 고맙다. 여기에 왔을 때 결승만 보고 달려왔다. 오늘 골로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고 웃었다. ‘득점왕 유력’ 얘기엔 “득점왕에 대한 생각은 품고 있지 않다. 그저 골 찬스가 왔을 때 결정하려고 많은 준비를 했다”며 “선수들이 잘 도와준다, 주장 (백)승호 형부터 막내까지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골을 넣을 때마다 펼치는 시계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골 넣을 시간을 스스로 기억하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했다.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와 비교된다는 말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난 나만의 세리머니를 하는 것 뿐”이라고 웃었다.
정우영은 전반 4분 선제골에 이어 1-1로 맞선 전반 38분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기습적으로 결승골을 꽂아넣었다. 그는 “(골문 앞에서) 걷어낼 줄 알았는데 갑자기 등을 지더라. 내겐 기회라고 생각해서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 골을 많이 넣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2선에서 조력자 구실을 주로 한다. “(골 넣으려고) 많은 생각을 품고 뛰진 않았다”고 언급한 정우영은 “훈련 때부터 공을 찼을 때 들어가는 느낌이 있다. 골을 넣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일본전에 대해서는 “모든 선수가 한 경기만 보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게 한일전이 돼서 동기부여가 강하고 의지도 강하다. 잘 준비해서 꼭 좋은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황의조의 9골’ 기록 도전 얘기가 나오자 “더 넣으면 좋겠지만 누가 넣든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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