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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4년 만의 설욕 벼른다…한국 야구, '난적' 대만 꺾어야 4연패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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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4연패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을 맞닥뜨렸다.

중앙일보

한국 야구대표팀이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홍콩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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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대만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대만 프로야구는 한국보다 한 수 아래지만, 야구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한국을 괴롭힌 '난적'으로 꼽힌다.

아시안게임 야구는 출전 8개국이 A·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슈퍼라운드에 올라 결승 진출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A조에서는 일본과 중국, B조에서는 한국과 대만이 슈퍼라운드행 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각 조 1·2위는 조별리그 상대 전적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시작한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꺾으면, 대만전 1승이 슈퍼라운드 성적에 합산된다는 의미다.

이 경우 한국이 일본에 일격을 당하더라도, 중국만 꺾으면 2승 1패가 돼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기 수월해진다. 반면 대만전에서 1패를 떠안으면, 슈퍼라운드에서 반드시 일본과 중국을 모두 꺾은 뒤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조별리그 대만전 승리가 4연패의 지름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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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이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홍콩전에서 승리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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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출전한 대만 대표팀은 전력이 만만치 않다.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와 자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을 총동원해 최정예 대표팀을 꾸렸다. 2019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했던 '황금 세대' 멤버 7명도 포함돼 있다. 대만은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에 7-0으로 완승해 '도쿄 쇼크'를 안기기도 했다. 여러모로 경계 대상 1호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평소보다 전력이 약한 편이다.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 유망주로 멤버 대부분(와일드카드 3명 포함)을 채웠다.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KBO리그를 계속 운영하기 때문에 팀별로 선발할 수 있는 인원(3명)도 제한적이었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구창모(NC 다이노스) 등 핵심 전력으로 뽑았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한국은 대회 첫 경기인 1일 홍콩전에서도 마음먹은 대로 경기를 풀어가진 못했다. 10-0으로 8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지만, 7회까지 3-0으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8회 말 한꺼번에 7점을 뽑아 가까스로 콜드게임 요건(5회 이후 15점 차, 7회 이후 10점 차)을 채웠다. 반면 대만은 같은 날 태국전에서 3회 7득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4~6회에도 연속 추가 득점해 12-1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확정했다.

류중일 감독은 홍콩전이 끝난 뒤 "홍콩 투수들의 공이 너무 느려서(시속 80~90㎞대) 오히려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고전했다. 경기 후반 비교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나온 뒤에야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대만 투수들의 공은 전체적으로 빠른 편이다. 대만전에선 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 감독은 또 "4번 타자 강백호(KT 위즈)는 홍콩전에서 부진(4타수 무안타 3삼진)했지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대만 투수를 상대로는 잘 해주리라 믿는다"며 "대만은 왼손 투수를 선발 투수로 내세울 것 같다. 선발 라인업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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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전 선발 투수 후보로 압축된 대표팀 원투펀치 문동주(왼쪽)와 곽빈.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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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은 선발투수 예고제를 시행하지 않는다. 왼손인지, 오른손인지만 상대 팀에 미리 알려주고 경기 직전 공개한다. 왼손 에이스가 없는 한국은 오른손 선발투수가 대만전에 나선다.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가장 유력하고, 곽빈(두산 베어스)도 후보다.

대만은 2006년 카타르 도하 대회 이후 매번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을 한국에 내줬다. 17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이번 대회에서 노골적으로 한국 야구를 경계하고 있다. 항저우 입성 후 첫 훈련을 진행한 지난달 29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 팀 훈련을 타국 취재진에게는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KBO도 고심 끝에 이튿날 훈련을 한국 취재진에게만 공개했다. KBO 관계자는 "한국 대표팀은 훈련 공개 여부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대만 측이 비공개하는데) 한국만 굳이 문을 열어둘 필요도 없다는 의견이 나와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긴장을 늦추지 않는 '디펜딩 챔피언' 한국과 호시탐탐 왕좌를 노리는 '도전자' 대만이 마침내 맞붙는다.

항저우=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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