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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항저우 NOW] 5경기 전부 다른 라인업…'이강인도 빼는' 황선홍표 로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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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김건일 기자] 황선홍 감독은 중국과 8강전을 앞두고 "첫 번째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이 16강까지 경기했던 상대들보다 전력이 두 단계는 높다고 평가받으며, 개최국으로서 경기마다 구름 관중을 불러 모아왔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VAR까지 없다. 여러 변수 속에 치르는 단판 승부는 황선홍호엔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황 감독이 중국전에 꾸린 선발 라인업은 파격적이었다. 1일 중국 항저우 황룡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에서 황 감독은 이강인을 포함해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에 선발 출전했던 7명을 벤치에서 대기시켰다. 이강인은 바레인과 조별리그 3차전에 이어 키르기스스탄과 16강까지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으로 몸 상태를 증명했던 상태. 두 경기 모두 경기 도중 벤치로 불러들이는 등 충분한 관리도 있었기 때문에 중국과 8강전 선발은 확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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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달리 선발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이강인만이 아니다. 5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정우영과 대회 내내 선발과 교체로 맹활약한 엄원상, 그리고 와일드카드로 뽑은 설영우까지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출발했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대신해 이번 대회에서 도움 4개를 올린 고영준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했다. 정우영과 엄원상의 자리는 안재준과 송민규로 메웠고 왼쪽 풀백으로 설영우가 아닌 박규현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황 감독의 선수 운용은 성공적이었다. 고영준은 2선과 3선을 활발히 움직이며 중국의 압박 수비를 뚫고 전방으로 공을 운반했다. 안재준은 최전방부터 조영욱, 송민규와 함께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중국을 압박했다. 한국의 압박에 중국은 하프라인을 넘기 조차 버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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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깨고 선발 출전한 송민규와 박규현의 존재감은 특히 컸다. 두 선수는 대표팀 내에서 승부욕이 강하고 신경전을 피하지 않는, 이른바 '기가 쎈' 선수로 평가받는다. 예상했던 대로 5만 관중이 "짜요"를 외치는 압도적인 분위기에서 송민규와 박규현은 주눅들지 않았고, 오히려 먼저 중국 선수들에게 강력한 몸싸움을 걸었다. 후반 중반 박규현이 공을 잡은 중국 선수를 '몸통 박치기'로 넘어뜨린 장면은 이날 경기에서 압권이었다.

2-0으로 앞선 후반전엔 황 감독은 세 명을 한꺼번에 바꿨다. 2-0으로 앞선 후반 17분 고영준과 안재준, 송민규를 빼고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을 투입했다. 이어 후반 26분엔 홍현석을 불러들이고 정호연을 넣었다. 이강인은 현란한 개인기로 중국 수비를 흔들었고 체력이 가득 차 있었던 엄원상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중국 측면을 연거푸 무너뜨렸다. 후반 정규 시간 종료 4분 여를 남겨뒀을 땐 카드가 있는 박규현을 빼고 설영우를 넣는 등 퇴장 변수까지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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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앞서 치른 4경기에서도 모두 다른 라인업을 짰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조영욱이 쿠웨이트전과 바레인전에 출전했고 태국, 키르기스스탄과 경기엔 박재용이 나섰다. 수비수들이 키가 작은 태국과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는 키 193cm인 박재용을 활용한 것이다. 공격진만 바꾸는 것은 아니다. 중원은 물론이고 수비 조합도 매 경기 다르다. 사실상 모든 필드플레이어를 이번 대회에 활용하고 있는 황 감독의 로테이션은 5경기 전승과 함께 23골을 넣는 동안 1실점으로 압도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게다가 5경기 모두 다득점이기도 하다.

황 감독의 고른 선수 기용은 체력 비축으로도 이어진다. 황선홍호는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6일 동안 조별리그 3경기를 소화하는 빽빽한 일정을 치렀다. 기간이 짧은 대회 특성상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 그런데 대부분이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로테이션 운용은 불가능했다. 북한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일본과 8강전까지 무려 5경기에 같은 선발 라인업을 짰다. 이들 가운데 16강까지 풀타임을 뛴 필드플레이어만 5명이다. 나머지 선수들도 대부분 4경기에서 출전 시간 300분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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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황선홍 감독은 출전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북한과 반대로 이날 경기 전까지 단 한 선수도 출전시간이 300분을 넘지 않는다. 골키퍼와 부상으로 빠져 있었던 송민규, 그리고 늦게 합류한 이강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출전 시간이 100분 후반대와 200분 대. 황 감독은 지난달 24일 선발 출전했던 이강인을 36분 만에 불러들인 결정에 대해 "계획했던 출전 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리장성을 넘은 한국은 오는 3일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을 치른다. 휴식일이 하루뿐이지만 중국과 경기에서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 등 주요 선수들이 선발 출전하지 않으면서 체력을 아껴 뒀다. 황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은 상당히 직선적이고 파워풀하고 에너지가 있다. 힘 싸움을 하는 팀이기 때문에 같이 힘 싸움하면 어려울 수 있다. 전술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최고의 적은 우리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방심하면 안 된다. 자신감을 갖되. 한 걸음 물러나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반드시 4강전을 이기고 결승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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