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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D-8] '황제'들이 나선다... '페이커' 이상혁, '윙' 김헌우 초대 챔피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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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비보이 팀 '진조크루'에서 활동 중인 '윙' 김헌우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헌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김헌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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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스포츠 세계에서 최강자에게 붙이는 칭호다. 기량과 실적, 카리스마가 압도적이어서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을 때 ‘황제’라는 칭호가 부여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2명의 ‘황제’가 초대 챔피언을 위해 출격한다. e스포츠의 ‘페이커’ 이상혁(27ㆍT1)과 브레이킹의 ‘윙’ 김헌우(36ㆍ진조크루)가 그 주인공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와 브레이킹이 사상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됐다. 특히 브레이킹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황제’인 이상혁과 김헌우가 있어 두 종목 모두 한국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상혁은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에서는 살아 있는 전설,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로 불린다. ‘롤드컵’으로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3회 우승했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두 차례 우승해 현재까지 메이저 국제대회 최다 우승자다.

선수 생명이 짧은 e스포츠 업계에서 이례적인 데뷔 10년 차를 기록, 20대 후반에 접어들어서도 기량이 전혀 녹슬지 않은 '백전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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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소속의 '페이커' 이상혁이 지난달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3 LCK 서머 최종 결승 진출전(준결승전) 시작 전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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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의 강점은 넓은 챔피언 폭이다. 그는 LoL에 등장하는 160여 개의 수많은 챔피언 대부분을 잘 다루지만, 특히 미드 라이너가 주로 기용하는 갈리오, 아리, 아지르, 라이즈, 르블랑, 트위스티드 페이트 등을 잘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상혁은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올라섰지만 아시안게임에는 아픔이 남아 있다. e스포츠가 시범 종목이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지만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은 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상혁은 지난 12일 대만과의 LoL 국가대표 평가전 후 “사실 중국 팀이 얼마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줄지 붙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전력상으론 우리가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경기력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보이 팀 '진조크루'의 예술 감독인 ‘윙’ 김헌우는 통산 100회 이상 우승 경력을 보유할 정도로 한국 브레이킹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자타공인 비보이계의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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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 팀 '진조크루'에서 활동 중인 '윙' 김헌우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헌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김헌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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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우는 진조크루에서 활동하면서 레드불 비씨원(2008년), 영국 비보이 챔피언십(2011년), 배틀 오브 더 이어(2010년, 2018년), 프리스타일 세션(2011년), R16코리아(2010~2012년)까지 브레이킹 댄스 5대 메이저로 불리는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김헌우의 시그니처는 투 사우전드(2000)과 윙밀(Wingmill)이다. 윙밀은 윈드밀을 김헌우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형해 개발한 기술이다. 기존 윈드밀이 어깨와 등을 바닥에 대고 다리를 들어 올려 빙빙 도는 기술이라면, 김헌우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어깨와 등, 정수리와 팔 등 몸 전체를 모두 번갈아 가며 회전을 계속한다.

투 사우전드는 물구나무를 서 한 손으로 축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축손의 손목 부근을 잡아 빠르게 회전하는 기술인데, 김헌우는 누구보다 빠른 속도와 많은 회전량으로 유명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의 시게킥스(Shigekix)와 카자흐스탄의 아미르(Amir)가 김헌우와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헌우는 지난 7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허설을 치렀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헌우는 “댄서로 오랜 시간을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생활했는데 스포츠 선수로도 같은 마음”이라면서 “국가대표로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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