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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눈치가 없는 걸까? 그냥 해맑은 걸까?
오랜만에 국내취재진 앞에선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은 아직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K리그 소속 대표팀 선수들과 귀국했다. 원래 클린스만은 유럽에 더 남아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볼 예정이었다. 그는 국내서 급속도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했는지 갑자기 일정을 바꿔 귀국했다.
한국대표팀 감독이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이슈였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이 국내에 상주한 시간은 67일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우디를 상대로 부임 6개월 만에 첫 승을 거둔 클린스만 감독의 귀국길 표정은 밝았다.
클린스만은 “여러분이 요청해서 왔다. 많은 분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 그걸 떠나서 협회에서도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보통은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감독도 함께 귀국한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클린스만은 명단발표를 할 때 온라인 기자회견조차 하지 않았다. 그가 무슨 생각으로 선수들을 뽑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유럽 2연전을 치르는 동안 그를 동행취재한 한국인 기자는 단 2명이었다. 클린스만은 유럽원정 중 이례적으로 한 시간 가까이 한국기자와 장시간 인터뷰를 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팬들을 분노케 한 사건은 여럿 있었다. 클린스만이 한국대표팀 일정 도중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매치 명단에 포함된 사실이다. 클린스만의 불참으로 해프닝에 그쳤지만 애초에 클린스만이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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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전 후 아론 램지에게 유니폼을 요청한 사실도 팬들의 공분을 샀다. 아무리 친선전이라도 한 국가를 대표하는 감독이 상대팀 스타선수에게 유니폼을 요청하는 것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일이다. 더구나 한국은 웨일스와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고, 클린스만은 한국대표팀을 맡아 3무 2패인 상황이었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경기했던 다른 감독들도 그런 일은 상상도 안했다.
램지 유니폼을 챙겨왔냐는 질문에 클린스만은 “그렇다. 사실은 내 아들이 있는 소속팀 물리치료사(웨일스 사람)가 그런 부탁을 해서 받아오게 됐다”며 해맑게 인정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뒤 클린스만 아들의 SNS 계정에 욕설 섞인 댓글이 달렸다. 한국 팬이 쓴 것도 아니었다. 클린스만은 한국대표팀 감독으로서 명예를 실추시킨 점보다 아들의 안위만 걱정했다.
그는 “정말 슬프고 안 좋은 부분은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내 아들 소셜 미디어에 나쁜 댓글이 달렸다. 정말 멍청한 일이다. 집에 램지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 유니폼이 있다. 지난 40년간 축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유니폼을 교환했다”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해명을 했다.
클린스만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왜 그런 행동이 문제가 됐는지 본질조차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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