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하윤기 등 대형 신인들 품어…문정현 뽑으면 '국대 라인업'
2023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은 수원 kt에게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수원 kt가 올해도 1순위 신인 지명권을 거머쥐면서 프로농구 드래프트의 '승자'가 됐다.
지난 7번의 드래프트 중 7순위를 뽑은 2019년을 빼면 매년 1순위 혹은 2순위 지명권을 챙긴 것이다.
2018년에는 1, 2순위 지명권을 모두 확보하면서 7년간 모은 2순위 이내 지명권만 7장이다.
kt는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3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의 주인공이 됐다.
KBL은 각 팀의 이름이 적힌 전체 200개의 공을 회전시킨 후 무작위로 하나씩 꺼내는 방식으로 1∼4순위(상위 순번) 추첨을 진행한다.
200개 중 kt의 공은 32개였다. 확률로 보면 16%다.
송영진 감독은 "기대는 했지만 정말로 1순위가 나올지 몰랐다. 실제로 나와서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해 추첨이 더 극적이었다. kt는 지난해에도 2순위 지명권을 쥐고 고려대 출신의 센터 이두원을 뽑았다.
200개 공 중 kt 몫은 10개뿐이었는데, 창원 LG가 1순위를 가져간 후 공교롭게도 5% 확률에 불과했던 kt의 공이 뽑혔다.
kt는 확률이 12%(200개 공 가운데 24개)였던 2020, 2021년 드래프트에서도 연속으로 2순위 지명권을 받아 타 팀의 질시를 받았다.
하윤기 '슛' |
2020년 연세대 출신 장신 가드 박지원을 택한 kt는 2021년에는 팀의 기둥으로 자리 잡은 하윤기를 데려올 수 있었다.
2019년에는 7순위를 받아 주춤했지만, 2018년에는 16% 확률을 뚫고 아예 1순위 지명권을 받아 고려대의 골밑을 책임진 박준영을 택했다.
정점은 2018년이었다. 16% 확률에도 1순위를 잡은 kt는 트레이드를 통해 창원 LG의 2순위 지명권까지 확보하면서 1, 2순위를 모두 챙기는 '역대급 승자'가 됐다.
1순위로 허훈을 지명한 kt는 2순위로 포워드 양홍석(현 LG)까지 영입하면서 단숨에 전력을 대폭 보강했다.
올해도 드래프트 추첨에서 웃은 kt가 1순위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고려대 포워드 문정현을 지명하면 허윤-문정현-문성곤-하윤기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주전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
현행 드래프트 방식은 정규시즌 7∼10위 팀의 1∼4순위 추첨 확률을 16%로 보장한다.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2팀은 12%, 4강 PO 2팀은 5%다. 챔피언결정전 우승팀과 준우승팀은 각각 0.5%, 1.5%로 확률상 희박하다.
KBL은 본래 챔프전 우승팀과 준우승팀을 제외한 8개 구단에 12.5%로 동일한 확률을 보장했다가, 2017년 팀 간 전력 불균형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하위 팀의 상위 순위 지명권 추첨 확률을 소폭 올렸다.
1순위 지명권을 쥔 kt |
내년부터는 현행 제도도 바뀐다. 우승, 준우승팀은 10, 9순위로 자동 배정된다. 4강 PO 진출팀은 1∼4순위 지명권 추첨 확률이 3%, 6강 PO 진출팀은 7%로 크게 떨어진다.
이에 따라 PO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추첨 확률은 20%까지 올라간다.
kt에 가려진 또 다른 '드래프트 강자'는 울산 현대모비스다.
2020년 3순위를 획득, 이우석을 지명한 현대모비스는 2021년에는 5% 확률을 뚫고 상위 지명권(1∼4순위)의 끝번인 4순위를 받아 신민석을 데려왔다.
이어 올해도 2순위 지명권을 확보하면서 웃었다.
구본근 현대모비스 사무국장은 "이번 드래프트에 부정이라도 탈까봐 전날 목욕탕에서 깨끗하게 씻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했다"며 "조동현 감독에게 체육관에 레드카펫을 깔아놓으라고 이야기해뒀다"고 웃었다.
구 사무국장은 "드래프트는 정말 운이다. 정해진 확률이라는 게 있는데 항상 그 확률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운이라는 말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드래프트에서 LG와 고양 소노의 1∼4순위 지명 확률은 나란히 5%였다.
그런데 LG가 용케 3순위를 차지한 반면 소노는 상위 지명권 확보에 실패했고, 8순위에 만족해야 했다.
새로 창단한 소노의 황명호 사무국장은 지명권 추첨이 처음이다.
추첨하는 원주 DB의 두경민 |
황 국장은 "확률 싸움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4순위 안에 들지 못한 걸 보고 마음을 내려놨다"며 "행운이 우리에게 오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3순위를 뽑으면 김승기 감독님이 오늘 오후 훈련을 쉰다고 했는데,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그래도 좋은 선수를 뽑으면 감독님이 잘 키워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쉬운 팀이 소노뿐만은 아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삼성은 드래프트 지원자 중 대어급으로 평가받는 문정현, 박무빈(고려대), 유기상(연세대)을 데려와 전력 보강을 꿈꿨지만 하필 4순위 지명권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아쉽지만 모두가 합의한 규정이다. 하위 팀의 상위 순번 지명 확률이 너무 높아지면 탱킹(드래프트를 위해 시즌 성적을 포기하는 운영)이 벌어지니까 계속 서로 맞춰가면서 확률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보다 성적이 좋은 팀이 더 좋은 순번을 가져가는 걸 보니,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물론 완벽한 규정을 만들기는 어렵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력 안에서 최대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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