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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답지 않게 안정적” 국민타자도 반한 우완 최대어, 혹사 논란 속 ‘두택연’ 현실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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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두택연’이 현실로 다가온다. 청소년 야구대표팀에서 돌아온 인천고 투수 김택연이 이틀 뒤 열리는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우완 최대어’로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두산 베어스 지명이 점점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김택연은 장충고 투수 황준서와 함께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 ‘TOP 2’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좌완 최대어’로 꼽히는 황준서가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는다면 자연스럽게 김택연은 두산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 구단도 오랜 기간 황준서와 김택연을 관찰했다. 장현석(LA 다저스)의 미국 진출 선언 이전에도 황준서와 김택연을 두고 내심 저울질을 했던 두산은 한화의 선택을 지켜본 뒤 남은 한 선수를 데려가는 편안한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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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고 투수 김택연이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이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사진=김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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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도 김택연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 감독은 “구단과 함께 황준서와 김택연을 포함한 좋은 투수 자원들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특히 김택연 선수 투구를 지켜봤는데 고등학생답지 않은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줘서 인상적이었다. 한화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누가 우리 팀에 오든지 큰 보탬이 될 듯싶다. 향후 마무리 훈련 때 우리 팀으로 온 선수를 직접 보고 어떻게 키울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택연은 이번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통해 몸값을 더 올렸다. 김택연은 대회 6경기에 등판해 16이닝 2승 1세이브 29탈삼진 평균자책 0.88을 기록했다.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선 7이닝 무실점 완봉승으로 대표팀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하지만, 김택연은 ‘5연투 혹사’ 논란에 빠졌다. 김택연은 9월 2일 타이완전에 구원 등판해 54구를 던지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4일 호주전에 구원 등판해 15구를 던졌다.

그리고 5일 하루 휴식을 취한 김택연은 6일 푸에르토리코전에 구원 등판해 21구를 던지다 우천 서스펜디드 경기로 등판을 못 끝냈다. 7일 재개된 푸에르토리코와 서스펜디드 경기 마운드에도 올라간 김택연은 19구를 던지고 등판을 마무리했다.

김택연은 8일 열린 슈퍼라운드 미국전에서도 선발 황준서의 뒤를 이어 구원 등판해 16구를 소화했다. 3연투를 소화한 김택연은 9일 슈퍼라운드 네덜란드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4연투와 더불어 24구를 던졌다.

4연투에 이어 설마 했던 ‘5연투’까지 현실로 이뤄졌다. 김택연은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7회까지 총 98구를 던지는 역투를 펼쳤다. 5일 동안 무려 총 178구를 던진 21세기 야구에선 말도 안 되는 비현적인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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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청소년 야구대표팀에서 5연투 혹사 논란을 겪었다. 사진=WB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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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 청소년 야구대표팀 등판 일지

2일 타이완전 54구

3일 휴식

4일 호주전 15구

5일 휴식

6일 푸에르토리코전 21구

7일 푸에르토리코전(서스펜디드) 19구

8일 미국전 16구

9일 네덜란드전 24구

10일 미국전 98구

대회 기간 9일 동안 총 247구 투구

이영복(충암고)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 벤치는 김택연의 5연투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투구수에 따른 휴식 규정을 이용해 오히려 5연투를 이끌었다. 9일 네덜란드전에서 상대 타자와 풀카운트 승부 도중 투구수 24구를 채운 김택연을 전미르로 교체한 장면이 결정적이었다.

투구수에 따른 휴식 대회 규정을 보면 3연투를 펼치기 위해선 직전 이틀 동안 투구수 총합이 40구 이하여야 한다. 김택연은 8일과 9일 각각 16구와 24구를 던지면서 3연투 가능 커트라인인 40구에 딱 맞췄다. 7일 서스펜디드 경기 등판은 6일 기존 경기 등판으로 간주되기에 김택연은 10일 열린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에 등판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5연투 등판이 짧은 불펜 등판도 아니었다. 김택연은 5연투 당일 선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총 98구 완봉승을 홀로 이끌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아마추어 야구계 관계자는 “투수는 하루에 공을 많이 던지는 것보다 쉬지 않고 며칠을 연투하는 게 훨씬 더 치명적인 문제다. 게다가 성인 아닌 청소년이기에 뼈가 완전히 굳은 나이가 아니다. 연투를 하면 적절한 휴식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5연투는 선수 건강이 아닌 대표팀 성적만 생각한 마운드 운영이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미국 청소년대표팀의 경우엔 대회 시작 전에 미리 대략적인 마운드 운영을 다 확정짓는다. 투수마다 이미 등판 날짜와 이닝까지 큰 틀에서 정해놓고 던지는 거다. 이렇게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들을 모두 골고루 활용하기에 무리한 연투를 펼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 미국 청소년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 단 한 차례의 연투도 없이 마운드 운영을 펼쳤다.

이렇게 5연투 혹사 논란 속에 김택연은 신인 드래프트 개최 전 공식대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제 긴 연투로 무리한 몸 상태가 잘 회복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김택연이 꿈에 그리던 프로 지명과 함께 내년 시즌 무탈하고 건강하게 프로 데뷔 시즌을 준비하길 기대해본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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