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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중국 원저우, 나승우 기자) 여자축구 대표팀 에이스 지소연이 편파 판정으로 북한에 패한 후 심판 자질에 대헤 소신 발언을 내놨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중국 원저우에 위치한 원저우 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에서 전반 초반 터진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4실점 해 1-4 역전패했다.
대표팀은 전반 11분 북한 리혜경의 자책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 20분 북한 리학에게 환상 프리킥 골을 내줘 1-1 동점이 됐다. 이후 석연찮은 판정으로 손화연이 퇴장 당하는 악재까지 닥쳤다. 손화연이 박스 안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북한 골키퍼를 밀었다는 판정이 나왔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었던 손화연은 2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 당했다.
순식간에 10-11 수적 열세에 놓인 대표팀은 북한 공세에 힘을 쓰지 못했다. 여기에 북한의 편의를 봐주는 듯한 태국 심판 판정까지 더해지면서 승부가 어렵게 전개됐다.
전반 44분 지소연과 공중볼 경합하던 리학이 지소연을 고의로 넘어트리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지소연이 데굴데굴 굴렀음에도 주심은 아무런 경고 없이 한국에 반칙만 선언했다.
수적 열세 속 상대 거친 플레이에 고전하던 대표팀은 후반 중후반까지 잘 버텨냈으나 후반 38분 안명성에게 끝내 실점하고 말았다. 체력 저하를 드러낸 후반 45분에는 중원을 텅텅 내주면서 리학에게 환상 중거리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추가시간 8분이 주어졌다. 다시 한 번 난투극이 벌어졌다. 볼 경합 상황에서 심서연이 북한 김정미에게 발목을 밟혔다. 폭발한 심서연이 격하게 항의했고, 양 팀 선수들이 모여들어 신경전을 펼쳤다. 주심의 중재로 간신히 상황이 마무리됐으나 북한의 명백한 비매너 플레이였다. 절대 좋게 보고 넘어갈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이번에도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갔다. 북한이 페널티킥으로 한 골 더 추가했다. 경기는 북한의 4-1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지소연은 심판 판정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대회 관계자들이 시간이 됐다면서 인터뷰를 중단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지소연은 취재진에게 한 마디라도 더 하기 위해 자리에 남고자 했다.
"축구를 하면서 심판 분들한테 무너가 책임을 떠넘기고 싶진 않았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심판 능력, 자질을 한 번 의심해 볼 만한 경기였다"고 입을 뗀 지소연은 "손화연 선수 퇴장은 말이 안 되고 잘 모르겠다. 우리는 90분 내내 북한 선수들이랑도 싸워야 했는데 심파닝 더 결정적이었다. 계속 흐름도 끊기고 충분히 11명으로 계속 경기를 했다고 하면 해볼 만 했다고 생각했다"고 손화연의 퇴장을 명령한 심판의 오심으로 경기가 꼬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소연은 "10명의 선수로 우리가 80분까지는 잘 버텼지만 결과가 4골까지 먹지 않았어도 됐는데 마지막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졌다. 화가 나는 건 오늘 심판 판정이다. 그게 우리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재차 분노했다.
그러면서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불공정한 경기는 처음 한 것 같다"며 "물론 우리가 부족한 것도 많고 했지만 11명, 정말 11명이 싸웠다고 하면 결과가 지진 않았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소연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지소연은 "사실 전반전에 내가 태클 당했을 때 VAR이 있었다면 레드카드까지 나왔어야 할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후반전에도 페널티를 충분히 받았어여 하는 상황에서도 아무 경고도 나가지 않았다. 심판이 많이 아쉬웠고, 나도 이성을 많이 잃었던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징계 가능성도 불사했다. 지소연은 "다음에 징계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너무 흥분한 상태에서 경기가 끝나고도 심판에게 항의하고 심한 말도 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심판도 징계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다음에 만나면 경기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 "달라져야죠"라고 답한 지소연은 "또 중국으로 와야 된다는 걸 알고 있다. 힘든 조 편성이지만 북한도 예전만큼 또 국제 경험을 많이 안 했기 때문에 충분히 싸울만 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모르겠다. 심했다. 너무 심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은 내년 파리 올림픽 예선에서 북한, 중국과 한 조에 편성됐다. 경기 장소는 중국이다.
지난 7월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2개월 만에 맛보는 실패였다. 지소연은 "벨 감독님이 오시고 나서 정말 좋아진 건 사실이다. 우리가 한 겹을 벗겨내야 한든데 그 고비를 항상 넘기지 못하는 것 같다"고 자책하면서 "분명히 더 좋은 방향으로 가야하는 건 맞다. 아직 올림픽 예선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월드컵이 잘못됐더라도 아시안게임을 보고 묵묵하게 앞으로 걸어가야 했던 건 맞다"고 여자축구가 나아갈 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떠나야 할 시간이 됐다. 그래도 지소연은 계속해서 발언을 이어갔다. "지금 결과가 많이 아쉽고 안타깝고 실망스럽지만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좌절하고 그럴 시간이 없다"며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빨리 정비해서 3주 만에 다시 열릴 올림픽 예선을 잘 준비하겠다"고 미래를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단 버스로 향하기 전에는 "솔직히 아니지 않느냐. 공을 (손)화연이가 먼저 건드렸는데"라면서 "이렇게 진 건 아닌 것 같다"고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한탄했다.
사진=중국 원저우, 나승우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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