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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금)

73세 ‘고수’와 25세 ‘청춘’이 합작한 우승...동호인테니스 ‘오픈부’ 성기춘 & 박상민...48살차 환상의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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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기춘(오른쪽) KATA(한국테니스진흥협회) 회장과 박상민 파트너. 지난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2023 KATA 회장배 오픈부 출전에 앞서 둘이 2번 코트에서 포즈를 취했다 . 김경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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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경무 전문기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느덧 73세 나이도 다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테니스에 살고, 테니스에 죽는다. 테니스 자체가 그의 삶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전히 라켓을 들고 집에서 300번 스윙 연습을 한다. 일주일에 2~3번은 코치한테 가서 레슨을 받는다.

지난 23일 2023 KATA(한국테니스진흥협회) 회장배 투어 대회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13번 코트에서 그를 만났더니 자신보다 48살이나 어린 파트너와 대회 출전을 준비중이었다.

동호인 테니스계 남자부 전국 고수들이 겨루는 ‘오픈부’(25세 이상, 전국대회 우승자 출전)에 도전장을 낸 주인공은 성기춘(73·명문클럽) KATA 회장이다. 그의 파트너는 25세 박상민(어벤져스·성원클럽 회원).

두 선수는 지난 16일 첫 호흡을 맞춘 2023 가평산들만찬배 오픈부 우승을 차지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성 회장은 7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당시 예선부터 결승까지 하루에 모두 7경기를 소화하는 지칠 줄 모르는 괴력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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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평산들만찬배 오픈부에서 우승한 성기춘(오른쪽)-박상민 콤비. 제공|K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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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장님 정말 대단하세요. 테니스 기술에 우리도 깜짝 놀라요. 저 연세에 아직 지치지 않고 저렇게, 믿기지 않아요.” 고미주 KATA 사무차장의 말이다.

두사람은 어떻게 하루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고수들을 연파하고 첫 우승을 합작했을까?

“저는 게임 요령이 없거든요. 포핸드 하나 세게 때리는데, 회장님은 공을 감았다가 로브 올렸다가 게임을 잘 풀어나가세요. 젊은 형들, 공 좀 세게 친다는 형들, 성 회장님 로브에 정신 못차립니다.”(박상민)

“상민의 포핸드가 너무 세고 좋으니까, 나한테 찬스볼이 오는 거죠. 내가 힘은 없어도 정확하고 에러가 없어요, 그런 거로 버티는 거지. 체력적으로 달린 것 없었어요.”(성기춘)

성 회장은 올해 전국 대회에서 2번 우승했다. 55세 이상이 출전하는 베테랑부에서 1번을 포함해서다. 지난 1996년 KATA 동호인 대회에 랭킹제가 도입된 이래, 그가 27년 동안 우승한 횟수는 150번 가량된다.

올해 25살이 돼 오픈부에 출전하기 시작한 박상민은 13회 우승했고, 오픈부 국내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성 회장은 “상민이가 잘 때려주잖아. 내가 건드릴 볼, 안 건드릴 볼 판단한다. 사정거리에 닿으면 친다. 내가 먹으면 안된다. 우리가 우승 때 환상의 콤비를 이뤘다”고 방싯했다.

이어 “왜 조코비치가 알카라스를 이기는 줄 알아요? 수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몸속에 챔피언이라는 게 배어 있는 거다. 그래서 똑같은 실력이라면 못 이기는 것. 나도 오랫동안 테니스대회 다니면서 숱하게 싸워봤다. 그래서 동호인들 약점과 강점, 그런 것 다 파악하고 있다, 사람들과 시합하기 용이하다”라고 밝혔다.

어떻게 하면 성기춘-박상민 조처럼 공을 잘 칠 수 있을까?

“레슨을 꾸준히 받으면서 대회도 나와 긴장감도 느끼고 새로운 볼을 많이 받아봐야 해요. 동네에서 똑같은 공 치다가 대회에 나와 센볼 받으면 어색해서 못칠 수 있어요.” (박상민)

“노력을 많이 해야죠. 레슨도 많이 하고, 자기보다 고수와 많이 쳐봐야 해. 그러면 공의 길도 알고, 받는 방법도 알고, 공격하는 방법도 알고, 그래서 터득하고. 시합을 안 나가면 죽은 테니스다. 동네에서만 치면 안된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 경험해봐야 합니다.”(성기춘)

‘언제까지 할 건지’ 물었다.

“몸이 고장 안나면 계속 할겁니다. 내가 이 나이에 뭐 하겠어요. 아픈 데는 지금 없어요. 무릎 등 어디 아파서 오늘 공 칠 수 있을까 하다가도 테니스를 치고 나면 안 아프지. 희한해요. 마음의 의지만 있으면 모든 걸 할 수 있어요. 시합에서 젊은 사람들과 겨뤄보면 재밌고 즐거워요. 몸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테니스 치는 게 올해 목표죠. 시니어 대회와 베테랑부, 오픈부에서 올해 우승했으니, 이제 혼합복식만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입니다!”

첫 우승을 일궈낸 성기춘-박상민 조는 일주일 뒤 열린 KATA 회장배에서는 8강전에서 더 강한 고수를 만나 탈락했다. 둘은 규정상 이제 파트너로 뛸 수 없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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