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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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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결승' 내일 중국전 LOL의 히든카드는…'머니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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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국가대표팀 페이커 이상혁 선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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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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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10시에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8강전에서 우리나라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국가대표팀이 세트스코어 2:0으로 가볍게 승리를 따냈습니다.

4강전 상대는 사실상 결승전이라 불리는 중국입니다.

시드를 배정받아 예선을 치르지 않은 중국은 예상대로 마카오를 2:0으로 쉽게 이겼습니다.

4강전은 내일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인데, 세계 최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와 시범종목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빅매치'입니다.

5년 전, 시범종목 조별리그에선 중국을 2:0으로 누르고도 결승에서 다시 만나 세트 스코어 1:3으로 지며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긴 바 있기에 국가대표팀은 첫 정식 종목이 된 이번 대회에서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대회 준비를 하면서 국가대표팀이 새롭게 장착한 무기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머니볼' 전략입니다.

'머니볼'은 경제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루이스의 저서로 후에 영화로도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던 경영서의 제목이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빌리 빈 단장의 비법을 연구한 책입니다.

야구 선수들에 대한 정성적인 평가보단 통계를 활용해 출루율과 장타율 등 유의미한 수치들을 활용해 저평가됐던 선수들을 발굴해낸 세이버메트릭스를 다루는 내용입니다.

e스포츠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통계는 여전히 유의미합니다.

특히, 컴퓨터상에서 벌어지는 경기이다 보니 수많은 데이터가 자동으로 수집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진 것이죠.

e스포츠 도박이 합법적인 해외에선 일찍이 승부예측이 중요한 메타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데이터들을 추출하는 것이 발전했지만, 국내에선 스포츠토토에 e스포츠가 아직 도입돼 있지 않다 보니 관련된 산업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e스포츠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승률이나 대회 성적, 경기에서의 킬 수나 골드 획득 등 단순한 지표들이 선수 선발을 하는 기준이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데요.





적극적으로 도입한 머니볼 전략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볼까요?

① 국가대표 선발 과정



먼저,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데에는 2021년 여름부터 올해 봄까지 4개 정규시즌과 매년 개최되는 LOL 월드 챔피언십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이때 성적을 정성적인 지표로 본다면 누적된 스탯들은 정량적인 지표로 활용됐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타워허깅'이 있습니다. 경기 초반에 상대와의 교전에 자신이 없다면, 아군 타워 옆에 붙어 있는 시간이 높아지는데 LOL에선 이 시간이 높을수록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타워허깅이 낮은 선수라면 활발한 플레이를 자신 있게 할 수 있어 '체급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또 소규모 전투에서 얼마나 빨리 팀원을 돕기 위해 교전에 참여하는지, 각기 교전에서의 데미지나 킬, 어시스트 등 전투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초반 교전'이나 '킬 캐치'란 항목으로 등급을 매기기도 합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경우 이러한 데이터들이 상당히 높게 나와 팀원들에게 헌신적인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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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의 PR 수치 (Performance 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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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폼이 가장 무르익어 전성기를 맞았다고 평가받는 '쵸비' 정지훈 선수는 초반 본인 성장에 집중한 후 중후반에 압도적인 전투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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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vy'의 PR 수치 (Performance 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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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선발 후 훈련과정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소집 이후 합숙훈련을 진행해왔는데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엔 베트남과 대만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고, 항저우로 출국한 이후에도 국내 LCK리그의 탑팀들과 계속해서 연습경기를 하며 전술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대회가 기존 리그의 13.14 패치 버전이 아닌 13.12 패치로 진행되기 때문에 맞춤형 훈련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매 훈련 경기를 통해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데이터들을 수집하며 현재 폼이 가장 좋은 선수가 누구인지, 각 밴픽(상대 팀이 특정 챔피언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외시키는 것)에 따라 어떤 조합을 쓸 때 가장 효율성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상대 팀이 어떠한 밴픽을 사용하며, 초반 공략 루트는 어떠한지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③ 대 중국전 대비



중국의 경우엔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전 세계의 모든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리그들은 데이터가 수집돼 우리나라의 데이터 분석회사인 '팀스노우볼'의 서버로 들어오게 되는데, 중국의 LPL 리그의 경우에는 경기 데이터를 보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영상을 하나하나 분석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다행히도 영상으로 분석이 가능한 '비져닝 AI'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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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경기영상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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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중국팀들이 미니맵상에서 어떤 식으로 움직임을 가져가는지, 각 교전에서는 어떻게 싸우는지를 분석해서 이를 대표팀에 전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4강전에선 누가 '미드' 포지션에서 뛰게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8강전에선 이상혁 선수가 아닌 정지훈 선수가 경기에 나섰는데요.

4강전 역시 3판 2선승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섣불리 중간에 선수를 교체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데이터를 활용하며 중국전에 대비해온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정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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