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외산폰 무덤’ 한국, 중저가 단말 출시 안 하는 삼성···왜

경향신문
원문보기

‘외산폰 무덤’ 한국, 중저가 단말 출시 안 하는 삼성···왜

속보
스페인에서 또 열차 탈선사고 2건, 1명 죽고 20여명 부상
삼성·애플 양강 구도 속 해외보다 단말 선택권 적어

정부가 가계통신비 경감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중저가 단말기 출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판매 모델보다 기기 성능(스펙)이 좋은데도 해외에선 가격이 더 저렴한 모델까지 있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는 애플 아이폰이 유일한 경쟁자여서 굳이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늘릴 유인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4일 박완주 무소속 의원실이 각국의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해외에서는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 A 시리즈뿐 아니라 M·F 시리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인도, 베트남, 태국, 프랑스, 중국, 영국, 미국, 호주 등 8개국 평균 11종을 판매 중이며, 인도에서는 37종의 중저가 단말기를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반면 현재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중저가 단말기는 5세대 이동통신(5G)용 1종, 4세대 이동통신(LTE)용 1종 등 총 2종에 불과했다.

특히 해외에서 판매 중인 삼성 스마트폰이 국내 판매용에 비해 성능은 높고 가격은 더 싼 사례도 있다.

예컨대 삼성 갤럭시 A24 모델(램 4GB, 저장용량 128GB)의 국내 판매가격은 39만6000원으로, 태국에서는 이보다 고성능 사양(6GB, 128GB)인 A24가 지난 2일 환율 기준 10만원가량 싼 29만3803원에 판매 중이다.


A34 5G 모델(6GB, 128GB)도 국내에서는 49만9400원에 구매할 수 있으나 인도에서는 같은 모델이 43만9813원에 팔리고 있다. 이 모델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베트남(8GB, 128GB)과 태국(8GB, 256GB) 제품 판매가격 역시 47만2881원과 47만7453원으로 한국보다 낮다.

대다수 국가에서 판매 중인 중저가 갤럭시 A14 기종은 5세대(G) 버전과 LTE(4G) 버전을 모두 출시해 지난해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영국, 미국, 인도에서 판매량 ‘톱 5’에 등극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해당 기종이 출시되지 않아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

박 의원은 삼성전자의 고가 단말기도 해외에서는 저용량 옵션을 추가 판매해 국내 고객보다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3 모델의 경우 한국에서는 저장용량 256GB와 512GB 모델만 팔리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128GB의 더 저용량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중저가 단말기 출시가 부진한 것은 팬택에 이어 LG전자까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데 이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폰이 국내에서는 좀처럼 팔리지 않는 영향도 있다. 고가 스마트폰 위주의 판매 정책을 쓰는 애플과만 경쟁하면 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는 굳이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늘릴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는 가계통신비 증가의 원인인 고가 단말기 가격 인하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비 지출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가운데 휴대전화 같은 통신기기 가격은 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통신 서비스 이용료는 2.5% 오르는 데 그쳤는데도 거의 모든 대책이 단말기 제조사가 아닌 통신 3사를 향해 있다.

박 의원은 “국내 단말기 시장은 사실상 특정 기업(삼성전자, 애플)의 독과점 상태로 단말기 가격의 공정한 경쟁이 불가하다”며 “정부가 외산 단말기 도입 등 국내 단말기 시장의 건전 경쟁을 유도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통신 3사를 통한 것까지 더하면 모두 11종의 중저가 단말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처럼 정책적으로 사실상 고가 단말기만 파는 게 아니라, 다양한 모델을 자사 홈페이지뿐 아니라 통신사 유통망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는 취지이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