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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대출 문 잠근 저축은행에 정책자금 종료까지…하반기 자영업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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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6월 연체율 6.35%
전년 동월보다 4.57%p 상승
페퍼·OK 등 대출문 걸어잠가
개인 연체채권 민간 매각 지연
"하반기 자금 마련 창구 없어"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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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연체율 상승에 대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하반기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반기 자영업자의 대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정책자금 지원도 하나둘 종료되고 있어 하반기 자영업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6.35%로, 전년 동월(1.78%)보다 4.57%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6월 말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가계신용대출 연체율(4.49%)보다 2.71%p 낮았다. 올해는 3.6배 급등해 법인, 가계대출 등 전 대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른 비은행업권과 비교했을 때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과 상승 폭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5.17%일 때 상호금융권 연체율은 2.22%, 여신전문금융업권의 연체율은 1.66%, 보험업권은 0.69% 순이었다. 6월 말 상호금융권(신협·농협·수협·산림)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52%로, 직전 분기 대비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0.30%p에 그쳤다.

치솟는 연체율에 ‘자산건전성 관리’가 저축은행의 1순위 과제로 꼽히면서 자영업자가 사업자금을 확보할 대출 창구는 줄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의 자영업자 대상 신용대출 취급 규모는 감소세다. 페퍼저축은행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가계신용대출 상품 중 지난달 신규 취급액이 3억 원을 넘는 상품은 한 개도 없었다. 4월 페퍼스비상금대출, 페퍼중금리신용대출, 페퍼신용대출 등 자영업자 대상 대출 상품 3개의 신규 취급액이 3억 원을 넘었던 것과 대조된다.

OK저축은행도 6월 3억 원 이상 취급했던 ‘사업자OK론’의 취급 규모를 7·8월에는 3억 원 미만으로 줄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6월 ‘살만한 트루프렌드’ 대출상품을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 0.1% 규모로 취급했지만 7·8월에는 아예 취급하지 않았다.

◇연체채권 민간 매각 요원…저축은행 연체율 하락 가능성↓= 이런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이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인 개인 연체채권 민간 매각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6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국한됐던 저축은행 부실채권 매각 창구를 민간으로 확대했지만,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각이 이뤄지지 못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일부 저축은행과 유동화전문회사는 이달 초까지 세 차례 간담회를 진행해 매입 가격과 규모 등 구체적인 매각조건을 논의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의 민간 매각 허용도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당국은 개인 연체채권에 이어 개인사업자 연체채권 민간 매각 허용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연체율뿐만 아니라 추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새출발기금이 아닌 채권, 타 업권 채권 매각 상황은 어떤지 등 따져봐야 할 요인이 많다"며 "관계기관과 정책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저축은행업계 연체율 하락과 대출 여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자영업자 대출 수요 오르는데 정책자금 예산 동나 = 문제는 하반기 자영업자 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자영업자 500명 중 51.2%는 올해 초에 비해 대출금액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대출 증가 이유로는 임차료·인건비·공공요금 등 고정비 지출이 46.9%로 가장 많았고, 기존 대출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추가로 대출받았다는 자영업자도 25%에 달했다. 대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자영업자의 17.2%는 "대출 한도 문제로 인해 추가 대출이 불가했다"고 했다.

정작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자금 지원은 하나둘 종료되고 있다. 장애인·청년·저신용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정책자금인 ‘특별경영안정자금’은 지난달까지 전체 예상 1조3000억 원의 83.8%가 소진됐다. 이 중 저신용 소상공인에게 3000만 원 한도로 대출을 내주는 소상공인·전통시장 자금의 집행액은 8149억 원으로, 전체 예산 8000억 원을 넘어 3월 말 접수가 마감됐다. 청년 대표, 고용 위기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자금도 집행률이 100%를 넘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별도로 예산이 책정된 바가 없어 (소상공인·전통시장 자금) 추가 진행은 없을 것”이라며 “남은 예산 내에서 자금별 부족 예산을 충원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유하영 기자 (hah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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