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 치료 한 달 만에… 전립선암 60代 암 덩어리 모두 소멸

연세암병원 후유증 없이 완치 확인

60대 전립선암 환자가 국내 처음으로 시행되는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 고정형 치료대에 누워 있다. /연세의료원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입자 치료를 받은 60대 전립선암 환자의 암 조직이 한 달 만에 모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환자의 암세포에 쏘아 치료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방사선 암 치료기나 양성자 치료기보다 암세포만 더 정밀하고 강도 높게 타격할 수 있다.

연세암병원은 19일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고 지난 4월부터 중입자 치료를 받은 최모(64)씨의 몸에서 암 조직이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며 “주변 장기 손상 등 후유증도 없어 최씨가 현재 일상생활을 문제없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 의심 징후가 나와 정밀 검사를 받았고, 올해 초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전립선암은 악성(惡性) 정도를 5단계로 구분해 평가하는데 최씨는 고위험군(4·5등급) 바로 전 단계인 3등급이었다. 당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는 7.9ng/mL로 정상 수치(4ng/mL)의 2배에 달했다.

세브란스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 설치된 중입자 가속 기계. /연세의료원

최씨는 4월 말부터 일주일에 3~4번씩 총 12번의 중입자 치료를 받았다. 한 달 만인 5월 중순 모든 치료를 마쳤고 PSA 수치가 0.01ng/mL 이하로 떨어졌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암 조직이 발견되지 않았고, 중입자 치료에 따른 주변 장기 손상도 없었다고 한다. 연세암병원은 “최씨와 같은 날 중입자 치료를 받은 또 다른 60대 전립선암 2기 환자도 암 조직이 모두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세암병원은 작년 말 3000여 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해 올 4월 가동에 들어갔다. 중입자 치료는 치료 횟수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건강보험 적용은 안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6대가 가동되고 있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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