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 추정 왕궁지 발굴조사 착수…백제인 토목기술 확인 중점

공주시 "공산성 내 왕궁지 규모·구조 파악…왕궁 복원 기초자료도 확보"

공주 공산성 추정 왕궁지 전경과 출입시설 [공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충남 공주시는 문화재청, 국립공주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백제왕도 핵심 유적인 공산성(사적 12호) 내 추정 왕궁지에 대한 학술발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지역은 공산성 내 왕궁지로 추정되는 쌍수정 일원이다. 해발 74ｍ 내외의 넓고 평탄한 대지인 이곳은 공주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문화재청이 수립한 '백제왕도 핵심 유적 공주지역 발굴 조사 마스터플랜'에 따른 것으로, 공산성 내 백제 추정 왕궁지의 정확한 규모와 구조를 파악하고 왕궁 복원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다.

특히 시는 그동안 부분적으로 확인됐던 추정 왕궁지의 전체 범위와 외곽시설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왕궁지 조성을 위한 백제인들의 토목기술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추정 왕궁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1985년 공주대 역사박물관에서 처음 진행했다.

당시 건물지와 백제 연지 내에서 연꽃무늬 수막새가 집중적으로 출토되면서 웅진기 백제 왕궁지로 추정됐다.

이후 2014년부터 유적의 성격과 구체적 유적 분포를 이해하기 위해 단발적인 학술조사를 기존 조사지역에 더해 미조사지역까지 진행했다.

2019년 조사에서는 왕궁지 동쪽의 출입시설을 새롭게 확인했다.

특히 출입시설 주변으로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만든 궐(闕) 시설이 확인돼 왕궁의 구조를 파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공주 공산성 남쪽 연못지 주변 대규모 성토대지 [공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에는 각 20ｍ, 30ｍ 길이의 장랑식건물(長廊式建物) 2동이 조사돼 추정 왕궁지 내부를 중심 공간과 생활공간, 의례 공간으로 구분하는 계획적인 공간 배치가 이뤘졌음을 확인했다.

남쪽 연못 주변 골짜기를 메운 토목공사 흔적을 통해 현재 추정 왕궁지 내 방형의 평탄지가 백제 웅진기에 계획적으로 조성한 곳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시는 앞으로 발굴 조사 현장을 지속적으로 공개해 지역주민이 공감하고 참여하는 문화유산 관리, 활용이 이뤄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원철 시장은 "문화재청과 함께 공산성을 비롯한 지역 핵심 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진정성 있는 보존 정비와 복원을 위한 학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백제 웅진 왕도로서의 면모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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