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기관 조사서 싱가포르 1위 차지…"홍콩 순위 더 떨어질 것"
한국 42위·중국 111위…조사 대상 165개국 중 꼴찌는 베네수엘라
홍콩 전경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아시아 금융 허브' 홍콩이 53년 만에 '최고 경제적 자유 지역' 타이틀을 빼앗겼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공공정책 연구기관 프레이저 연구소는 19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경제적 자유: 2023 연례 보고서'에서 홍콩이 해당 보고서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최고 자유로운 경제 지역' 자리에서 내려왔고 라이벌 관계인 싱가포르가 1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연구소는 세계 165개 사법권을 대상으로 경제적 자유를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 홍콩, 스위스, 뉴질랜드, 미국, 아일랜드, 덴마크, 호주, 영국, 캐나다 순으로 '톱 10'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42위에 올랐으며 대만 11위, 일본 20위, 독일 23위, 프랑스 47위, 이탈리아 53위 등을 기록했다.
중국은 111위이고, 꼴찌는 베네수엘라다.
프레이저 연구소는 중국의 간섭 심화 탓에 홍콩이 1위 자리를 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홍콩에서 중대한 신규 진입 장벽을 세우고 외국 노동자의 고용을 제한하며 비즈니스 비용을 증대시켜 규제 항목에서 0.25포인트 하락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치에 대한 군사적 간섭 증가, 사법 독립과 홍콩 법원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 저하는 법체계·재산권에서 0.20포인트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반면 싱가포르는 정부 규모와 규제 요소에서 개선을 보이며 0.06포인트가 상승해 홍콩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싱가포르는 홍콩이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3년간 국경을 걸어 잠근 사이 외국인 인재와 투자 유치를 위해 공세적으로 나서며 아시아 경제 허브 지위 부문에서 홍콩을 맹추격했다.
프레이저 연구소는 "홍콩이 세계 경제적 자유 지수 조사 이래 1위에서 내려온 것은 처음"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모든 종류의 자유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면서 홍콩의 순위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는 홍콩의 규제 환경은 변하지 않았으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고도의 자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을 통해 "홍콩이 2023 세계 경제적 자유 지수에서 2위에 오르며 계속해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근거없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며 실망을 표한다"며 "홍콩의 노동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반박했다.
홍콩은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제정 후 여러 조사와 기관의 평가에서 자유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법 시행 후 홍콩의 민주 진영은 사실상 궤멸했고 정치와 언론, 시민사회를 아울러 다양성과 자유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홍콩에서 일국양제가 보장되고 있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홍콩 민주진영과 서방에서는 일국양제가 무너지고 홍콩이 중국화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5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23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홍콩은 180개국 중 140위를 차지했다. 2019년 73위였으나 국가보안법 제정 후 추락했다.
RSF는 홍콩이 표현의 자유에서 전례 없는 퇴보를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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