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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테니스 팬들은 '조코비치의 시대'를 살고 있다. 노바크 조코비치(36, 세르비아, 세게 랭킹 1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7, 러시아, 세계 랭킹 3위)를 3-0(6-3 7-6<7-5> 6-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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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조코비치는 어린 시절 유고슬라비아 내전으로 훈련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았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 테니스를 하기 위해 그의 부모는 힘겹게 지원했다. 타고난 재능에 철저한 자기 관리 그리고 정상에서도 만족하지 않는 끈질긴 근성을 모두 갖춘 조코비치는 테니스의 역대 최고 선수(GOAT : The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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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남자 테니스의 역사는 로저 페더러(42, 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7, 스페인)의 라이벌 구도로 진행됐다. 이들은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경쟁자로 꼽혔다. 이들 사이에서 혜성같이 나타난 조코비치는 머지않아 '빅3의 시대'의 문을 열었다. 페더러와 나달, 여기에 조코비치까지 합류한 이들의 경쟁은 남자 테니스 흥행을 이끌었다.
젊은 시절 조코비치는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다 잡은 경기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시작하며 페더러와 나달을 뛰어넘는 정신력을 갖췄다. 여기에 '무결점의 테크니션'이라 불릴 정도로 모든 것을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하면서 테니스 역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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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은 지난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정복하며 가장 먼저 22회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후 각종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엉덩이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그는 프랑스오픈 출전을 포기했다. 올해 코트에 서지 못하고 있는 나달은 내년 프랑스오픈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2명의 '테니스 거장'이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할 때 조코비치는 'GOAT 경쟁'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지난해 조코비치는 테니스 인생의 '암흑기'를 맞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호주오픈 출전이 불발됐다. 또한 굵직한 북미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출전이 무산됐고 US오픈 출전마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미국과 호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조코비치는 기회를 잡았다. 호주오픈에서 10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나달이 없는 프랑스오픈에서도 정상에 등극했다. 그는 윔블던에서 24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에 도전했다. 결승전에서 '떠오르는 태양' 카를로스 알카라스(20, 스페인, 세계 랭킹 2위)와 풀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2-3(6-1 6-7<6-8> 1-6 6-3 4-6)으로 석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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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US오픈에서도 승승장구한 조코비치는 결승에 올랐다. 우승을 놓고 맞붙은 상대는 알카라스가 아닌 2년 전 이 대회 결승전에서 패배를 안겨준 메드베데프였다. 조코비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 없는 경기력을 앞세워 '하드코트의 강자' 메드베데프를 꺾고 최종 승자가 됐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마거릿 코트(호주)가 세운 24회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야말로 나달과 페더러를 넘어 'GOAT 경쟁'의 승자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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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S오픈에서 준우승한 메드베데프는 "노바크(조코비치) 당신은 어떻게 아직도 이 자리에 있는 겁니까? 대체 언제쯤 속도를 늦출 생각인가요?"라며 조코비치의 업적을 농담조로 축하했다.
실제로 조코비치는 준결승전에서 자신보다 16살이나 어린 벤 셸턴(20, 미국, 세계 랭킹 19위)을 3-0(6-3 6-2 7-6<7-4>)으로 제압했다. 결승전에서는 9살 어린 메드베데프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서른 중반임에도 조코비치는 어린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체력을 보여줬다. 또한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나오는 부상 방지로 꾸준하게 그랜드슬램 무대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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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에서는 여전히 7번이나 정상에 오른 조코비치의 강세가 점쳐진다. 조코비치가 프랑스오픈과 더불어 고전했던 US오픈도 올해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기록제조기' 조코비치가 두 번이나 놓친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 4개 그랜드슬램 대회서 모두 우승) 달성 여부도 관심사다.
'빅3' 가운데 조코비치는 유일하게 전성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남은 대회와 내년에도 그는 '새로운 라이벌' 알카라스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과 각종 대회에서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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